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래도록 암약해온 제3국의 비밀 첩보원으로 여겨지는 미모의 여인이 자신의 집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한국 이름은 최설휘, 나이 29세, 직업은 외국어학원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강사였다.
살인자가 방문했을 때, 그러니까 죽기 직전 그녀는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녀의 시체는 외출복을 입은 채 식탁 테이블 밑에 쓰러져 있었다. 누군가가 대리석으로 된 꽃병으로 그녀의 머리를 내려쳤다. 그녀는 식탁 의자에 앉아있다 그 일격에 그대로 쓰러져 사망했다.
그녀가 쓰러져 있는 식탁 밑에는 그녀의 것인 작은 손거울 하나와 립스틱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에는 립스틱이 발라져 있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가 집으로 찾아온 살인자와 외출을 하기 위해 손거울을 들고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려고 하는 순간 살인자가 식탁 위에 있던 대리석 꽃병을 집어 그녀의 머리를 내려친 것 같았다.
그녀는 최근에 ‘스파이의 사생활’이라는 추리소설을 써서 발표했는데 그 책이 그녀의 죽음과 상관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녀는 책에서 뭔가 말하지 말았어야 할 것을 말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킬러나 다른 스파이를 보내 살해한 것일 수도 있었다.
현장에서 은요일 요원은 죽은 여자가 앉아 있었던 테이블 밑에 립스틱으로 그린 그림을 발견했다. 죽은 여자가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이 사건을 조사할 수사관들에게 범인에 대한 단서를 남기기 위해 립스틱으로 그림을 그려 놓은 것 같았다.
“이거 흉터야 뭐야? 범인의 이름이나 암호명 같은 것을 남기는 대신 특징을 그려놓은 것을 보니 범인은 죽은 여자와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군. 그리고 뚜렷한 특징만을 간략하게 표현한 것을 보면 상황이 꽤 급박했던 모양이군. 범인의 특징은 이 흉터, 그리고….”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던 은 요원이 호주머니에서 돋보기를 꺼내 그림을 세밀히 살폈다.
“오른손잡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누가 죽은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은 요원은 죽은 여자가 위장 취업을 해서 일을 해왔던 외국어학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녀의 강의를 들어온 몇 명의 수강생들을 모아놓고 다짜고짜 물었다.
최설휘 씨가 왼손잡이였습니까, 오른손 잡이였습니까?”
그러자 잠시 생각하던 학원생들이 오른손잡이가 틀림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렇군!”
은 요원은 수사 끝에 사건이 일어나던 무렵 죽은 여자의 집 근처에 있었고 죽은 여자가 테이블 밑에 립스틱으로 그려놓은 그림에서처럼 얼굴에 흉터가 있는 유력한 용의자 4명을 붙잡았다. 유력한 용의자 네 사람은 외모가 비슷비슷했다.
범인은 분명 당신들 중 한 명인데….”
은 요원은 여자가 그려놓은 그림과 네 명의 유력한 용의자들의 인상을 비교해보았다. 딱 맞아 떨어지는 특징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은 요원은 곧 한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범인은 바로 당신이군!”
은 요원이 지목한 범인은 누구이며 그를 지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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