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쓰려면 이정도는 되야..

뫈질쭈 작성일 07.11.21 13: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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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퍽…헉헉…“이맛에 합니다”한겨레 | 기사입력 2007-11-19 19:48   btn_newspaper.gif 119561794674398.jpg
[한겨레] “몸으로 부딪치는게 매력이죠”

경기중 정강이뼈 부러지기도

최대 1m90·110㎏에 이르는 거구들이 퍽~퍽 거칠게 몸을 부닥뜨리더니 결국 사달이 났다. 사회인 미식축구팀 서울 바이킹스 조광희 선수 정강이 뼈가 부러졌다. 수술 뒤 완치까지는 7개월. 해운회사에 다니는 그는 병가를 내야 한다.

기온이 영상 5도까지 떨어진 18일 부산대 대운동장. ‘그런 게 있었나…’ 생소하지만 이곳에선 사회인미식축구대회(knfl) 광개토볼 4강전이 벌어졌다. 이들은 스스로 대회를 “그들만의 리그”라고 부른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1년 내내 휴가를 모아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아니어서 따로 지원비도 받지 못한다. 지난 7월엔 일본에서 열린 제3회 미식축구 월드컵 본선에 오르고도 출전경비 1억5천여만원이 없어 진땀 빼기도 했다.

“이걸로 먹고사는 사람은 한명도 없어요. 다 자기 주머니를 털죠.” 대한미식축구협회 박경규 회장(경북대 교수·생물산업기계공학과)은 대학(66학번)에 들어가 미식축구를 시작한 뒤 매력에 빠져 결국 발을 빼지 못했다. 그는 “보도가 되든 안되든” 매경기 결과와 직접 찍은 사진을 언론사에 보낸다. 그러면서 “미식축구는 육상의 스피드, 레슬링의 몸싸움 등 각종 스포츠의 장점을 종합해놓은 운동”이라고 ‘예찬론’을 펼친다.

군장교·해양경찰·교사·회계사·고시준비생·대학원생…. 전업선수가 없는 만큼 직업도 다종다양하다. 전자회사에 다니는 30대 중반의 곽창령씨는 매일 밤 10시 넘어 귀가하는 틈틈이 주말엔 학생경기 심판을 맡는다. 일요일엔 연습도 하며 미식축구에 빠진다고 했다. 정유회사 직원인 서울 바이킹스 선수 겸 트레이너 양승상씨는 “트레이너요? 좋아하는 운동인데 선수들은 많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종목 특성상 외국인도 많다. 서울 바이킹스에만 미국(2명) 호주(1명) 수단(1명) 일본(1명) 등 외국인 5명이 소속돼 있다.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방송인 샘 헤밍턴도 올해 입단했다. 일본계 은행에 다니는 후나하시 료우타는 “몸으로 부딪치는 매력이 있다. 전술공부도 해야 하고 미팅도 중요한데 모두 직장인들이라 바빠서 아쉽다”고 했다.

이날 4강전에서는 캡스 골든이글즈(서울)와 그리폰즈(부산)가 각각 승리했다. 12월2일 결승전 승리팀이 타이거볼에서 승리한 대학리그 최강자와 맞붙는 ‘김치볼’로 간다.

부산/글·사진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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