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장소는 여인숙. 여자는 웅크리고 울고 있다.
남자는 당당하게 여자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니 하나 못 먹여 살리겠나 !!”
◆1980년대
이제부터는 여관이다. 아직까지도 여자는 흐느낌을 보이며 울고 있다.
박력은 조금 없어졌지만 남자는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오빠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1990년
장소는 교외의 러브파크. 러브호텔 등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여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남자는 방바닥에 누운 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여자는 옷을 챙겨 입고 방을 빠져 나가며 남자에게 한마디 던진다.
“자기야, 나 바빠서 먼저 갈게… 삐삐 쳐!!!”
◆1995년
남자도 담배를 피우고 여자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남자가 고개를 푹 숙이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여자는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남자를 향해 말을 던진다.
“너~~~~~ 처음이구나???”
◆2000년
남자는 자리에 누워 이불로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리고 있다.
여자는 화가 난 듯 신경질적으로 누워 있는 남자를 향해
앙칼지게 소리친다.
“야!!!… 넌 토끼니???!!!”
◆2009년
남자는 누워서 울고 있고, 중년의 여자는 여유있게 옷을 주워 입고는
돈을 몇푼 꺼내 침대 위에 올려 놓는다.
“이 돈으로 용돈이나 하고, 내가 연락하면 총알 같이 튀어나와,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