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그 날은 비가 내렸어...

으히히힉 작성일 08.01.16 13: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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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지난 여름 장마철...그 비는 아마 점심 무렵쯤부터 왔을거야...추적추적...이슬비같이 계속 퍼부어댔었지...

 

그 날...난 학교 행산가 뭔가때문에 하루종일 학교안을 누비고 다녔었어...

 

아침에 학교에 간 난 우산이 없었기에...동기들과 비를 맞으며 좋다고 돌아다녔지...

 

저녁이 되서 일이 다 끝나니까...내 온 몸은 비에 젖어 있더라...

 

그래도 대충 과방에서 옷을 말린 뒤...나와 내 동기들은 각자 집으로 향했어...

 

그 때...그냥 집에 갔어야 했어...그냥 집에 갔었더라면...

 

난 힘겨운 하루 일과를 끝마치고서 늘 그랬듯 습관처럼 집 앞 PC방을 간거야...

 

습관이란 무섭더군...

 

그 날도 늘 가던 PC방에 가서...자리를 잡고 앉았어...

 

그렇게 게임을 시작한지 몇 분 안지났을 때...옆자리에 아저씨가 나한테 말을 걸었어...

 

저기요. 그 쪽 발냄새 장난아닌데요????

 

내가 이 아저씨가 처음 보는 사람같은데 무슨 소릴 하는거야 라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난 맡았어...

 

바로 밑에서 올라오는 내 향기...기억하기도 싫어...

 

내 냄새가 아니야...내 냄새가 아니야...수천번 수만번 부정해봤지만...그건 내 발냄새였어...

 

맞어...난 습관처럼 신발을 벗은 채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거야...

 

비에 다 젖은 신발...신발새로 들어온 빗물에 젖어버린 양말...그리고 내 발...그 오묘한 앙상블...

 

아...난 담담하게 말했지.

 

비에 젖어서 그래요.

 

그래. 맞아...난 담담하지 않았어...내가 말했지...나 A형이야...소심해...

 

그 말이 내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혀왔어...내 우심실좌심방을 헤집어 놓았어...

 

내 귓속을 맴돌았어...내 손을 떨게 했어...내 발가락을 부끄럽게 했어...내 배꼽을 새침하게 만들었어...

 

하지만 그렇게 담담하게 말하고선...잠시 후...슬쩍 다시 신발을 신었지...

 

그리고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난 1시간도 못채우고 PC방을 나서고 말았어...

 

이제는 그쳐버린 비로 인해 고인 물웅덩이들을 가로질러...집으로 갔어...

 

 

...마지막으로 말하지만...나 아저씨 짱공유 하는 거 봤어...

 

내 글에 댓글 달지마...창피하니까...나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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