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문배달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신체적 조건
적당히 건강하면 OK
자명종 등을 가지고 자기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으면 좋다. (아니라면 주위 사람이 고생한다)
2. 신문배달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신적 조건
책임감 : 진~~짜 나가기 싫어도, 시간당 100mm의 비가 쏟아져도, 망할놈의 눈이 내려도, 감기가 걸려서 골이 띵~해도 나가야 한다. 아파서 죽을거 같아도 일단 나가서 병약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대책을 모색해야지, "저 아파서 못나가여~" 는 안된다.
대범함 : 새벽에 돌리다 보면 불 꺼져있는데는 정말 무서운 경우가 있다. 평소엔 안그런데 어느날 유난히 그런때가 있다. 뒤통수를 누가 노려보는것같기도 하고... 진짜 귀신의 소행인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너무 겁이 많지만 않으면 OK
3. 사전작업
자기 동네에 신문보급소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본다.
요새는 네이버 지도검색에서 찾을수도 있고, 신문사 홈페이지 들어가봐도 되고, 하여튼 이래저래 인터넷으로 뒤지고, 실제로 슬슬 걸어가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의외로 금방 찾을 수 있다.
벼룩시장 같은 생활정보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4. 보급소의 지리적 정보
집에서 도보 10분 이내.
새벽에는 버스도 전철도 없다. walking only.
5. 동네의 지리적 정보
산동네면 포기하는 편이 좋다.
내가 산동네에서 한 적이 있는데, 이건 완전히 힐클라임 경기다.
등판각도 30도의 경사를 신문 300부 싣고 올라가는 건 문제도 아니지만....
올라가다가 멈춰서 신문 넣는거, 죽음이다.
평지에서는 넘어져도 금방 주워담고 할 수 있지만, 경사길에서는 진짜 죽음이다.
비나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 더트트랙 레이스로 변하기도 한다.
하여튼, 눈덮인 30도 비포장 경사길을 거침없이 오르는 시티100의 100cc 엔진에는 감동~
6. 문턱을 넘자
동네마다 시간이 조금씩 틀린 관계로, 지나다니면서 기웃거리면서 사람이 있는 시간을 확인한다.
낮에는 절대 없고, 저녁때쯤 되면 있다.
일단 문 열고 들어가서, "신문배달 알바 하려고 하는데요" 라고 말하자.
"배달알바 구함" 이라는 전단지라도 붙어있는 곳은 괜찮지만, 구인광고 전혀 없는 곳에서는 채용 확률이 반반. 그래도 쫄지 말자. 살면서 마주칠 일 없으니까.
7. 신문사 고르기
추천하는 신문사는 한겨레, 경향 등 군소문파.
보통 통합지국으로 되어서 한겨레 경향 스포츠서울 굿데이 문화일보 세계일보 등등 6종류나 되는 신문을 돌린다. 따라서 집집마다 들어가는 신문을 외워야 하기 때문에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그딴건 일주일이면 외우기 싫어도 다 외워진다.
이런 군소 신문사는 일단 신문이 얇다! 거의 동아일보 속지수준밖에 안된다. 바이크에 300부 싫어도 가뿐하다.
반면 중앙, 동아, 조선은 신문이 무진장 두껍다. A (본지), B(경제면), C(특집), D(스포츠) 까지.. 보는 사람이야 양이 많은 중앙 동아 조선이 좋겠지만 돌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그리고, 어차피 중앙 동아 조선에서도 매경이니 한경이니 해서 2~3 종류 돌리니까 비슷할 따름.
그리고, 속지 (간지라고도 한다)를 넣어주는지, 아니면 내가 넣어야 하는지도 물어봐야 한다. 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만약 속지를 넣어주는 곳이 있다면 거기로 낙찰. 30분은 벌 수 있다.
8. 월급
페이는 동네마다 다르고 신문사마다 다르지만, 하여튼 기본은 부수 X 얼마 로 계산된다.
1부당 2000원이고 300부 돌린다고 하면 월 60만원이라는 소리.
근데, 이걸 가구수로 하는 곳이 있고, 부수로 하는 곳이 있다.
가구수로 하면 한집에서 한겨레 경향 스포츠서울 굿데이 4부 본다고 해도 1단위로 친다는 말씀.
대체적으로 한겨레 경향 등등의 통합지국이 제일 많이 주고, 조선이 제일 쪼금 준다.
내가 했을때, 잘 생각은 안나지만, 한겨레 할때는 가구당 2000원. 동아 1800원, 조선 1700원쯤 했던 거 같다. 300원 차이면 300부 돌리면 9만원 차이다. 크다.
9. 오토바이
시티100이 지급된다.
간혹 고교생이나 아줌마가 알바를 하는 경우 카트에 끌고 다니는데, 못할 짓이다.
시티100타고 다녀도 피곤해 죽는데...
