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단연병장...
우리야 여기서 검열때빼면 특별히 훈련을 할 이유가 없었지만, 여기에 숙영하는 특기대, 1기동대에 있던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검열하기에는 넓어도 전체가 훈련하기에는 참으로 좁은곳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화염병검열....
겨울에는 그냥 하고 나면 연병장바닥에 붙은 불의 열기로 인해서 따듯합니다.
육군에서는 실탄대신에 훈련에서 마일즈기어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전의경들은 화염병및 투석대비훈련을 할때 때때로 마일즈 기어용도로 진압봉(단봉)을 화염병이나 돌 대신 사용하기도 합니다.
단봉의 경우 투척하면 그냥 회전을 먹어서 날아오기때문에 스피드가 더 빠르거든요. 정신 안차렸다가는 바로 이빨 나가버리는 결과도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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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을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어쨌든 2000년 상반기 단검열은 잘나가다가 솔직히 막판에는 2:1로 몸싸움대형이던 산개대형을 하라고 즉석에서 주문이 나와버리니, 이건 패쌈인지 검열인지 모를 수준까지 갔었습니다.
아는 넘들이 더 무섭다고(같은 3기동대 타격대끼*...) 이건 모 같은 타격대고 서로 호흡맟추고 인사하고 지내던 중대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몸싸움 대형에서 말그대로 그냥 엉겨붙어서 서로 목잡고 기동단 연병장을 뒹구는 놈들이 있지 않나, 날라차기에.... 솔직히 말하면 주먹으로 면상 까는 넘도 봤습니다.
그런 식으로 일이 터질때마다 우리의 지존 김기영 단장님은 좋아라~ 하시고, 거기
서 우리 3기동대장님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시고, 결국 말리시기는 현재 경찰특공대 대장이신 당시 3대부대장님께서 모든걸 말려 주셨지요.
모 와서 뜯어 말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조용히 한 말씀 하시는 걸로 상황은 진압(?)이 되었으니까요....
" 니들, 검열 안받고 언제까지 싸울거냐?"
(우리들) 바로 침묵.
일단 상황이야 진압이 되었어도 각 중대던 표정을 보면 다 씩씩 거리고 있고......
사실 그때 대장 부속실에 있던 대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장님이나 부대장님이나 "우리 애덜 다치면 어쩌나..."하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군요.
정작 돈내고 격투기를 볼 필요 없었던 단장님만 신나셨고....
문제는 솔직히 이날 검열이 있었던 날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우리 중대원 한명이 무너진 대열사이에서 엉켜서 뒹굴다가 다시 대원들 사이로 깔린(!) 겁니다. 그녀석이 지르던 비명 소리는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오죽 했으면 아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엄마를 다 찾았겠습니까......
잘 아시겠지만 본대소속 차량중에는 구급차도 한대가 있습니다.
검열중이라서 무전통제가 이루어지기때문에 "중대수하나야 뛰어~!" 하는 지휘관들의 일갈에 바로 구급차로 뛰었습니다. 거의 날다시피, 구급차로 뛰어 가서는 바로 구급차 담당대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까 경비과장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답니다.(쓰벌.... 애가 죽겠다고 고통스러워하는 판에...)
근데 문제는 경비과장님이 검열당시 단상에 있었고, 그런 이유로 경비과장에게 사정 설명을 못하니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 다는 거였지요...
그와중에 구급차 담당대원은 경비과장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움직이지도 않을라고 하고.....
솔직히 제가 그 대원의 심정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저희도 상황이 너무 급박한데 반해 그 대원은 너무 태평한거 같아서 그 대원을 그냥 콱 방법을 해버릴까하고 잠시 망설이기도 했답니다....
결국 구급차가 당연히 오리라고 기대하고 있던 우리 지휘관들은 경비과장 허가 어쩌구... 하면서 구급차가 상당한 시간이 걸려도 오지 않자 바로 폭발을 해버렸습니다.
