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야기
2000년 AA월 BB일
★ 나는 오늘 학교에 가는길에 노오란 비닐 봉다리를 주었다.
속에 노오란 물 같은 게 들어 있는 그냥노오란 비닐봉다리인가 보다했다.
나는 개구쟁이다. 그래서 체육시간에 선생님을 놀려주겠다고 다짐했다.
체육시간에 선생님은 의자에 앉아 코를 골며 자고 계셨다.
나는 선생님의 머리에 그 비닐봉다리를 씌웠다.
정말 재미있는 하루였다.
☞ 그날의 신문기사
<특보>
한 초등학교 교사, 본드흡입후 환각상태로 2시간동안 정신착란증세보임.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바지를 발목에 걸친 채로 고함을 지르며 기마자세로 두손을 앞으로 뻗치는 이른바 장풍자세를 남발하여 자라나는 새싹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줌.
평소 친분이 있던 모 교사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체육수업의 일부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주문을 외우더니 나중에는 장풍을 쏘는 시늉을 하더라고요... 조회대에 걸려있던 태극기를 어깨에두르고 애국가 4절까지 부르더니
5층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던 걸 간신히 말렸죠" 라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