시티100은 자전거만 탈 줄 알면 10분만에 배울 수 있다.
못타면, 하루만 연습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한적한 곳에서 천~천히, 4단 톱기어로 놓고 스로틀 조작을 익히다 보면 10분만에 배울수 있다. 중요한 건 10분.
자전거를 못타면? 포기해야지 뭐....
10. 오토바이의 메인터넌스 (유지보수)
기름 넣고 오일 갈고 하는 것은 배달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지국마다 다르지만, 대개 거래하는 오토바이 센터가 있고, 한달에 한번 (월급 받을 때) 오일을 갈라고 한다. 부드러운 주행감(!)을 위해서 제때 갈아주는 편이 좋다. 4000원.
타이어가 펑크나는 경우, 때우는데 3000원쯤 든다. 그거는 신문사에서 해준다.
거울은 안달려있는 경우가 많은데, 안전을 생각해서 (죽기 싫으면) 다는 것이 좋다. 신문사에서는 안달아줄 테니까 자비로라도 달자. 중고로 달면 두짝에 8000원쯤?
기름은 차를 생각하는 S-oil이든 엔크린이든 휘발유만 넣어주면 OK. 만땅 넣는데 4000원이고, 한 4일쯤 탈 수 있다.
11. 배달할 부수의 결정
카트에 넣고 끌고 다닐 것이 아니라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한다면) 대략 200부가 미니멈이 된다. 많이 하는 사람은 800부도 하지만, 내가 해 본 바로는 즐겁게 일하고 싶으면 300부가 딱 좋다.
말이 300부지, 그거 바이크에 다 싣기도 힘들다. 두번 왕복해야 할 정도.
처음 1~2개월은 일 배우는 기간이니까 150부 정도로 합의를 보고...
그 다음부터는 200부든 300부든 똑같다.
12. 아르바이트의 프로세스
새벽에 신문사로 나간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어떤 곳은 3시까지 나가야 하는 곳이 있고, 어떤 곳은 4시 반까지 나가도 되는 곳이 있다.
하여튼, "가정집은 6시까지. 가게에는 7시까지 반드시" 라는 불문율의 규칙이 있으니까...
간혹 "5시까지 넣어줘" 라는 집도 있는데, 짜증나도 어쩔수 없다. 넣어주는수밖에...
이런 경우, 정해진 코스대로 가다가 중간에 건너뛰어서 그 한집 갔다주고 다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짜증나기 마련...
하여튼.
새벽에 신문사에 나가면 신문이 이미 와 있거나, 또는 트럭에서 신문을 던져 주거나 한다.
그러면 비닐에 쌓여 있는 신문을 받아서 (보통 150부 단위로 포장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포장된 속지를 파바박 집어넣는다. 이거 처음에 할때는 속도 안나지만, 나중에는 기계처럼 손이 움직인다. 동아나 조선은 이 속지가 웬만한 한겨레 한부보다도 두꺼워서 애로사항이 꽃핀다.
전에 하던 한겨레에서는 속지를 넣어줬다. 이러면 30분은 절약된다.
자기가 돌릴 만큼을 챙겨서 오토바이에 싣고 고무줄(?)로 탱탱하게 묶고서 출발~
신문을 파바박 돌리노라면 한 2시간 반~3시간쯤 걸린다.
다 돌리면 신문사로 돌아와서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남은 신문 갔다놓고, 쌔끈한 신문 한부씩 챙겨서 집으로 가면 된다. 스포츠신문 등등을 공짜로 볼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점이랄까.. 뭐 요새는 인터넷으로 다 볼수 있지만서도...
13. 근무시간
300부정도 돌린다고 하면 대략 3시간 정도 걸린다.
비가 오면 1시간 추가. 비닐봉투에 넣고 하는 시간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눈이 오면 1시간 반~2시간 추가. 슬퍼진다. 눈오면...
비가 정말 억수같이 쏟아질때도 있다. 그럴때는 "평생 이고생하는것도 아닌데 오늘 하루쯤이야" 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하면 된다. 어차피 비오는 날 신문 안 젖을 수는 없는데 뭐..
14. 근무일과 휴일
신문은 월화수목금토 나온다. 주 5일 근무제 시대라고 하지만 짤없다.
따라서 근무일도 월화수목금토 새벽이 된다.
공휴일에도 나온다. 닝기리레이션.
추석이나 설날에는 고향 내려가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까 문제 없고.
휴일 신청하려면 한 1~2주 전에 말해놔야 한다. 절~~대 쉬지 않으면 안될 이유와 함께.
왜냐하면 다른 사람한테 코스를 가르쳐주고, 명단 등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15. 난 집 외우는 거 잘 못하는데.. 대문에 표시라도 해야 하나요
일주일이면 외우기 싫어도 외워진다. 인간은 그런 동물이다.
