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찬란했던 고등학교 시절의 눈물겨운 감동 실화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중에 나도 한 어리버리했지만.... 내 친구중에 나를 능가하는 어비러비킹 친구가 한명 있었다.
둘다 얼빵하다 보니 저절로 친해지게 되고, 집 가는 길도 같아서 늘 하교길에는 같이 갔었다.
오늘은 그 친구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 해보자.
아마 고2 6월 즈음...
아주 더웠던 날로 기억한다.
그날도 역시 친구와 13번 버스를 탔다.
타자마자 자리가 하나 보이는데 그놈이 뛰어가 냅다 앉아서 나는 그놈옆에 서서 갈 수밖에 없었다.
버스에 사람도 많아서 찜통같이 더웠다.
그 친구 앞에는 울 학교 윗윗학교인 백x고 여학생 하나가 창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어있었다.
그 친구놈은 자기가 자리에 앉아서 좋은지 싱글벙글하며 정말 순진한 말투로 나에게 말했다.
"아유~더워~ 창좀 열어야 겠다~"
저 친구의 아주 단순한 행위 하나가...
"아이씨~ 이거 왜이렇게 뻑뻑하냐~"
아무 악의 없는 순수한 저 행위가...
"삑!"
한 여학생의 가슴속에 평생 남을 트라우마를 남길 줄은 몰랐다.
내 기억속에도 충격적으로 남아있는데... 그 여학생의 기억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잔존되어 있을까?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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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버스 창문은 잘 안열렸다. 창과 창 사이의 틈을 고정하기 위해 (지금의 버스도 그렇지만) 고무패킹? 이라고 하나 암튼 창문의 끝이 고무로 감싸져 있다는건 다들 알것이다. 지금은 좀 부드러운 편이지만 그때 그 버스는 상당히 뻑뻑했다. 그 친구는 창을 열려고 힘을 쓰고 있었고, 앞의 여학생은 창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창이 겨우 열렸으나, 관성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려는 창은 친구가 제어할 시간도 주지않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세게 열려서... . . . . . . . . 앞에 자고있는 여학생의 관자놀이...아니 옆통수를 마치 어린시절 '고속도로' 걸듯이 밀어버린것이다. . . . . . . . . 고무패킹부분으로!!!
달콤하게 잠들어 있던 그 여학생은 갑작스런 '고속도로'어택에 잠시 패닉상태가 되었다.
갑작스런 아픔과 잠에서 덜깬 혼란스러움, 당혹감...창피함...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은듯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는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찰나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이미지를 텍스트로 표현하려니 내가 아직 얼마나 미숙한가를 알겠다.
음...간단히 표현하자면... 레미본야스키의 하이킥을 맞고 주춤하다가 일어난 후 바로 실신한듯한 그런표정...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그녀의 옆머리카락들... 구렛나루가...창틈...그러니까....
고무패킹에 다 끼어버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