중대 자?〈鳴?대고 지휘관들 욕하고 고함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구급차 담당 개xx, 어쩌구 당장 오라구해~!"
"아니 내가 그리고 간다, 야 진압봉 가지고 와~!"
"아니 그거보다는 시위대역할하는중대쪽의 쇠파이프 안꺾어진거 어딨냐!"(오죽 흥분했으면 자망 키를 잡고 이런 소리를 했겠습니까?)
솔직히 우리 지휘관들 시위대들하고 싸울때도 보면 무슨 대한민국 욕 연구회 직함은 한개씩은 지니고 있으시리라고 짐작이 되는 분들이라서*.....
결국 다른 중대 지휘관분들이 말리시고, 바로 3소대 장님이 핸폰으로 119에 전화를 하셔서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2라운드가 기다리고 있었지요....
우선은 후임대원이 너무 고통스러워하니까 우리 지휘관들 바로 흥분한 와중에도 할 건 다 하시는 분이시라 바로 기동단의무실로 연락을 한겁니다. 의무 실장님 좀 나오시라고.
근데 한참을 기다리려도 소식이 없으니 기다리다 못한 지휘관들이 기동단 의무실도 같이 부숴버린다...... 하는 이야기가 막 나오구 있는 판에 의무실장은 안나오구, 의무실 소속 대원 한명이 압박붕대 한개 덜렁 가지고 나타났다는 겁니다.
지휘관들 결국 야마가 돌아 버렸지요.....
그 기동단 의무실 대원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장난하나~!" 라고 판단한우리 소대장님인가 중대장님의 발에 맞고 그대로 날아가 버렸답니다......
부상당한 후임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기동단 연병장을 울리고, 우리 지휘관들 흥분해서 난리고, 그와중에 대원 한명이 날라차기에 날아가버리니...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연단에서 바로 검열을 중단시키고, 무슨일인지 당장 보고 하라는 무전이 날아왔습니다.
근데 순간....
어디선가 기동단 의무실장님이 잔뜩 열받은 얼굴로 납시더만요....(정말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이렇게 밖에 표현 안됨....)
우리 지휘관들,대원들 모두의 눈에서 의무실장이라는 뇬에게 레이저 광선이 다발로 나가고. 의무실장 역시 기동단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에 꿀리지 않고 지지 않고 눈으로 레이저 광선을 쏘구 있고....
의무실장: " 누굽니까? 우리 대원 발로 찬게"(난 아직도 그넘이 찌른거라고 믿는다.)
중대장님: "니미 씨바, 대원부상당했다고 연락한게 언제인데 지금 나타납니까?"
의무실장: "우리 대원가지고 충분히 될 것 같아서 대원만 보냈습니다"
중대장: "우리애 비명지르는거 안 보이십니까? 대원만 보내가지고 됩니까?"
의무실장: "왜 안됩니까? 내가 다 교육시킨 애라서 충분할거 같은데..."
중대장: "말이면 다요? 애가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 덜렁 압박붕대 한개 가지고 덜렁덜렁 나타나?"
우리중대장님 의무실장이 여자라는것도 잊고 의무실장에게도 날라차기 하려구 하는거 우리 소대장님 부관님들이 뜯어 말리고.........
그 와중에 쌈을 뜯어 말리는 소리가 있었으니,
바로 119 구급차의 소리였습니다..........
119차가 와버리니 기동단 연병장은 잠잠해지고, 119대원들 신속하게 바로 대원 후송해서 가버리더만요. 경찰병원으로......(동대문에서 송파까지 거리가 어딘데.....)
지금도 생각하지만 그당시 상황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제글을 읽어보면 제 후임이 부상하고 나서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흐른걸 아실 겁니다. 근데 그 많은 시간동안 같은 기동단 연병장안에 있는 우리 3기동대소속 구급차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동대문 소방서의 119 구급차가 오는 시간이 현저하게 빨랐다는 겁니다.......
