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경계 근무 서다가 겪었던 황당한 일

감자두개47 작성일 07.10.25 07: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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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을 가끔씩 보는 25살의 건장한 청년이랍니다~ ^^

톡을 보다가 저두 제가 겪었던 일좀 써볼려구요~ ㅎㅎ

때는 제가 군대에 있을때 23살때였을겁니다(2003.9~2005.9월까지 군복무)

제가 군복무했던 곳은 강원도 속초였습니다

주위엔 설악산과 동해바다 한 눈에 보이는 경치가 참 아름다웠던 곳이죠~ㅎㅎ

본론으로 들어가 해안쪽에 근무하셨던 남자분들은 아실껍니다

해~~~~안~~~ 경~~ ~계~~~

흔히들 철책근무(gop,gp)는 많이 들어보셨죠??

그거랑 비슷한 해안에서 적이 침투하는지 안하는지 밤새 감시 하는겁니다~

전 해안부대 소속은 아니지만 인근부대 소속으로 한달에 한번정도 해안경계

증원을 나가곤 했습니다 군 복무기간중에 한 15~16번은 나간듯 ㅠㅠ

해안경계 서보신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특히 겨울에 그 강원도의 똥바람!!! 칼바람!!!을 맞아가면서 근무하는 기분이란

진짜 발가락 손가락을 확 짤라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죠 ㅠㅠ



그 문제가 있었던 해안경계를 나가던때는 제가 아마 상병 3~4호봉(상병달고 3개월~4개월)

됐을 시기였습니다 나름 해안경계는 많이 나가봐서 긴장도 되지 않고 그저 그런맘으로

해안경계에 투입됐습니다~~

보통 해안경계는 3명이 한조가 되어 2명씩 근무를 서고 1명은 뒤에 가취침 자리에서 잠을 자고

교대식으로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근무를 했습니다 취침시간은 보통 1시간으로 했구요

그리고 언제 어느때 실상황이 발생활지 모르니 실탄20발과 수류탄 1개를 소지하고

근무에 투입됐구요~~

그날도 전 제 사랑스런 후임들과 해안경계를 서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남자들끼리 그 좁은 곳에서 밤새 머하겠습니까??

보통 여자 이야기 맘에 안드는 고참 뒷담화 까기 하며 시간을 보내거든요 ㅋㅋ

그렇게 근무를 서고 있던 새벽 2~3시쯤 갑자기 p96k에서 "비상 비상 현재 적으로 보이는

미확인 물체들이 남서쪽 1km 지점에서 해안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시 한번 반복한다 현재 적으로~~~ "

전 후임(이등병)이랑 졸린눈을 비벼가며 서로 말없이 바다만 하염없이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하도 노가리를 까서 할 얘기가 없어서 소강상태;;;)

전 후임에게 " 야 방금 저거 무슨말이야?? 적이 침투를 해??"

"x상병님 적이 침투한거 아닙니까?? 어떡합니까??"

후임 녀석은 공포에 떨며 안절부절했습니다



사실 저도 그때 무척 쫄았습니다;;;;

해안경에 배테랑으로서 이런일이 한번도 없었기에 장난이 아니란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선 그런 장난을 쳤다간 개죽음당하기 일쑤였으니....

다시 p96k에선 " 비상 비상 현재 적으로 보이는 미확인 물체들이 500m지점까지 접근했다"

"지금 현재 초소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전투대기 하라"

"비상 비상 다시 반복한다~~"

전 그말 듣자 말자 아 xx 오늘 x대따 이러다 이거 오늘 죽는거 아냐 ㅠㅠ

속으로 엄청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후임병 앞에서 그런 모습보이기 싫었던지

"야 쫄지말고 뒤에 자고 있는 녀석 깨우고 탄창(실탄이 들은 통 같은거) 삽입해 그리고 수류탄

봉인함(수류탄이 들어잇는 통)에서 꺼내고 야 이럴때일수록 침착해야돼"

"네 x상병님 우리 살아 돌아갈수 있겟죠?"

