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이었습니다.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고있던 저는 새벽에 손님이 뜸하면
앉아서 일어공부를 하곤 하지요.
그날도 여느때와 같이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난대없이 술에 취한 여자가 울리는 핸드폰을 들고 뛰어들어오는겁니다;
"어서오세.."
"저기요, 죄송한데 제 전화 한번만 받아주시면 안될까요?ㅠ"
"네?"
그 여자는 사정이 있다며 전화를 받아 자기 남친 역활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참으로 황당했지만 정에 약한 터라 할수없이 가벼운 상황설명과 이름을 묻고
전화를 받아줬습니다.
"여보세요?"
"이거 현주 핸드폰 아닌가요?"
"네. 맞는데 누구세요? 전 현주 남자친군데요."
"현주 어디갔어요? 전화좀 바꿔주세요."
"죄송한데 화장실 갔어요.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
"아는 언닌데..제가 지금 화딱찌가 이빠이 났으니까..꼭 전화좀 하라고 전해주세요."
"네;;"
이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근데 이 여자가 전화를 끊은 저를 실망스럽게 바라보며 하는말이
그래도 여자친군데 좀 더 잘해주지 그랬냐는 거에요.
갑작스레 나타나 부탁할 땐 언제고 말이죠. -ㅅ-ㅋ
그런데 잠시 후 다시 전화벨이 울리는 겁니다. 그 언니한테서 온 전화였죠.
그 여자는 또다시 술에 취해 동공이 풀린 애처로운 눈으로 저를 바라보며;
한번만 더 받아달라고 하더군요ㅠ
이번엔 상대방에게 당신이 뭔데 내 여친한테 이러쿵 저러쿵이냐 따져달라는 부탁과 함께..
아..; 정에 약한가 봅니다. 아니면 짧은 주름치마를 입고 쭈구리고 앉아 있는 모습에
연민을 느낀건가ㅎ 무튼 다시 전화를 받습니다.
"여보세요?"
"현주 화장실에서 나왔어요?"
"네. 제 옆에 있어요. 근데 현주랑 무슨일로 통화하시려고 하는데요?"
"그건 알 필요 없고, 그냥 바꿔주심 안되요?"
갑자기 무시받은 기분이 든 저는 그때부터 다짜고짜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당신이 뭔데 나한테 현주를 바꿔라 마라에요? 당신 나 알아?"
"뭐라구요!?"
"나도 남친 입장에서 여친 바꿔달라는 상대방이 화딱지 내면서 말하면
무슨일인지 궁금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통화를 원하는 사람이면
유도리있게 말을 하던가,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야? 당신 나랑 지금 장난해?"
"야!! 어린 것들이 말투가 가관이네? 유도리 있게 못한 건 또 뭔데??"
"어잌후~ 어린것한테 이런 말 듣는 그쪽또 참 자랑이올시다. 재수가 없으려니까 진짜"
"@#%^#$&^%^&*%^*...."
툭.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저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전화상으로 싸운 체
혈압만 이빠이 올려 상기되어 있었고,
그 여자는 저를 마치 영웅 바라보듯 보며 고맙다면서 등을 토닥여 주더군요ㅠ
그러곤 비틀거리며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 봅니다.
'낚인건가......'
번호라도 하나 따둘 껄 그랬네요ㅎ
무튼 재미없는 경험담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