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과 스타할때 주의할것들

NII 작성일 07.12.12 13: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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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주소 http://breathe77777.tistory.com/144  가보면 리플이 더웃김;

 

 

 

 

 

여친에게 게임을 가르쳐준게 대략 한두해 전이다. 워낙 호기심도 많고 승부욕도 많은 아이라서 금방 게임에 흥미를 갖고 스스로 공부도 하면서 게임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고, 꽤 흐믓하기도 했었다. 여자친구와 게임을 한다는것은 많은 남자들의 로망 오브 로망이니까.

지금이야 다른사람들과도 어울려서 게임을 즐기는 정도에 이르렀지만,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카트라이더는 오히려 여친이 더 잘할때도 많아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카트보다는 좀 더 복잡한 전략이 필요하고 남성성이 짙은 스타크래프트를 같이하면서는 수많은 일이 있었다 ... ㅠ 그래서 앞으로 여자친구에게 게임을 가르쳐서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하고 삼가야하는 행동은 무엇인지를 알려드리기위해 글을써본다 ㅎ

일단은 나도 카트라이더와 스타크래프트, 그리고 몇몇 게임을 빼면 그리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아니니 여친과 에피소드가 가장 많았던 스타크래프트를 예로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게임이란게 거기서 거기니 응용해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첫째, 승부에 대해 적절히 조절하라.

이건 백번 강조해도 부족한 진리 오브 진리이다. 여친이 게임을 배운 초기에는 당연히 내가 가르쳐야 할 부분이 많아서 게임이 대결로 이뤄지는 부분은 별로 없을것이다. 따라서, 여친은 승부보다는 배우는데 정신이 나가있을것이므로 그냥 성심 성의껏 가르쳐주면 된다. 하지만, 운전 가르치는 남편처럼 혼을 낸다거나 화를냈다간 다시는 게임방에 같이 못가는수가 발생하니 주의가 요망된다.

일단 여친이 어느정도 게임을 숙지하게되면 이제 여친도 게임을 게임으로서 하게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자신도 잘하고싶고 하지만 아직 익숙치 않은 컨트롤에 힘겨워하는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첫판은 아슬아슬하게 이기고 두판째는 비슷하게 지고 세판째는 이기고 이런식으로 하다가 어느날은 1승 2패. 이런 요령이 당연히 요구되는 것이다.

그걸 못해서 나는 엄청 깨졌었다;




둘째, 얍삽한 수법은 절대 절대 쓰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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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타크래프트에 있어서 드랍플레이가 얍삽한건 아니다. 프로게이머들의 멋진 드랍플레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감탄이 절로 나오곤 한다. 하지만, 여친이 '드랍'을 '얍삽한' 스킬로 정의내렸다면 그건 다시는 사용할 수 없는 플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행여, 게임이 지루하다고 여친몰래 드랍쉽에 마린몇명 태워서 바다건너 내려놨다가는 그날 밤새 빌어야 한다 ㅠ

동일한 이유로 일꾼은 절대 건드리면 안된다. 일꾼은 게임내에서도 어택땅으로 찍으면 공격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것만 봐도 비공격형유닛은 건드리지 않는게 상도덕(?)이다. 일꾼다시만드는걸 여친이 굉장히 싫어하므로 일꾼에 대해서는 평화협정이 또는 양해각서가 채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자신의 일꾼은 예외다. ^-^




셋째, 준비가 될때까지 기다려라.

자신이 준비가 되었다고 공격(측면 공격은 당연히 안되니까 정정당당 정면공격뿐이지만)을 나갈 생각은 말아라. 그렇다고 여친에게 '나는 준비되었는데 너를 기다리고있어서 심심하다'는투의 태도를 들키면 안되므로 준비가 되었는지를 물어서도 안된다. 분위기를 적절히 봐서 여친이 공격 들어오면 적당히 막아주고 그러다가 아주 소규모의 병력으로 살짝 건드려주는 정도여야 한다. 공격할 유닛을 보낼때 이정도면 가서 당연히 죽겠다 싶은 정도만 보내고 다시는 쳐다*도 말아라. 돌아오지않겠다는 맹세를 한 마린을 적진으로 어택땅찍어서 보내는 것이다.




넷째, 칭찬을 아끼지 말라.

책도 있지않은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을 왜 굳이 나는 아꼈던 것일까. 칭찬할게 없다면 지어서라도 해야한다. 만약 오늘게임에 있어서 그전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발전한 부분이 있다면 굉장히 부풀려서라도 칭찬을 해주라. 그에 여친은 기분도 좋고 게임하는 재미도 나서 다음번에도 게임방에 함께 가는 영광을 줄 것이다. 만약 '거기서 왜 그렇게 하냐'라는 투로 무시를 했다간 그 추운 거리에서 손에 열이나도록 빌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칭찬해주면 어느날에는 자기가 먼저 인터넷을 보고 공부해오는 날도 생긴다.




다섯째, 자신의 유닛을 아까워하지 말라

여친이 어느정도 수준에 올랐다며 이제 자신과의 승부에서 미약하나마 공격도 제법 들어올 것이고, 방심하면서 봐주다간 자칫 크게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순간 무너진 승부의 발랜스에서 처참히 죽어가는 자신의 유닛과 무너져가는 건물들을 본다고해도, 결코 노여워해서는 안된다. 그저 무럭무럭 자라난 아이를 보듯  "아유 ~ 우리* 잘한다 ~"라는 흐믓한 마음으로 부서지는 자기건물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여섯째, 선물을 하라.

스타에는 선물이 없지만 카트같은 게임에는 무궁무진한 유료아템들이 즐비하다. 돈지랄인게 뻔하지만 아주 가끔씩 여친이 좋아할만한 아이템이 생긴경우 (예를들면 바이크같은것) 선물해주는것도 사랑받는 비결일것이다. 그리고 스타의 경우에도 집에서 여친에게 유리할 수 있게 맵을 만들어서 여친모르게 유즈맵셋팅으로 플레이하면 평소에 비해 수월하게 진행되는 게임에 여친이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덧붙여, pc방은 담배연기 때문에 나마저도 머리가 아플지경이니 되도록 금연석이 흡역석과 확실히 구분되는 곳을 이용하길 권하며, 실내온도가 적당한지, 의자는 편안한지 등의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것도 좋다.




정작 말은 이렇게 써놓았지만, 나는 이 모든걸 놓쳐서 매번 여친을 울리고, 안그래도 뺀질뺀질 대마왕이라 불리우는데 게임하면서도 뺀질대서 완전 밉상으로 찍혀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여친이 게임을 훨씬 잘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내 여동생마저도 자기편으로 영입해서 매번 게임할때마다 내 유닛들을 아작내고 있으며 나는 그걸 씁쓸하게 지켜봐야만 하는것이다 ㅠ

첨에 잘해야 한다. 나중에 털리면서 채팅창에 "봐주셈"을 써봐야 소용없는 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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