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생의 꿈이야기

옛날유머 작성일 09.07.17 12: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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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온가족이 웃는 일이 생긴것 같습니다.
저희집 식구는 어머니,저,여동생둘 이렇게 랍니다.

평소에 그리 한방에 앉아서 얘기를 하지 않는데
간만에 온식구가 이불을 펴고 한방에 누워서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어릴적 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문득 제가 생각나서 이렇게 말했죠.

"어릴때는 로보트 만드는 꿈같은게 있었는데...
난 내가 공학자나,과학자가 될줄 알았어."

그리고 막내동생이 그랬습니다.

"난 의사 선생님 하고 싶었는데..."

근데 첫째 여동생이 가만있다가 한마디 하는겁니다.

"나는 아무것도 안따지고 돈 열라 많은 남자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우린 당연히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 인줄 알았죠.

"이혼해서 위자료 받고 잘살면 좋겠다."

우리집 식구들 표정은 그대로 경직된채 첫째 여동생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멋진 어휘력 구사의 저희 어머니가 가만있을리가 없죠.

"저 문디 가스나는 끄떡카마 꿈이 저지랄이고...!!"

저는 궁금해서 물었죠.

"왜 엄마...?"

"저 가스나 중학교때 꿈 물어보이까 뭐라 카드노 너거 기억안나나?"

저와 막내동생은 곰곰히 생각하고 첫째 동생은 얼굴이 붉어진채
갑자기 벽쪽으로 돌아 눕더군요.

"다리밑에서 돈뭉치 끌어안고 잤으면 좋겠다 안카드나!!"

"아..-_-;"

그랬습니다. 다리밑에서 돈끌어안고 자는게 제 첫째동생의
중학교때 꿈이었습니다. 그 돈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왜 하필
다리밑에서 돈을 끌어안고 자고 싶어 했을까요?
저희집 식구는 어머니 말씀에 배를 잡고 뒹굴렀습니다.

문득 저도 떠오르는게 있더군요.

"엄마 숙경이 국민학교 4-5학년때 꿈도 기억난다."

"아..맞다 내도 생각난다카이..!"

"엄마도 뭔줄알어..?"

"그라모 알제!"

이번에는 첫째동생도 기억이 가물한지 잠시 다시 뒤돌아 눕습니다.

"저 가시나 그때는 다리밑에서 통닭 끌어안고 잤으면
좋겠다 안카드나!!"

그렇습니다. 그시절에는 통닭이었습니다.
우리는 미 친듯이 웃으며 조금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았습니다.

"다들 고만하고 자자!!"

제 첫째동생이 버럭 소리 질렀습니다. 그때 저희 어머니
발로 제 동생 엉덩이를 밀며 답변 하시더군요.

"닥치라 문디 가스나야!"

제동생은 울상이었고, 어머니는 간만에 호기를 잡은듯
마구 마구 동생의 꿈이야기를 말씀 하시더군요.

"자가 국민학교 1-2학년때가 생각난다."

"......?"

우린 모두 궁금했습니다 이번엔 또 뭘까 하구요..-_-;

"빵 끌어 안고 다리밑에서 잔다 안카드나...-_-;"

우린 멍해질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딩부터 중학교까지 빵,통닭,돈 끌어안고 자고 싶어 했었으니...
하지만 지금은 그나마 매우 정상이고 열심히 일하는걸 보면
참 그시절이 신기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저희가 아주 어렸을때
매우 가난한 시절이야기가 나왔죠.

저도 뭔가 울컥했던 시절이 기억나더군요.
동네 아이들이 50원짜리 쥐포를 조금 뜯어서 땅에 던져주면
그걸 6살이었던 제 첫째 동생이 주워 먹고 애들은 그런걸로
장난을 치던 이야기였습니다.
참고로 현재 제 첫째 동생은 24살입니다. ^^;

"난 숙경이가 그랬던거 때문에 내가 동네 애들 쥐어패고
사람들은 나만 욕하고, 정말 속상했었는데..."

"그렇다 아이가 미애(막내동생)는 안그랬는데 야는 순해가꼬
동네 놀림감이었다 아이가 어릴때는 그바람에 성화이 니는
맨날 나쁜놈 되고..."

그랬습니다. 어릴때 전 제 첫째 동생때문에 동네에서 성질드럽고
시비 잘걸고 싸움질만 하는 이유를 막론하고
나쁜아이로 찍혀있었답니다.

하지만 누구나 자기의 동생이 놀림감이 되고 있다면
매우 화가 났을테고 저처럼 행동 했을겁니다.

"훗..그때 꿈은 뭐였을까..?"

제가 묻기가 바쁘게 막내동생이 그러더군요.

"쥐포 끌어안고 다리밑에서 자고 싶다 그랬을꺼 같다. -_-;"

저는 그래도 첫째동생이 6살밖에 안되는 그렇게 어릴때는
그런말을 하진 않았을꺼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했죠.

"쥐포 파는 상점차려서 마구 먹고 싶어 했던거 아닐까...?"

저희 어머니는 조용히 웃으시며 씁쓸한듯 한마디 하시더군요.

"너거 다틀렸데이, 숙경이가 6살때라가꼬 생각이 없어서
그런 말을 못했다 아이가.."

"그럼 내가 뭐라고 하던데..?"

첫째 동생이 드디어 진지한 눈빛으로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조용히 한마디 했고 우리 가족은 그자리에서
까무러치고 말았습니다.

"빙시 가튼기 땅바닥에 쥐포가 까뜩 떨어져 있으면
좋겠다 이지랄 하더라!"

".........-_-;;;;;;;;;;;"

그순간 제 첫째 동생은 기억이 나지 안는다며 말도 안된다며
발악했고, 저희 어머니는 그렇게 발악하는 제동생을 보며

"빙시 가스나야 닥치라 우후후!"

그러면서 무지 놀렸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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