"당연하지 임마 나만 믿어 빨리 행동해"

전 속으로 엄청 쫄았지만 재빨리 탄창을 삽입하고 봉인함에서 수류탄을 꺼내고 언제라도

던질수 있게 대비를 하고 p96k에서 다음 음성이 흘러나오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3명은 바짝 쫄아서 부리부리한 눈으로 바닷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총구를 겨누고

침을 꼴깍 꼴깍 삼키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부대진지에서 조명탄을 발사했는지 우리가 근무 한 초소 인근 부분이 환해졌습니다

"전 그 순간 바로 야~ 수류탄 투척하고 갈겨~!!"

우린 그렇게 정신없이 수류탄을 투척하고 총을 난사했습니다

그러자 p96k에선 "어~? 야~ 이거 방금 무슨 소리야? 누가 수류탄하고 총 쐇어??

"여긴 xx진지 상병 xxx 저희들이 사격했습니다~ 조명탄이 터지길래 적이 있는줄 알고

사격했습니다 "

"야이 * xxx야 너 미쳤냐?? 누가 사격하래?? 오늘 야간 실상황 훈련있었던거

몰랐어??"

헉!!! 그 순간 제 머리를 누가 띵~~ 치고 간듯;;;

전 황당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설마 이게 상황 훈련이었을줄은;;;

"야 xx 내 말 안들려?? 너 xx 영창 갈준비해 xx"

'아~~ x대따 ㅠㅠ'



전 그순간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할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곧이어 중대장님과 대대장님까지 오셔서 자초지정을 설명해보라고 하셨고

전 사실대로 다 말했습니다 훈련일줄 몰랐다고 실제로 적이 침투해 온줄 알았다고

그 말들으신 중대장님은 '아 저 xx 바보 아냐?' 이런 표정이었고

대대장님은 허허허 이런 웃음만 지으셨습니다~

'아놔 나 어떡해 ㅠㅠ xx 오늘 훈련할꺼면 우리한테도 미리 말해줘야 하는거 아냐 ㅠㅠ

전 속으로 해안부대 병사들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다음날 부대로 복귀해서 진정서를 쓰고 1주일간 군기교육대(유격 훈련이랑

비슷한곳 보통 사고친 병사들 가는곳)을 다녀 왔습니다 ㅠㅠ

그렇게 전 저의 경솔함과 어리석음에 신음하며 몇일동안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제가 한 일이 여단까지 전해져서

여단장(☆스타)님까지 알게돼셨습니다

전 헉!! 내 인생 종쳤네 ㅠㅠ 한탄하며 제 신세를 걱정하고 잇던 찰나~~

갑자기 중대장님이 절 부른다는거였습니다 ㅠㅠ

' 드디어 난 가는구나 ㅠㅠ 후임들이여 고참님들이여...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ㅠㅠ'



전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며 중대장실에 들어갔습니다

중대장님 절 보시자말자

"야~ 꼴통~~ 넌 이제 x대따"

이러시면서 씨익~ 웃으시는겁니다

전 속으로 '아 저~ 악마 난 인생 종치는데 머가 좋다고 웃는거야 ㅠㅠ'

"야 꼴통~~ 너 여단장님이 5박6일짜리 포상휴가 주셨다~! xx 재수하난 드럽게 좋네?

여단장님이 너의 그 투철한 군인정신에 감격하셨단다 실상황은 아니지만 기개를 발휘해서

후임들을 다독인점과 즉각반응한 모습이 좋으셨단다~ xx 집에가서 푹 쉬고와라 녀석아~ ^^"

헉!!! 이게 무슨말이람?? 왠 포상?? 나 영창가는거 아니엇어?? 휴가가??

우와~~~~~ 만세!!! 하느님 부처님 천지신명님 감사합니당!!! ㅠㅠ

전 너무나도 기뻐서!!~ 진짜 그날 후임들하고 고참들에게 px(군대 매점)에 가서

왕창 맛난걸 쐇답니다~ ㅎㅎ



진짜 그때 그 일만 생각하면 아찔하면서도 지금의 저에겐 좋은 추억이 됐네요~

지금도 나라를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군복무 하는 군인 아저씨들!!화이링!

아무리 개부대 당나라부대 거꾸로 돌아가는 군대라는 비난을 받아도

군대는 군대랍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지고...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는...

그건 해본사람만이 알껍니다~ ^^;;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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