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실기시험

마이미러 작성일 07.11.18 0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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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 우리때야 수능이란 말은 없을때이고..



고입 시험은 "연합고사" 그리고 대입 시험은 "학력고사"였지..



고3때면 의무적으로 담임 선생님과 진학을 의논하는 미팅을 하곤하지..



하루는 선생님께서 난데없이 부르시더니..



" 야 엽아 너 내일 xx 대학 시각디자인과 원서 넣어봐라"



"네?"



"왜...싫어?"



"아뇨...싫은게 아니라 저는....



제가 가고자 하는 대학이있고..또한 꿈이 있으며..."



"닥쳐라...지금 니 성적으로 갈수 있는 대학은 "군대"밖에 없다"



"네" -_-;



"그리고 니가 지금 그 실력으로 찬밥 더운밥 가리게 생겼냐?"



"아니 그게 아니라...그래도 디자인 과라 하면



실기 시험도 봐야하고..."



"작년에 거기 미달이었다..."



"눼...당장 넣을께여"





이렇게 해서 다음날 원서접수를 하고 나누어준 유인물을 받아 집으로 왔다..



역시 예상대로 디자인과는 본고사 몇일전에 "실기시험"날자가 적혀있었다..





-공지-



산업 디자인과와 시각디자인과 응시생들은



실기시험시 필요한 준비물을 준비할것!



준비물 : 디자인용 포스터물감, 물통, 파레트, 4B연필







문제의 시험당일...



운동장에 학생들이 서서히 모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한건 학생들 손에 무언가 들려져 있는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플라스틱 빠깨스"였다...



왜 있지않은가....빨간색 혹은 파란색의 몸통에



손잡이가 달린 쓰레기통 같이 생긴....



아니 저 색히들 저걸 왜 들고 오지?



한두명이 들고 있으면 괜찮겠는데 10명중 7-8명은 들고 오지 않는가...



궁금해서 한 학생에게 물어봤다..



"저기....그 빠깨스는 왜 들고 오신거져?"



"빠깨스요?.....아...이 물통 말입니까?"



"네? 물통이요?" -_-a



그랬다.....실기시험을 보려면 고등학교 미술 수업시간에 쓰는



작은 물통으로는 물의 양을 감당할수 없기에



그렇게 큰 물통을 준비해오는 것이었다...





아..니미...x됐네...



그때..내가 가져간 물통은..당시 중1이던 내동생 것으로..



튜브로 돼있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는...-_-;





특이하게 아기공룡 둘리가 웃고있는....그런 -_-;;





씨x...머 물통좀 작다고 시험보는데 문제 있겠어...



난 아랑곳 하지않고 교실로 향했다...



번호대로 앉다보니 운좋게 내자리는 난로 바로 옆이었다....



"손이 얼어서 시험 망치는 걱정은 없겠군 음"



시험 감독관이 들어오시더니...



준비물을 모두 책상위로 꺼내 놓고 가방은 내려 놓으라고 하신다..



난 가져온 준비물들을 하나씩 꺼냈다...



물론...그 둘리가 실실 쪼개고 있는 튜브 물통도 -_-;;



허걱...근데 이게 왠일인가....



아이들이 꺼내 놓으라는 물감은 꺼내 놓지않고 필름 통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니미...저건...또 머야..



얼른 내 옆자리 학생에게 물어봤다...



"저기...그 필름통은 뭔가여?"



그 학생은 나를 "너 좀 모자르지?"하는 눈길을 던지더니.....



"아...머긴 머겠어요 물감이죠"



(물감이면 물감이지 왜 이색히는 신경질이야 -_-+)



"물감이요?"



난 내 책상위에 꺼내놓은내 물감을 내려다 보았다...



"동아 12색 포스터 칼라"



그랬다....아이들은 미리 디자인학원 또는 미술학원에서



필름통에 자기만의 또한 선생님들이 만들어주신 물감을 직접 만들어온 것이었다..



그런데 난....



88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호돌이"가 선명히 박힌 -_-;



24색도 아닌....



"동아 12색 포스터칼라" -_-;;;;;



아 진짜 태어나서 그렇게 쪽팔렸던 기억도 없을것이다...



내 주위의 학생들은....내가 꺼내놓은 준비물들을 보더니....



"음....일단 한 색히는 제껴 놔야겠군..."



하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곧이어 "안경과 책"이라는 시험과제가 주어지고....



학생들은 일제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도 시작했다...





물통 부는것을 -_-;;



빨대 모양으로 생긴 튜브 입구에 입을 대고 힘차게 불고 있었다...



"푸우~~푸우~~" 둘리가 점점 부풀어 오른다 -_-;



니미...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빵빵하게 불어 오는건데 -_-;;





"어이...거기 학생은 뭐하나....?"



감독관이 나에게 묻는다...



"네....바람 넣는데여..."



킥킥킥....교실은 뒤집어졌고....몇몇은 쓰러져 뒹굴고 있었다....-_-;



시험이고 머고 빨리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갈수가 없다고 하기에...시험은 포기한채 나누어준 4절지에



주어진 과제와 아무 상관없는 물감에 그려져있는 호돌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내 자리가 난로 바로 옆자리라....



그림을 다 그린 학생들이 그림을 말리려고



한두명씩 난로가 있는 내 자리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내 그림을 보더니 또 킥킥대며 웃는다....



어떤 색히는 또 뒤집어진다...(니미...조상이 거북이인가..-_-+)





머야... 이 색히들 왜 시험시간에 왔다 갔다하고...gi랄이야..



짜증이 나서 감독관에게 한마디 했다..



"저기..아직 시험도 끊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왔다갔다 해도 되는건가요?"



"응 괜찮네....



이 실기시험은 컨닝할수 있는게 아니라서 색깔과 구성을 보는것이니깐...."



-_-;;;;



니미....그러면 감독관 넌 이 교실에 왜 있는건데... -_-+





남자 색히들이 웃는건 그런대로 넘어가겠지만...



그 많은 여학생들이 웃는건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





"한번만 더 웃으면...............데이트 신청 할겁니다~"



그때 이 유행어가 있었더라면 -_-;;





아 사설이 너무 길어졌군.....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나왔냐고.....



경쟁률 1.4:1 (14:1 아님 -_-)을 뚫고 난 당당히





떨어졌고-_-; 험난한 재수의 길을 걷게됐지 머......



지금 생각해도 쪽팔려서 얼굴이 화끈거려.....







호돌이 찍힌 포스터칼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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