낮에 명단들고 슬슬 걸어다니면서 한집 한집 체크해보자. 요렇게 3번만 하면 무조건 외운다.
16. 최소근무기간
일단 3개월. 명목상으로는 3개월.
하지만 딱 3일 하고 관두는 사람도 있다. 뭐 못하겠다는데 누가 잡을쏘냐...
즉, 1개월 하고 "관두지 않으면 안되는" 사정이 생겼다고 하고 관둘수 있긴하다.
하지만 1개월 할 바에는 안하는게 낫다. 왜냐하면 처음 1주일은 월급으로 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일의 경험곡선 효과 (많이 하면 효율적으로 되는)가 있기 때문에, 하면 할수록 설렁설렁 일해도 편하게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다.
17. 부가적 혜택
신문사에서 자신이 타는 시티100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내가 처음에 편의점 알바 하다가 신문배달 알바의 이 장점을 듣고 신문배달을 시작했었다.
아무거나 타는 게 아니라, 자기가 타는 시티100이 정해져 있다.
이게 좋은게, 신문사에 세워놓던, 자기 집 앞에 세워놓던 상관없다는 소리다.
새벽에는 일하는데 쓰지만, 평소에는 자기 자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소리.
물론 쪽팔리긴 하지만, 그래도 오토바이 한번 타 보면 그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E-mart에서 물건 왕창 사고서, 박스에 포장해서 시티100에 싣고 집에 오면 얼마나 편한데!
헬멧은 꼭 쓰자. (헬멧은 신문사에서 주기도 하지만 쪽팔리니까 사는편이 낫다. 한 15000원이면 산다. 이쁜건 40,000원. 비싼건 70만원짜리도 있구.)
신문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
동아일보를 돌리면 동아일보 애독자가 되고, 한겨레 경향 등을 돌리면 역시 그 신문들을 빠삭하게 읽을 수 있다. 집에서 보는 신문 끊으니까 월 1만원 절약의 이점도 있다.
18. 신문 넣지 마세요
뭐 이런거야 신문사에서 누누히 설명하겠지만서도...
일단 신문 넣지 말라고 하면 신문사에다가 말하면 그걸로 임무 끝.
신문사에서 계속 넣으라고 하면 계속 넣는거고. (월급 주는 사람은 신문사지 구독자가 아니다)
새벽부터 넣지 말라고 지키고 서 있는 사람이 있는데, 싸울 필요 없고, 그냥 구독자와 신문사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자신의 처지를 어필하면서 "나도 넣고 싶지 않지만 어쩔수 없다. 신문사에 다시금 말하겠다" 라는 멘트면 OK.
19. 월급받는날
자동이체로 넣어주는 사람도 있고, 현금봉투로 주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든간에, 받으면 월급명세를 잘 따져 봐야 한다. 2만원씩 삥땅치는 사례도 있고 하니까.
의심나면 따져봐야 하고, 만약 삥땅치는 곳이라면 내일부터 신문이 빵구가 나건 어쩌건 관둬버리는 편이 좋다.
20. 고교생일 경우
저번에 TV에 나왔었지만, 미성년자 알바 시키면서 돈 쬐~~끔 주고 거의 착취를 하는 곳이 많다.
고교생도 시티100 몰 수 있다. (원동기면허증 필요한데, 이거 따기 정말 쉽다)
월급 안주면 경찰서에 신고하고 노동부에 신고하고 딴지에 글올리고 친척중에 기자있으면 불러서 터뜨리면 된다. 공짜로 일시켜먹는 나쁜 놈에게는 정의의 철퇴를!
21. 시티100 타다가 사고가 났을 경우
보통은 신문사에서 보험에 들어준다면서 한 10,000원쯤 가져갈 것이다.
근데, 진짜로 보험에 들어주는지 잘 모르겠다...
하여튼 우리나라는 알바하기엔 열악한 나라라서 보상받기도 힘들고 하니...
알아서 조심하는 수 밖에...
그리고 웬만하면 사고 안난다. 넘어지긴 좀 넘어지지만서도... 하여튼 과속만 안하고 골목길 등에서 조심만 하면 사고는 안난다.
조심해야 할 것이, 시티100의 브레이크가 후진 것이 많다는 것.. 브레이크 꽉 잡아도 지지지~ 밀릴 때는 정말 아찔하다고나 할까... 그러니까 급브레이크를 잡지 않게 천천히 다니면 된다.
22. 장비 (아이템)
면장갑. 이거 쓰지 않으면 손이 쌔까맣게 된다. 촉촉한 피부의 적이다.
우비 (비옷). 신문사에서 배급해 준다. 그런데 여름에는 엄청 습하고 답답하다. 적당히 다리라도 걷던가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신발. 샌달은 비추. 넘어지면 끝장난다. 통풍 잘되고 배수성 좋은 것이 최고.
MP3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고의 지름길이다.
아.. 세상에 쉬운게 없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