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아내 Vs 야한 남편

후라쉬비춰 작성일 07.10.29 18: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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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와핑을 즐기는 변태성욕자가 아니라니까요∼”

아내를 섹시하게 바라보는 남자는 바보라고 한다. 반대로 남편을 섹시하게 생각하는 여자는 색녀래나. 살다보면 레이스 속옷보다 면 속옷이 더 편하듯 섹시가 밥 먹여주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왕이면 10년을 살아도 1년을 산 것 같은 부부가 1년을 살아도 10년을 산 것 같은 부부보다 낫지 않을까. 섹시하게 산다고 자부하는 부부들의 섹시열전 x파일!

part 1 야한 아내와 사는 남편들

▶ 섹시녀? 혹은 열녀?

아내의 첫인상이 속칭 색기가 넘치는 여자라는 사실이 요즘은 못내 부담스럽다. 결혼 전에야 자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에 볼륨 끝내주지, 약간 들린 코며 눈매며 입술로 한마디로 말하면, 야게 생긴 이승연이다. 약간 혼혈아 같은 인상으로 눈에 번쩍 띄는 분위기다. 덕분에 아내는 월남 갔다 낳아온 딸 아니냐는 소리를 어릴 때부터 들어 자신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강하다. 친구 결혼식에 갔을 때였다. 신랑 들러리로 뒤치다꺼리하다보니 아내를 혼자 두었다. 그때 친구의 고향친구라는 녀석이 좀 기분 나쁘게 힐끗거린 모양이었다. 아내가 저 사람 재수없이 쳐다본다며 질색을 했다.

문제는 술자리에서 벌어졌다. “섹시한 와이프 둬서 좋겠다” “끝내주겠다” 등등 술이 들어가자 좀 도가 지나친 말들이 돌았다. 아내는 한성깔 하는데 자리가 자리인지라 참고 있었다. 그만 집에 가자고 내 옆구리를 꾹꾹 찔러대면서. 그런데, 그 모습을 하필이면 그 재수없는 녀석에게 들켰다. “우아∼ 벌써 보챈대요∼” 어쩌구 하면서 그 녀석이 낄낄거렸다. 순간, 아내의 물잔이 날아갔다. 순간적으로 긴장이 되었지만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 같아 내가 거들었다. “왜 물벼락을 맞았는지는 본인이 잘 알 테고. 냉수 마시고 속차릴 수준이 아닌 것 같으니까 그냥 집에 가시죠. 아니면 이번에는 내 물잔이 날아갑니다!” 그 이후부터 아내는 한성깔 하는 열녀가 되었다.김형진(결혼 2년차·서울 노원구 월계3동)

▶ 남자 말리는 구미호 같은 여자~

“에이 잘 좀 해봐라!” 한번씩 아내를 보면 과거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좋게 말하면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안다는 총명한 여자다. 나 는 졸면서 본 영화를 기가 막히게 기억해낸다. 오늘밤은 ‘감각의 제국’에 나오는 기인열전 같은 포즈와 분위기를 취하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어 구박받은 거다. 어느 여자 전용 포털 사이트에서 한 조사에 따르면 영화에 나온 것 같은 모습으로 *하고 싶다고 대답한 여자가 80%를 넘는대나.

그러니 영화들에 나오는 관계들이 갈수록 요상해지고 체위 또한 갈수록 고난도로 되지… 쯧쯧, 여자들이 알고 보면 남자 말리는 데는 구미호보다 무섭다는 동료들의 말이 가슴을 후볐다. 솔직히 남자들은 그런 생각은 별로 안 하는 것 같다. 최소한 나는 그런 생각 안 해봤다. 그냥 하면 되는 거지, 이렇게 저렇게 머리 속으로 그려가면서 골치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튼 아내도 나의 기를 말리는 놀라운 여자임에 틀림없다. 오늘밤도 나처럼 영화에서 나온 포즈 흉내내라고 조임을 당하는 남편들이 전국에 몇이나 될까. 아마 수없이 많을 거다. 저 별처럼…. 이명섭(결혼 2년차·서울 성북구 장위동)

▶ 제발, 옷 좀 걸치고 다녀!

이걸 야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민망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에어컨 팡팡 틀어대도 좋으니 집에서 제발 옷 좀 입고 다니라고 신신당부를 하건만 퇴근해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팬티 바람이다. 브래지어는 안 하고 헐렁한 민소매 티만 입고 다닌다. 제발 옷 좀 입고 있으라고 하면, 낮에 하루 종일 있어봐야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신문 구독하라는 아저씨들밖에 없으니 문 열 일이 없대나.

