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의 취향은 가끔 잔인하다. 사냥한 곰이나 호랑이를 거실의 깔개(러그)로 만들어놓고는 자랑스러워한다. 동물들은 머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몸통이 한 장의 모피가 된다. 입은 벌리고 눈을 치뜨게 박제된 경우가 많다.
미국의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 크리시 코넌트는 자신의 몸을 본 떠 실리콘 모형을 만든 후 그것으로 거실 깔개를 만들었다. 곰이나 호랑이 깔개와 전체 모양이 똑 같다. 표정과 입도 마찬가지다.
크리시 코넌트의 애매모호한 작품 해설에 따르면 이 인간 피부 러그는 자신과 부모님과의 관계를 표현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억압적인 영향을 남긴다는 사실을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해외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작품은 영국 사치 갤러리에서 전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