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에 대한 다른 견해

닉넴입력거부 작성일 07.01.24 00: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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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상 반말로 적었습니다 -

내가 이 견해를 통해 주장하고 싶은건 옳고 그름에 대한 틀을 먼저 세우고 그 틀 위에서 여론을 형성하자는 것이다. 현실의 한쪽만 바라보고 여론을 형성하다 보면 지금 만연하고 있는 편가르기 식의 지지자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요즘들어 황우석 박사에 대한 글들이 계속 눈에 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란엔 '황우석 서명' 이라는 문구가 검색순위 1위로 올라와 있고 매일 오후 5시면 네이버 검색 순위에서 '황우석 서명'이라는 문구를 볼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 기사의 내용이 무었이든 황우석 박사 지지층의 호소의 덧글을 볼수있으며 그와 관련된 동영상도 쉽게 접할수 있다.

나는 사람들의 생각이 하나의 라인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어떤 형상을 지닌 것들이 아니기에 각각의 주장에 대해서 나름대로 중립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편이다.
갑작스런 횡우석 박사에 대한 붐도 '요즘 황우석 박사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이 시작되는구나'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덧글이나 개인의 견해, 또는 동영상을 접할때면 자꾸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미국의 사주를 받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를 덮으려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고 한다(황우석 박사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한 이유가 어떤 다리위에 차를 타고 가다가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가 차에 떨어졌는데 그것이 정부의 경고였기 때문이다 라는 사람들도 있다). 혹여 그들의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이 올라오면 어김없는 공격성 덧글들과 욕지거리들, 심지어 애국자와 비애국자의 논리가 뒤집어 씌워진다. 언제부터 황우석 박사에 대한 지지여부가 한 사람의 개인적 성향까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어버렸나.

그들의 글에선 황우석 박사 한사람이 아니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 결정되어 있고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음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무너뜨리는 행위와 같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우리들의 자식들에게, 황우석 박사에 의해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남겨주든지 자원하나 없이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힙쓸려 요동치는 대한민국을 남겨 주든지 선택하라 말한다. 각 나라에서 사력을 다해 투자하고 있는 생명공학 연구가 대한민국에서만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생명공학 연구자들은 황우석 박사 혼자가 아니다.

황우석 지지자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황우석 박사에 의한 엄청난 국부의 창출, 그 근거는 무었일까? 그들의 주장을 뒷받칠만한 근거에 대한 설득력있는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과학지에서만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기술이 실용화 될 경우 국내에서 6,000억 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30~40억 달러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것으로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뇌리에 깊게 박힌 국부 창출에 대한 오류는 당시 언론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황우석 박사의 논문 발표 후 대한민국의 언론들은 들끓었다. 마치 쉽게 열을 받는 냄비처럼 온통 뜨겁게 달아올라 그를 영웅으로 만들었고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을 인물로 만들어 버렸으며 그(황우석박사)로 인해 400조 이상의 막대한 수입이 예상된다고 떠벌였다.
그럼 황우석 박사가 만든 줄기세포가 400조 이상의 막대한 수입을 창출해 낸다고 보도했던 언론들의 주장은 근거가 있었을까? 내 판단으론 결론적으로 허구다. 눈 앞의 무지개다.
그때 우리는 체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를 만들어 불치병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던 것이지 그것이 실현되기 전까지는 많은 난제들이 남아있었다. 배아 줄기세포는 인간으로 자랄 수 있는 수정란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로 세계적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관련법규가 세워지지 않는한 어느 나라에서든 줄기세포 연구는 합법적이 아니었다.
또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회손된 장기와 동일한 장기로 자랄수 있도록 세포분화를 이끌어내는 기술이 필요하고 그것을 다시 환자의 몸에 안전하게 착상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치료시 환자의 거부반응이 없을거란 얘기도 현재로선 이론일 뿐 검증된것이 아닌걸로 알고있다. 이제 겨우 줄기세포를 만들어 불치병 치료에 한 발을 내 딛은것 뿐인데 400조 운운한 언론들의 막무가네식 보도를 우리들은 아직까지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는건 아닐까.

황우석 박사를 싫어하거나 그가 사기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언론에서는 그를 사기꾼으로, 땅 투기꾼으로, 공금횡령죄로 몰아가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여전히 열정이 있는 사람이고 유능한 과학자이다. 그는 분명 세계를 놀라게 했고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과학자이며 생명공학 분야에서 무시할 수없는 실력가라 믿고있다. 그런 그가 왜 지금의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는지 냉정하게 생각해 본적은 있는가?

음모, 외압, 함정 등 근거도 없이 그럴것이다 라는 식의 짜맞추기 추론 따윈 집어치우자.
처음 황우석의 논문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을 때 가장 먼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게 정부였다. 대통령의 지시로 특급 경호가 내려졌고, 엄청난 재정적 지원이 뒤따랐다. 오히려 야당에서 그런 혜택의 조치에 대해 비난성명을 발표할 정도였다.