혹시 부녀회 아줌마들이라도 들이닥치면 어떡하냐고 하니까 아무리 벨을 눌러도 인기척을 안 낸대나. 더 기가 막힌 건 샤워를 하고 베란다에 나가 빨래 건조대에서 속옷을 찾아 입는다는 사실. 하나라도 덜 개는 게 편하대나. 우리집 같은 고층은 벗고 베란다까지 나돌아다녀도 안 들킨다고 한다. 아파트가 살기 좋긴 좋다. 여자들이 저러고 살아도 되니, 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김형엽(결혼 2년차·서울 관악구 봉천동)

▶ 반쪽짜리 옷만 입는 여자

“이 여자야 신경 좀 써! 가슴이 다 보이잖아!”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그냥 있으면 안 되냐? ” 어디서 많이 듣던 레퍼토리다. 아내는 가슴이 훤히 드러나든 허벅지가 드러나든 별 신경을 안 쓴다. 오히려 노출패션을 즐긴다. 여자가 결혼을 했으면 좀 조신해져야 할 텐데 이건 더하다. 아줌마니까 오히려 괜찮대나. 요즘이 얼마나 험악한 세상인데 그런 식으로 다니냐고 잔소리를 하면 “나 아줌마야!”라고 소리를 지르면 무서워서 못 덤빈대나.

올 여름에 산 옷 중에 가장 압권은 아슬아슬한 배꼽티 비슷한 것으로 등짝이 훤한 거다. 앞도 만만찮게 파였지만 등은 거의 수영복 수준이라 브래지어도 못한다. 속옷도 제대로 안 입냐니까 옷 앞에 붙어 있대나. 여자 옷들은 참 기괴한 게 많다. 그걸 사는 사람도 이해를 못하겠고….박진수(결혼 3년차·서울 마포구 아현3동)

▶ 앗, 손톱귀신이다!

“손톱 좀 깎아라! 귀신 같다 귀신!” 나는 아내의 맨손톱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집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아내의 모습은 손발톱에 매니큐어 바르는 거다. 그것도 그로테스크한 색이나 이상야릇하게 여러 색을 섞어서. 그것도 네일아트… 아무튼 예술이래나. 어떤 날은 시커먼 색을 바르고 있는데 정말 간 파먹을 것 같아 섬뜩하다. 길기는 또 얼마나 길던지.

어떤 사람은 그런 손톱을 가진 여자가 섹시해보인다지만 나는 도대체 저 손톱 안에 얼마나 많은 세균들이 득실거릴까 그 생각밖에 안 한다. 시골에 계신 엄마도 여자가 손톱이 저렇게 길어서야 살림 제대로 하겠냐,라고 내심 걱정하셨다. “걱정 마세요. 저건 가짜 손톱 붙인 거예요. 진짜는 저렇게 안 길어요”라고 남편된 도리로 변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나도 진짜 손톱이 저렇게 길어서 어떻게 살림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영진(결혼 2년차·서울 강북구 수유동)

▶ 한밤중 306호실로 걸려온 전화

아이 둘 딸린 중고 부부라지만 우리도 한번 분위기 잡아보기로 했다. 아내의 생일날 멋지게 드라이브를 하고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묵기로 했다. 경춘가도로 갈까 하다 괜히 러브호텔 많은데 알짱거리면 이상하게 보일까봐 물안개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원의 한 호숫가에 있는 모텔에 묵었다. 우리도 소리소리 한번 질러보며 화끈하게 하자! 모텔에 들면서 다짐을 했다. 아이 둘 재워놓고 얼렁뚱땅 해치우다보니 소리는커녕 쥐죽은 듯 고요하게 허겁지겁 일을 치렀던 것이었다.

아, 이렇게 회포를 풀어보는 게 몇 년 만인가? 5년 만인가, 6년 만인가,라며 아내와 둘이서 비디오에서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그런데, 한창 열을 내고 있는데 따르릉~ 전화가 울렸다. “손님, 저 싸우시면 안 되는데요. 옆방에서 시끄럽다고…!” 순 불량시공 한 데 아냐? 겉만 호텔 같았지 속은 부실하구먼…. 다음에는 방음이 완벽한 호텔에 묵어야지,라고 굳게 다짐했다. 김순기(결혼 7년차·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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