그때 저는 본대 소속 구급차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상당한 의구심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니미 저거 폼으로 있는거 아냐?"
그리고 기동단 의무실장의 무성의하고 무책임하면서도 안하무인의 태도는 정말......
도리어 그때 우리의 생각은 우리 3대소속 의무실장님이었으면 저렇게 하셨을까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같은 3대소속이라 그런지 몰라도 우리 3대 소속 의무실장님은 대원들은 정말 잘 챙겨 주셨거든요.
마지막으로 그날의 호화버라이어티......
바로 경찰병원으로 후송된 우리 후임대원... 정작 경찰병원을 가니 경찰병원 담당의사 쉐이는
"모, 아무이상 없구만? 복귀해."한마디로 마무리를 지었답니다.
같이 따라간 대원 이야기로는 119 구급대원들이 도리어 "저 의사 말 믿어도 되는 건가?" 하는 눈초리로 쳐다보구...
결국 우리 후임 아무 이상없슴.. 으로 복귀하고 본대에도 그렇게 보고를 했는데......................
점호 후 취침중 우리 후임 갑자기 신음소리를 내면서 헉헉 거리며 숨을 몰아쉬더만요.
몸 아픈 후임 대신 제가(그것도 중대 수하나가!) 자청해서 불침번을 서주고 있다가 바로 보고하고 소대장님하고 후임데리고 병원으로 날아갔습니다.
어떻게 판정이 났는지 아십니까?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로, 몸의 내장기관을 찌르고 있답니다................
또다시 열받은 당직 소대장님, 바로 중대에 전화해서 119 구급차타고 같이 따라갔던 대원에게
(그것도 자는넘 깨워다가.) 오전에 우리후임 당시 아무이상 없다고 판정한 의사쉐이 이름 기억나냐고 물어보니 잘 기억이 안난다는 그 후임의 말에
"잘 생각해봐, 개 자식아~" 하면서 일갈에...
"그럼 생각안나면 대충 어떻게 생겼냐? 몽타쥬좀 읊어봐라, 내 이 돌팔이 의사쉐이를 그냥..."(것도 링겔 병 꽂고 다니는 쇠기둥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니..... 그거 휘두를게 뻔히 보이니 분명히 말리기는 해야겠는데 가까이는 가지도 못하고...)
경찰 병원측에서도 우리 분위기를 보아 하니, 병원측 의사 한넘 그자리에서 초상 치를 것 같으니 우리쪽에는 아무도 안 오려구 하고, 아니 시선도 안 주려구 하고.
나하고 같이 부상한 대원 같이 데리고 온 또다른 우리 후임 당직 소대장님 말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에.......
솔직히 전 아직도 경찰 병원은 믿지를 않습니다. 저희때 유행한 말이 "병 고치러 갔다가 병 얻어서 나오는 곳이 경찰병원이다." 입니다.
당시 이런 유행가 비슷한 것도있었습니다.
잘 아실 겁니다. 노란 관절약 트라스트...
경찰병원의 처방을 보면
"삐어도 트라스트, 관절염에도 트라스트, 봉와직염에도 트라스트, 배탈에도 트라스트, 피부병에도 트라스트, 식중독에도 트라스트, 감기에도 트라스트..."
사실 우리 동기들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수 많은 중대원들이 경찰병원간다고 외출 나와서 일반 사제 병원으로 다녔답니다.
경찰, 전의경은 무료 라는 혜택만 빼면(혜택도 아님...) 이건 무슨 대한 민국 돌팔이의사들만 한데 모아놓은 곳이 경찰병원이라는게 아직도 제 생각입니다.
암튼 그 검열 당시 있었던 일련의 상황들을 생각해 보면.. 아직도 우리 전의경들이 과연 소모품취급을 받는건 아닌가? 하고 생각을 가끔 하곤 했습니다.
이후 우리 대원들끼리 하는 인사가..
"죽어도 다치지 마라.... " 였습니다.
-디펜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