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는 요즈음도 군대꿈을 꾸곤 한다. 친구들은 뭐 아직도 군대꿈 같은 걸 꾸냐고 날 타박하고...
꿈은... 분명히 나는 전역을 했는데-라고 생각하는데... 나를 둘러싼 상황은 전역 50일전이다. 어깨엔 견장. 젠장. 주임원사가 나에게 지랄하고, 중대장도 나한테 지랄하고, 밑에 놈들은 끔찍히도 말 않듣고. 꿈에서도 일직근무서고 일직사령 라면 끓이고, 주둔지 순찰 돌고, 작업하고, 업무보고, 밥 먹고, 구보하고, 군장돌고, 취침시간에 TV보다가 걸리고... 꿈은 꿈속에서 삼일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깨어날 정도로 길고 또 끔찍하다. 그 악몽같았던 시간을 요즘 꿈에서 다시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정말 욕지거리가 저절로 나오던 그 시간들을. 웃긴 건 꿈을 꿀때마다 똑같은 배경에 똑같은 상황이다. 나만 이런건가. 나만 아직도 그 악몽에 시달리는건가. 그 길기만 했던 군생활보다 제대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날들이 더 많아졌는데... 아직도 나는 군대꿈에서 헤어져 나올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