만일 논문조작 사건이 없었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국가차원에서 지원한 모든 혜택은 일시적이었을까? 지금 만연하고 있는 음모론처럼 어느날 미국의 압박으로 황우석은 그저 그런 과학자 중 하나로 그 생명력이 끝나버렸까?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감히 말하건대 정말 바보같은 사람이다.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큰 무기중 하나가 여론이다. 여론은 권력의 생명과 같다. 세계 여론의 중심에있는 사람을 권력으로 휘어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런 사람과는 얘기하기 힘들다. 음모론식의 추론은 국회 모의원의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라는 우스게 소리와 같다.

그럼 지금처럼 국가적 지원과 혜택을 거둬들이게 만든게 누구였을까?
한 과학자가 일년 동안 겨우 하루 서너시간만 수면을 취하고 나머지 시간엔 연구에 몰두하여 어떤 성과를 이루었다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성과를 당신과 나, 대중들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그 과학자의 발표를 분석해본 결과 80%가 진실이고 20%는 속임수였다.
우린 나머지 80%에 대해서 얼마 만큼의 진실성을 가늠할 수 있을까? 50%? 60%?
이번엔 90%가 진실이었고 10%가 속임수였다. 그럼 우린 10%만 속임수였으니 90%는 진실이겠지 하며 그 과학자의 모든 언행에 신뢰의 응원을 보내야 할까?

난 황우석 박사가 정말 아무런 욕심이 없는 순수한 과학자였다면 미처 완성되지 않은 조작된 논문따윈 발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에 그렇게 하는것이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어쩔수 없는 결단이었다 말한다면, 그 결단의 반대적 현상은 온전히 그의 몫임은 자명한 일이다. 더구나 논문 발표의 대상은 그런 편법에 인간적인 허용을 가능하게 만드는 당신과나, 우리가 아니라 세계각국에 포진하고 있는 황우석의 쟁쟁한 경쟁자들, 그리고 그를 검증할만한 실력자, 동료들 앞이었다.
내가 황우석 박사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면 왜 놀랄만한 성과에 근접해 놓고도 욕심을 참지 못하고 조작된 논문을 발표하여 세계 과학자들의 신뢰를 잃는 선택을 하였을까 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멸의 길을 선택한 그가 80%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든, 90%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든 그는 그의 동료 혹은 경쟁자들에게 속임수를 보여준 사람에 불과하다.

나 또한 그에게 걸었던 기대가 컷기에 그의 입으로 조작사건을 시인하고 배반포가 있는게 중요하지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기존 주장을 번복했을 때 그 실망감은 엄청났다.
글로벌이란 단어를 인식해 본적이 없던 내가, 순간 세계에서의 고립을 떠올렸다면 그 실망감이 제대로 표현이 되려나. 황우석 박사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비난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인가 묻고 싶다. 어떤 이유에서 나라를 외면한 비애국자들인지 물어 보고싶다.
착각하지 말자. 황우석 박사 한사람을 살리는게 모든 문제의 해결은 아니다. 황우석박사 아니더라도 여전히 대한민국의 미래는 굳건하며 생명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황우석 지지자들이 바라는 국부의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난 활동적 지지자들에게 냉정하게 기다리며 판단을 내리자고 말하려한다.
황우석 박사가 지인(투자가)의 도움으로 연구실을 차려놓고 연구를 재개한지 꽤 된걸로 알고있다. 예전에 황우석 박사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을 때 그 스스로 6개월이면 논란이 되고있는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깨끗하게 잠재울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다시 연구를 재개한지 6개월이 지났는지는 알수없다. 나의 견해는 그에게 실망하여 마음을 돌린 사람들까지 비난해가며 지지 여론형성에 몰두하기 이전에, 황우석 박사가 먼저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다시 한번 세상에 들고 나와 제대로 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에게 등을 돌린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먼저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지원은 더 후차적인 문제다.

줄기세포 연구는 당시 황우석 박사에게만 편법적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지금도 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윤리 문제로 합법이 아니다. 얼마 전부터 줄기세포 연구의 제한적 허용 기준에 대해 논의가 진행중이다. 당시 편법을 합법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던게 황우석의 힘이었다면 편법을 편법으로 규정시킨건 지지자들의 주장처럼 그의 연구를 막고 있다는 막연한 힘의 존재가 아닌 황우석박사의 과실이다. 이제 황우석 박사가 해야할 일은 그의 과실을 걷어들일 수 있을만한 성과물을 다시한번 세상에 보여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고,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그에 대한 비난과 음모론 따위의 터무니없는 지지가 아닌 조용히 인내를 가지고 그의 성과를 기다리는 것이라 결론내리고 싶다.

좀더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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