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 특별한 경험을 해서 끄적끄적해봅니다...
저희 집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이란곳입니다... 잠실 가는 버스(3413번)를 타고 학교를 가고 있었죠..
아침 10시쯤이라 버스는 비교적 한가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아주머니가 타시더니 계속 가방을 뒤적거리셨습니다. 버스카드가 안되나 봅니다.
이럴때 많이 있죠? 저도 실수로 돈이 없이 버스를 탄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버스기사분이 다음에 내라고 해주셨었죠.
이 아주머니는 잔돈이 없으셨는지 만원짜리를 내면 안되냐고 하시니까. 여기사님께서 그러면 나중에 버스차고지에 가서 거스름돈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계속 지갑만 뒤지고 주위 사람한테 거스름돈을 구해봤으나 버스에 탄 사람들이 만원을 바꿔줄 잔돈이 없었나봅니다.
그냥 아주머니 표정이 너무 안되보여서 뒷자리에서 앉아있던 제가 앞으로 성큼성큼 가서 천원짜리 한 장을 드렸습니다. “저기요..이걸로 내세요...”
아주머니 놀라셨는지 아무 말씀도 못하시더군요..
전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봤죠...
아주머니는 계속 가방을 뒤지시더군요..잠시나마 ‘아주머니가 혹시 상습범이 아닐까?ㅎㅎ’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좋은일은 바이러스처럼 전염된다는 제 평소 생각에 기분이 좋더군요...
전 다시 책을 보고 있었는데 둔촌역쯤 갔을때 갑자기 아주머니께서 내리시면서 저보고 “학생 이거 받아요” 하면서 뭔가를 주시더군요...
세 번을 접은 조그만한 만원짜리였습니다... 너무 놀란 제가 극구 사양했는데
아주머니께서는 “제가 정말 고마워서 그래요... 받아두세요..”하면서 제 가방에다 막 집어넣으셨습니다..
전 “그럼 같이 내려서 잔돈으로 바꿔서 주세요” 했지만 아주머니의 의지는 이미 마음을 굳히신것 같아서 어쩔수 없이 받았네요...
천원을 드렸을 뿐인데 만원을 주시다니...
아주머니 그냥 아들 같은 학생이 돈을 드려서 마음이 뿌듯하셨나봅니다...
누군가 남을 도우면 그 도움이 세상을 돌고 돌아 언젠가는 자신한테 보이지 않게라도 도움이 된다고 막연히 믿었습니다. 이일이 그 믿음을 더 확신 할수 있는 교훈이라고 생각하려구요..
만원은 쓰지 못하고 그냥 있어요...다이어리에다 잘 보관하려구요...좋은일에 쓸 생각입니다..
사진은 제다이어리에 있는 아주머니가 주신 만원짜리입니다.
돈은 막 구겨져 있어도 넘 예뻐보이네요...
ps 2007년 4월 12일 목요일 아침 10시반쯤 수서행 3413버스에서 저에게 만원을 주신 아주머니...
잠시나마 아주머니를 나쁘게 생각했던 점 죄송합니다...
내리실 때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시던지....감사합니다^^
아주머니께서 주신 만원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 글로 올릴께요
<출처 : '천원짜리로 아주 특별한 경험...' -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