오나전 초민망한 일;;;;;;;;;;;;;;;;;[펌]

※임시로※ 작성일 06.10.28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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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전히 아침에 자서 점심 때 일어난 옥소여제는
스케쥴을 확인하고 담배 한 대를 뻐끔뻐끔 피워 올린 다음에
일단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어제 어머니가 오셨다 가신지라
옷장 안에 있던 멀쩡한 속옷까지 전부 다 빨아서 널어놓으신 겁니다.
남자가 살림하며 사는 집은 당체 믿을 수가 없어서 다시 다 빠셨답니다;;

고로 입을 빤쮸가 없는지라 무진장 고민하던 끝에
아하~ 그게 있었지 ㅋㅋ

바로 다름아닌 Brave Man!!

네... 일명 용감한 놈입니다 ㅋㅋ
군대 갔다온 남자분들은 다 아시죠? 전군의 공통 보급품인 속옷 말입니다 ㅎㅎㅎㅎ

전역하는 날 입고 와서는 빨아서 다른 군용품이랑 옷장 구석에 살포시 모셔놨는데
그 놈을 이제 써먹을 때가 왔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국방색 삼각빤쥬 BM을 입어주고
간만에 느끼는 그 타이트함에 잠시 몸서리를 쳐준 다음
다른 옷들을 챙겨 입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컨셉은 어려 보이는 쪽으로 가자!!
고 결심했던지라 평소 정장바지와 니트나 셔츠를 즐겨 입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헐렁한 티셔츠를 입어주고
바지도 매우매우 헐렁한 진을 입었더랍니다.
제가 보통 바지를 28에서 30을 입는데
무려 34짜리를 입고 나갔더랬지요 ㅋ


그렇게 해서 나가긴 했는데
일 관계로 만나야 할 분이 대학 병원에 계시는 분이라
그 분 만나뵈러 간 겸 요즘 날씨가 추워 비염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비염 주사도 한 대 맞았습니다.

주사를 맞으러 주사실에 들어 갔는데
언제나처럼 매우나도 어여쁘신 간호사 선생님이 계시더군요.
제가 두어달에 한 번씩은 그 주사를 맞기 땜시 자주 보는 분이라 반갑더만요 ㅋ

씨익~ 웃으면서 들어가니 쌩긋~ 미소 지어 주시는 그 모습 아름다워
주사 하나도 안아프겠군 헐헐~ 하면서 혼자 좋아했습니다.


"허리를 좀 더 숙이시면 덜 아파요^^"

라고 말씀하시는 그 간호사 선생님의 얘기대로
말 잘 듣는 착한 저는 침대에 양 손을 짚고 허리를 숙였답니다.

저는 주사 맞을 때마다 참 민망합니다.
모르는 사람 앞에서 속옷도 내리고 그렇게 맞아야 한다는게 언제나 민망해서 소극적이 되는지라
주사 맞을 때 항상 옷 좀 더 내려 달라고 쿠사리 먹는데

오늘은 간호사 선생님이 옷 내려 달라는 구박도 없이
자기가 막 확확 끌어 내려버리더군요;;;


헌데 주사 바늘이 막 제 몸을 침투해 들어가려는 바로 그 때!!



간호사 선생님이 제 바지를 너무 끌어 내려버렸는지
지극히 헐렁했던 제 바지가 주르륵 내려가버리지 뭡니까;;;;

발목까지 내려가서 바닥에 흩어져 있는 제 바지...
종아리서부터 허벅지까지 전부 시원~해지더군요 ㅠㅠ


아, 아니... 저 이건 아니잖아!!


순간 멈칫한 상태로 두 눈을 질끈 감은 저는
갑자기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배어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민망함에 온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는데

그 간호사 선생님 역시
한 손에는 주사기를, 한 손으론 제 엉덩이를 꽉 누르고 계셨는지라
흘러내리는 바지를 잡아줄 수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빤쥬 한 장 절반만 걸치고 묘하게 엎드린 자세로;;;;


그 간호사 선생님도 놀라고 민망했는지
원래는 주사만 놔주고 소독솜은 환자가 직접 문지르는 것을,
그 순간 멍하니 계속 자기가 직접 문질러 주고 계셨다는;;;;;;;;;;;;;


황급히 주사실에서 나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고자 세수를 하려고
바로 옆의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세면대 앞에서 거울을 보고 있던 한 아가씨가 저를
넌 뭔데? 하는 시선으로 눈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더군요.

죄송합니다;;
후다닥 다시 뛰어 나와서 옆의 남자 화장실로 들어 갔더랬지요 ㅡ,.ㅡ;;


네 여기까지도 충분히 민망했습니다.

헌데 그 병원 간호사 중에 저하고 어찌 해서 친하게 지내는 누님 한 분이 계시거든요.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마침 주사실에서 나오던 그 누님하고 마주친 겁니다.

그 누님이 저를 보더만 키득키득거리면서 막 웃는거에요;;

"아 누나 왜 보자마자 웃냐고!!"

네 제 바지가 훌러덩 내려간 얘기를 들은 모양입니다;;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더군요.

그 누님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어져버렸습니다.



"야! 너 변태냐? 왜 빤쥬에 이름은 써서 댕기는데?"



.
.
.
.
.
.
.
.
.
.
.


그렇습니다...

군대 있을 때는 워낙에 보급품 도난이 많은지라
제가 보급품은 넉넉했던 보급 부대에 근무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이름을 써놓곤 했죠.
<주기>라고 그걸 군대에서는 표현한답니다.

그렇게 주기를 해놓은 빤쥬인 줄 모르고
그걸 입은 채로 주사 맞을 생각을 했다니...

그것도 제가 짬이 절정에 달했을 무렵 받았던 빤쥬인지라
짬의 권위를 과시하듯 엄청나게 큰 글씨로 <병장 OOO>라고 주기를 하고 그 밑에 작은 글씨로

<건드리면 군생활 끝장난다!>

라고 써놓은 그 초민망한 빤쥬였습니다;;;

제 바지가 다 내려간 상황에서
적나라하게 보이는 그 글씨들을
그 간호사 선생님이 하나하나 보면서 느꼈을 그 황당함과 어이 없음은
어떠했을지 생각하니
죽고 싶어졌습니다 ㅠㅠ



저...
이제 저 어떡하죠?

그 주사는 그 병원이 아니면 다른 데서는 못맞는 주사인데
앞으로 비염이 아무리 심해져도 그 병원 다시는 못갈 것 같거든요 ㅠㅠ

진짜 민망해서 돌아가시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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