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장난이 아니네!

디지털_러브 작성일 07.09.02 11: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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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와즈네거와 조오지 붓쉬 (백악관 사진-저작권없음)

 

아놀드 슈와즈네거, 장난이 아니네!

 

 

 

  배우가 주지사 노릇 제대로 할까 했더니

    

     기업,병원,의사 반발 불구 서민 위한 

 

 

 의료보험개혁강행 중!


   

    캘리포니아 주지사 Arnold Schwarzenegger가 2003년 처음으로 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롱비치)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선거유세를 벌였다. 그때 한 학생이 슈와즈네거에게 계란을 던졌는데, 계란이 깨져 그의 상의에 범벅이 되었다. 그러나 슈와즈네거는 태연히 계란을 던진 학생을 가리키며 This guy owes me bacon now.(이 친구 나한테 이제 베이컨을 빚지고 있다) 즉 “이 친구 베이컨은 안주고 계란만 주면 어떡해!”라고 조오크로 받아넘겼다.

   

   그는 또 대학생들에게 연설하기 전 If you can spell my name, you'll get an A.(내 이름을 쓸 줄 아는 사람은 A학점을 받을 겁니다)라고 조오크를 했고, 만일 주지사가 될 경우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주의회를 상대하자면 어려움이 많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I can work well with Democrats because I'm married to one.(나는 민주당원과 결혼했기 때문에 민주당 사람들과 일 잘 할수 있습니다)라고 역시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그의 부인(전 TV 앵커 마리아 슈라이버)은 케네디 대통령 누이의 딸이다.

  

   슈와즈네거는 2003년 주지사(governor)로 당선되었다. 미국 전체인구의 12%인 3천6백만이 사는 거대한 주 캘리포니아를 다스리는 거물 정치인이 된 것이다. 그가 낙선시킨 당시 주지사는 민주당 출신의 그레이 데이비스였다. 데이비스 지사는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주민소환투표(recall election)에 의해 쫓겨나고 by-election(보궐선거)를 통해 정치 경력 제로인 영화배우 슈와즈네거가 후임으로 당선된 것이다. California를 제대로 발음하지도 못하는 오스트리아 이민인 그를 두고 사람들은 “영화배우로 이름이 알려져서 주지사가 된 것이지 과연 정치를 제대로 할까” 하고 걱정을 했었지만, 그는 지난 4년 정말로 열심히 일했다.


   요즘 슈와즈네거 지사는 다시 뜨고 있다.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 될수 없다는 헌법 조항 때문에 그는 2008년 대선 후보 경쟁에 끼어들 수가 없지만 대선 주자들 못지않게  언론의 각광을 받고 있다. 그것은 미국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의료보험 개혁을 자신의 주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Medicare라는 비교적 좋은 의료보험제도가 있다. 그러나 65세 이하의 일반 국민들은 각 가정이 알아서 사설 보험회사들로부터 의료보험을 사야한다. 그런데 보험료가 엄청나게 비싸다. 그래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국민들이 상당히 많다. 대선 때 마다 이것이 문제가 되었으나 아직까지 시원한 해결책이 없다. 동부의 부유한 주인 매사추세츠 등 몇몇 주(州)들이 자기네들 주 안에서만 주민 전체를 위한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아직 전주민을 포함시키는 의료보험을  시도해본 일도 없다. 당연히 주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 그래서 슈와즈네거 지사가 이번에  캘리포니아 주민은 누구나 의료보험 혜택을 받도록 하는 의료개혁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민이 650만 명이나 된다. 이것은 동부의 매사추세츠 주 인구와 맞먹는 숫자다. 캘리포니아를 국가로 치면 세계 6대 경제대국에 들어갈 정도로 부자 주(州)이지만, 멕시코와 남미계 이민들이 많아 상대적 빈곤층이 가장 많은 주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국 50개주 가운데 의료혜택 순위는 46등에 불과 하다.    

   

   슈와즈네거 지사의 의료개혁안은 65세 이하의 모든 주민이 빠짐없이 의료보험에 가입할수 있도록 법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즉, 기업체들이 근로자들 봉급의 4%를 근로자 보험료로 내주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고용주(기업체)뿐만 아니라 모든 병원과 의사들도 자기네 수입의 4%(병원)와 2%(의사)를 주민 의료보험 기금으로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슈와즈네거 개혁안에 대한 기업체와 병원, 그리고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통적으로 反기업적인 민주당은 기업체들에게만 근로자 봉급의 7.5%에 해당하는 돈을 근로자 의료보험기금으로 내라고 할 뿐, 병원과 의사들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민주당은 현재 캘리포니아 주의회의 다수당이므로 슈와즈네거의 의료개혁 앞길은 험난하다.

   

   이러한 난관을 뚫고 슈와즈네거가 과연 서민들을 위한 의료개혁에 성공할 것인지는 두고 볼일이지만. 억만장자인 배우 출신 주지사 아놀드 슈와즈네거가 서민들을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나선 것은 전국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만일 그의 의료개혁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성공한다면 2008년 대선에서도 전국 의료개혁이 큰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미국 전역에는 약 4백만 가구가 의료보험이 없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국 8천만 가구의 5%가 질병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대한민국에도 의료보험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한가? 가난한 사람들이 큰 병이 나도 돈 걱정 하지 않고 수술 받고 입원할  수 있는가? 대통령 선거 때가 되어도 이런 실속있는 민생정책에 관한 토론은 보기 힘들고 맨날 “한반도 평화 세력 대 전쟁불사 세력의 싸움” 어쩌고 하는 추상적인 논쟁만 벌이고 있는 것 같아 보기가 안타깝다.

   

워싱턴에서 

조 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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