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다음뉴스보다가 감동먹었어요 ㅜ
<태안 방제 나선 마부노호 선원들>
(태안=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민들이 성원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풀려났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의 은혜에 보답코저 왔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지 반년 만에 성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들의 성원으로 풀려날 수 있었던 마부노호 선원들이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태안을 찾았다.
마부노호 한석호 선장과 이송렬 기관장, 조문갑 기관장 등 피랍 선원 3명과 선주 안현수씨, 박희성 위원장을 비롯한 전국해상산업노조연맹(이하 해상노련) 관계자 20여명은 14일 기름유출 피해현장인 충남 태안군 이원면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을 찾아 기름 제거 작업을 벌였다.
해상노련 박희성 위원장은 "국민들이 보내주신 성원 덕분에 이렇게 무사히 살아남아 고향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며 "아직 통원 치료를 받는 선원들도 많고 양칠태 기관장은 병원에 입원해 있어 참여하지 못했지만 모두 태안 방제작업을 돕자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해 왔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국가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는 국민 모두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 고향도 보령인데 기름으로 검게 변해버린 이곳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김정남 해상노련 교육선전국장도 "국민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좋은 기회를 마련해 꼭 은혜를 갚고 싶었다"며 "태안 주민들에게는 '힘 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7시간 만에 태안에 도착한 이들은 준비해 온 방제복을 입은 뒤 흡착포를 가지고 한명씩 바위를 잡고 검은 기름때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기름으로 까맣게 덮인 바위를 보고 안타까운 듯 탄식을 내뱉기도 하고 아무리 해도 끝날 줄 모르는 작업에 분통이 터지는 듯 몇몇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마부노호 선주 안현수(50)씨는 "소말리아 해적한테 납치됐을 때도 느꼈지만 정부의 재난방지시스템이 부실한 것 같다"며 "이번 사고에서도 드러나듯 방제지휘체계가 혼선을 빚는 등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모자랐던 것 같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배를 탄 세월이 30년이 넘었다는 김성국(60)씨도 "이번 사고는 분명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라며 "유조선은 제대로 당직을 서면서 항만관제실과의 비상연락체제를 제대로 가동해야 했고 또 부선도 그렇게 큰 대형크레인을 끌고 가려면 최소한 4개는 붙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뱃사람이라면 주파수가 맞지 않아 사고가 났다는 말을 아무도 안 믿을 것"이라며 "이번 사고는 분명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불러낸 필연적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국인 선원 4명을 포함한 마부노호 선원 24명은 지난 5월 소말리아 부근 공해상에서 중무장한 해적들에게 피랍됐다 지난달 4일 모두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