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저물어 곶감장수가 외딴집에 찾아가서 하룻밤 묵기를 간청했다. 그집엔 딸과 며느리와 시어머니 셋이 살고 있었다.
저녁을 배불리 얻어 먹은 곶감장수가 자리에 누워 잠을 자려했으나 여간해서 잠이 오질 않고 세 여자 얼굴만 삼삼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곶감장수는 그 집 딸을 가만히 불러내어 말했다. " 나하고 한 번 같이 잡시다.. 대신 그일을 하는 동안에 수를 세면 수를 센만큼 곶감을 주겠소.. "
너무도 순진한 딸은 꼬임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래서 그일을 시작하는데... 숫처녀였던 딸은 열도 세지 못하고 그만 기절해 버렸다.. 때문에 제대로 재미를 못 본 곶감장수는 다시 며느리를 불러내 똑 같은 제안을 했다.
남편이 장사를 떠난 지 석달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은 지라 이 며느리는 금방 꼬임에 넘어갔다. 그리고 그 일을 시작하자마자 수를 셀 틈도 없이 흐으~응~!!! 오메 나 죽어!! "
이 모든 일을 문밖에서 엿듣고 있던 시어머니가 " 이 쾌심한 것들!! 곶감을 얻을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그렇게 놓치고 말다니!! " 하고는 스스로 자청해서 들어갔다.. 그러니... 곶감장수는 마다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이 시어머니야 말로 20 여년을 독수공방으로 지내온 터라 일을 시작 하자 마자 "억!" 하는 탄성이 나오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곶감장수는 이 소리를 듣자마자 다짜고짜 시어머니의 따귀를 힘껏 때리면서 하는 말이..
" 아무리 곶감에 욕심이 생겨도 그렇지! 하나부터 안 세고 억부터 세는 사람이 어딨어!! 이 욕심 많은 사람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