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돼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알바 생활도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찰튼 어슬레틱과의 경기가 시작됐다.
난 벤치에 있었다.
그 순간 익숙한 음성이 잠깐 들려 오더니 사라진다.
요 근래에 갑자기 어떤 이상한 중국 잡상인이 계속 맨유 선수단쪽으로 접근하는데 그럴 때마다 관리요원에 의해 끌려나가곤 한다.
그는 언제나 아임 맨유맨을 외치는데, 아무래도 굉장한 서포터즈인가보다.
맨유의 13번 박지성이 헤딩 골을 넣었다.
그 때 나는 벤치에 앉아 있었고, 그 젊은 한국인은 매우 기뻐하는 듯 했다.
다들 기뻐했다.
나도 기뻐했다.
알바 2달 뛰니 여기에도 정이 생기나? 기뻤다.
전반전이 끝나고 그 젊은 한국 친구에게 축하를 해주기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퍼거슨 감독의 지휘아래 다들 경기에 대해 논하고 있었는데, 그 한국 친구는 홀로 구석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고 있었다.
PSP였다.
그리고는 위닝일레븐에 들어가더니 자신의 능력치를 수정하고 있었다.
헤딩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