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학교를 다녀온뒤 너무 심심해서
오랜만에 '던파'라는 게임에 접속했습니다.
캐릭렙은 55인데 아바타가 없어서... 어쩔까 고민 하던중
새로 나온 아바타가 너무 괜찮아 보이더군요.
신상급 아바타는 물량이 거의 없어서 직접 현금으로 사거나
누군가에게 주문제작 (그사람이 현금으로 구매하고 제가 던파 게임머니로 그사람에 사는 방식)
을 해야 했었습니다.
그러던중 누군가가 자기가 문화상품권 만원짜리 3장을 팔테니 600만 골드를 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솔깃했으나 원래 이런거래는 누가 먼저 주느냐가 아주 미묘한 분쟁을 일으킵니다.
그렇게 십여분간 얘기를 하다가 결국 제가 먼저 주기로 했습니다.
자기 집주소도 부르고 나이도 26 이라면서 뭐.. 그냥 믿기로 하고 줬습니다.
200만을 먼저 주었지요.
그랬더니... 역시나 툭 끊더군요...
아... 낚였다... 싶었습니다.
짜증도 나고 그랬는데... 자주 하는 게임도 아니고... 현금해도 7000~8000원 정도의 가치라서
그냥 넘어 갈려고 했습니다.
으허허허... 근데 이넘... 아니 이넘들이 글세 계속 전화를 하는겁니다.
'나 15살이다~'
'나는 외계인이다'
'돌려줄까?'
'어디로 오면 돌려주지' 등
여러놈이 돌아가면서 장난전화질을 하더군요...
정말 말그대로 '빡'돌더군여 -_-;;
저는 일단 차분하게 다 녹음을 한뒤...
경찰서로 갔습니다. (걸어서 10분...)
가서 '장난전화'로 신고를 했지요.
게임내 사기는 어짜피 법적으로 처벌할수 있는게 아니니깐여
장난전화는 듣기로는 15만원정도의 벌금이 부과된다더라그여
암튼! 가서 조서꾸미고 어쩌고 하니까 사이버수사대로 서류가 넘어갔습니다.
거기 담당 경사(?)님이랑 면담을 하는데...
좀 부끄럽긴 하더군요... 대학생이 중학생이나 신고하러 오고...
뭐 그래도 녹음한거 들려주니 '신고 할만 하구만' 하시면서 넘어갔습니다... -_ㅠ
그런데 이 정도로는 법적 처벌 근거가 없다더군요.
제 생명의 위협을 받을정도가 되야된다나...
그렇지만 멋쟁이 경사님께서 그넘들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주시더군요.
'야 니네들 방금전에 온라인으로 사기치고, 장난전화했지? 당장 XX경찰서로 뛰어와'
첨엔 갸들이 안믿더니 그럼 찍힌 번호로 다시 전화하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죄송하다고... 잘못했다고 ㅋㅋㅋㅋㅋ
'죄송? 다필요없고 부모님 모시고 당장 오라고' 하시더근여... -_-;;
저도 킥킥... 같이간 제 친구도 킥킥... 옆에 다른 경찰들도 킥킥...
결국 저에게 다시 게임머니를 돌려주고 전화해서 사과하면 없던걸로 해주시겠다면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경찰서를 나오니 바로 전화가 오더군요.
'죄송합니다ㅠㅠ 다시는 안그럴게요ㅠㅠ'
2~3시간만에 일어난 황당하면서도 통쾌한 에피소드였습니다.
푸힝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