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창가에 기대어 잠든 여학생이여...

하이베입 작성일 09.04.26 12:25:30
댓글 8조회 9,348추천 8

이것은 찬란했던 고등학교 시절의 눈물겨운 감동 실화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중에 나도 한 어리버리했지만.... 내 친구중에 나를 능가하는 어비러비킹 친구가 한명 있었다.

 

 

둘다 얼빵하다 보니 저절로 친해지게 되고, 집 가는 길도 같아서 늘 하교길에는 같이 갔었다.

 

 

124071627257863.jpg
  그렇다. 이렇게 핫도그도 나눠줄 만큼 친한 사이였던 것이다.( 윗 사진 나 아님 -_-)

 

 

 

 

오늘은 그 친구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 해보자.

 

 

아마 고2 6월 즈음...

 

아주 더웠던 날로 기억한다.

 

그날도 역시 친구와 13번 버스를 탔다.

 

타자마자 자리가 하나 보이는데 그놈이 뛰어가 냅다 앉아서 나는 그놈옆에 서서 갈 수밖에 없었다.

 

버스에 사람도 많아서 찜통같이 더웠다.

 

그 친구 앞에는 울 학교 윗윗학교인 백x고 여학생 하나가 창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어있었다.

 

124071628312783.jpg
    윗 상황에 대한 간략한 모습이다. 그림은 못 그리니 미안...

 

 

 

 

그 친구놈은 자기가 자리에 앉아서 좋은지 싱글벙글하며 정말 순진한 말투로 나에게 말했다.

 

"아유~더워~ 창좀 열어야 겠다~"

 

저 친구의 아주 단순한 행위 하나가...

 

"아이씨~ 이거 왜이렇게 뻑뻑하냐~"

 

아무 악의 없는 순수한 저 행위가...

 

"삑!"

 

한 여학생의 가슴속에 평생 남을 트라우마를 남길 줄은 몰랐다.

 

내 기억속에도 충격적으로 남아있는데... 그 여학생의 기억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잔존되어 있을까?

 

"콱!"

 

.

.

.

.

.

.

.

 

그 시절... 버스 창문은 잘 안열렸다.   창과 창 사이의 틈을 고정하기 위해 (지금의 버스도 그렇지만) 고무패킹? 이라고 하나 암튼 창문의 끝이 고무로 감싸져 있다는건   다들 알것이다.   지금은 좀 부드러운 편이지만 그때 그 버스는 상당히 뻑뻑했다.   그 친구는 창을 열려고 힘을 쓰고 있었고, 앞의 여학생은 창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창이 겨우 열렸으나, 관성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려는 창은 친구가 제어할 시간도 주지않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세게 열려서...     . . . . . . . .           앞에 자고있는 여학생의 관자놀이...아니 옆통수를 마치 어린시절 '고속도로' 걸듯이 밀어버린것이다.   . . . . . . . .     고무패킹부분으로!!!

 


 

 

 
124071629793217.jpg
  친구야 죽자.                    

 

달콤하게 잠들어 있던 그 여학생은 갑작스런 '고속도로'어택에 잠시 패닉상태가 되었다.

 

갑작스런 아픔과 잠에서 덜깬 혼란스러움, 당혹감...창피함...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은듯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는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찰나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이미지를 텍스트로 표현하려니 내가 아직  얼마나 미숙한가를 알겠다.

 

음...간단히 표현하자면... 레미본야스키의 하이킥을 맞고 주춤하다가 일어난 후 바로 실신한듯한 그런표정...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그녀의 옆머리카락들... 구렛나루가...창틈...그러니까....

 

고무패킹에 다 끼어버린것이다.

 

 

 

 

 

 


 

124071630688207.jpg
  친구야... 죽음으로도 속죄가 불가능할것 같다.                           버스안은 정적에 휩싸였다.   남학생이건 여학생이건 정말 안됬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고...   그녀는 머리털을 억지로 빼내려다 머리털이 틱틱 끊어지자...   모든걸 포기한듯 창에 매달려서 마치 사과나무에 붙어있는 무당벌레 처럼 울고 있었다.     모든 전 과정을 다 지켜본 나는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친구의 표정은 이미 흙빛이 되어있었다.                 그에게 귓말로 속삭였다.   "야임마, 어쩔꺼야;;; 저거 빼기도 힘들어보이는데...."   "아씨..어떡하지;;;어떡하지;;;아...아 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   친구는 정상이 아닌듯 보였다.   . . . . .     그래서 결국 친구와 나는                                                     그냥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도망치듯 내린후   떠나가는 버스를 바라보았다.   창에 매달려서 나와 내 친구를 쳐다보는 그 여학생의 눈빛을 나는 잊을 수 없다.       124071632832494.jpg
    이 게놈프로젝트 일빠따 새퀴들!!!           약 7년전 이야기구나...   그녀는 내 친구를 용서했을까...       아! 미치도록 슬프고도 아름다운 학창시절이여!!
하이베입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