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후보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독특한’ 공약들이다. 허 후보는 ▲결혼자금 1억원 ▲출산수당 3000만원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및 자격시험 도입 ▲유엔본부 판문점 이전 ▲60살 이상에 매월 70만원 건국수당 ▲무상교육 ▲수능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각박한 정치판에서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대선 삼수생 “이번엔 당선 위해 출마했다”
1997년, 2002년에 이어 대선 삼수생인 허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0.2~0.3%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97년 대선 때도 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0.2%의 득표율을 올린 바 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고 사퇴했다.
허 후보는 13일 “당선을 위해 출마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날 저녁 중계될 tv토론회에 나서는 허 후보는 토론회에 앞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오늘 한 번 tv토론을 하고 내 여론의 인기추이를 보면 짐작이 갈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허 후보는 ‘신혼부부에게 결혼수당 1억원을 어떻게 지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보도블록을 1년에 한 번씩 갈아치웠지만 일본과 유럽은 30년씩 쓰게 돼 있다”며 “예산 낭비를 줄이고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지자체 단체장 4000여명에게 나가는 급료를 모두 무보수로 하면 결혼수당, 노인수당을 주고도 예산이 260조가 남는다”고 주장했다. 허후보는 또 “수도이전에 50조원이 들어가는데 그 예산이 어디서 나오냐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노인, 신혼부부에 조금 돌려준다는 데 예산이 어디서 나오냐고 묻는다”고도 반박했다.
그는 “21살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관으로 들어가 10년 간 돌아가실 때까지 있었다”며 자신의 여타 공약들은 “박정희사상연구소를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추진했고 마저 하지 못한 것들을 연구하고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박근혜 전 대표와 저하고 혼담이 있었다”며 “(박 전 대표와 나는) 서로가 좋게 보고 있는 그런 사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허 후보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제가 (그 분과 함께 찍은) 여러 가지 수백 장의 사진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공인으로서 사생활에 대해 물으면 그렇게 대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니홈피 1일 방문자수 ‘빅3’보다 앞서
인터넷 상에서 ‘허 본좌(그 분야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인물)’라는 별칭까지 얻은 허후보의 미니홈피(사이월드) 방문자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13일 오후 3시 현재 허 후보 미니홈피 일일 방문자수는 1만770명으로 지금까지 모두 26만441명이 방문했다. 일일 방문자수는 이른바 ‘빅3’를 압도하는 수치다. 이날 정동영 후보 방문자수는 2601명(전체 38만1581명), 이명박 후보는 4836명(169만3474명), 이회창 후보는 6584명(27만2241명)을 각각 기록했다.
허 후보를 향한 네티즌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아이디 ‘luckstriker1’는 “허 후보의 공약은 정말 참신하고 경이롭다”라며 “더구나 호감형의 마스크는 정말 이 시대의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다. 이번 대선에서 꼭 승리해 공약을 현실로 만들어달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korea*74’도 “다소 과장됐지만 일부 공약은 정말 지금의 정치판에서 국민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는것 같아 속시원하다”며 “당선은 안되겠지만 표를 많이 얻어 기존 정치세력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가질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반면 아이디 ‘dremusic’는 허 후보의 공약에 대해 “말도 안되며 흥미 위주의 공약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너무 우습게 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minsk88’는 “공약에 대해서 공부부터 하고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판단해라. 저 사람이 바보겠느냐”고 반박하는 등 공약 실현 가능성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허 후보가 적지않은 지지층을 확보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자 일부 지상파와 케이블tv 토크쇼 프로그램에서는 대선이 끝난 후 허 후보 초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허 후보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식지않을 전망이다.
<고영득 경향닷컴기자>
왠만한 개그맨보다 더 웃기신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