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직접 겪은 실화입니다.
약 2%의 연출이 가미되었다는 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 초등학교 3학년때.
당시 담임 선생님께서는 약 40대의 여성 선생님이셨다.
성함은 '송XX'.
당시 난 선생님과 원숭이와 개처럼 너무나도 사이가 안좋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4교시에 담임 선생님께 또 혼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화가 나서 밥도 안먹고 혼자 투덜대며 계단에 앉아있는데 친구가 와서 위로를 해주었다.
친구의 위로에 득의양양해진 나는 담임 선생님에게 송충이라는 별명까지 붙이며 분을 표출했다.
"담임 송충이 진짜 미쳐버리겠어! 내가 진짜 선생만 아니면!!!"
......등등 그 나이때까지 배운 욕이란 욕은 모두 선생님께 쏟아부었다.
그런데 복도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순간 직감했다.
정말 영화처럼 나한테도 이런 일이 있구나 싶었다.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역시 내 뒤에는 담임 선생님께서 서계셨다.
그때 날 내려다보시던 담임 선생님의 눈빛은 아직도 꿈에 나올 정도다.
그렇게 엉덩이에 불이날 정도로 쳐맞은 후 난 4학년이 될때까지 청소당번이 되었다.
2. 중학교 체육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원래 운동장을 돌때는 왼쪽으로 돌아야 한다.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기 위해서지.
하지만 우리학교는 전통대로 오른쪽으로 돈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말했다.
"무슨 그런 쓸데없는 전통이...!!"
다른애들 운동장 돌때 난 빠따를 맞게 되었다.
3. 중학교 때...
음악 선생님께서 체격이 엄청 좋으시고 굉장히 무서운 분이셨다.
'단소'였나? 하여튼 그런 목관악기 시험을 보는게 있었다.
제대로 못불면 맞는 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우리반은 단소 연습에 매진이었다.
그런데 난 정말 아무리 불어도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바람소리만 '휙~휙~' 날 뿐, 악기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음악시간.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음악선생님께서는 그것은 사랑의 매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그 무언가를 드시고 내 앞에 서셨다.
"해 봐."
난 일어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단소를 입에 갖다대고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어린 생각에 맞기 싫어서 단소를 부는척 휘파람으로 연주를 한 것이었다.
......
정말 한 순간이었다.
"이 새끼가...!!!!"라는 소리와 함께 배에 강한 충격을 받아 음악실 맨 뒤까지 굴러간 후 기억이 끊겼다.
4.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선생님께서 씩씩대며 들어오셨다.
"중년시대(본인)라는 놈 나와!!!"
시선은 나에게 집중됐고 나도 영문을 모른채 얼떨결에 앞으로 나갔다.
선생님께서 손에 들고 계신건 중간고사때 본 나의 OMR카드(답안지).
OMR카드 뒤쪽에 붉은팬으로 적은 주관식 답을 보시며 선생님께서는 싸대기를 날리기 시작하셨다.
"조선시대에 빈민구제를 위해서 만든게 뭐? 유니세프라고? 이 새끼가...!!"
철썩!
"답이 조계종인데 이건 뭐야? 오움진리교? 시험이 장난이냐?!"
철썩!!
지금 기억나는건 이정도인데 하여튼 주관식 5개를 전부 국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걸로 썼던 것이다.
나머지 3개의 국사문제가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쓴 주관식 답은 '고르바쵸프', 'UN', '에반게리온'이었다.
싸대기를 한 20대정도 맞고 난생처음 수업시간 한시간동안 난 복도에 서있었다.
5. 마지막으로 맞은건 아니지만 퇴학당할뻔한 고등학교 3학년 때...
반에서 꼭 한명씩 있는 만화 잘 그리는 녀석이 바로 나였다.
그 날도 쉬는 시간에 혼자 끄적끄적 낙서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다가와 내가 그리는 모습을 유심히 보는 같은반 우리학교 싸움 넘버투.
얼굴에 핏기가 싹가시며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지만 모르는채 떨리는 손을 붙잡아 난 계속 낙서를 하고 있었다.
"야."
"네? 아,아니...응?"
갑자기 넘버투가 불러서 난 당황했다.
"너 그림 좀 그린다?"
"고맙습...아니 응, 뭐 그냥 조금."
그렇게 친근하게 다가온 넘버투는 악마의 미소로 날 악의 구렁텅이로 밀고 있었다.
넘버투는 야한것도 한번 그려보라고 했고 난 쓸모없는 저항을 몇번 하다가 항복하고 말았다.
......
그렇게 연습장에 나의 손으로 그려진 망가가 탄생했다.
분량도 엄청났고 내용도 상당히 하드코어했다.
정말 그리기 싫었지만 넘버투가 옆자리에 앉아 일일이 어떻게 그리라고 지시를 해주니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연예인과 야한 짓, 동물이랑 야한 짓, 여선생님과 야한 짓, 남자끼리 야한 짓 등등...
......
그 망가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수업시간에 모두 돌려보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내 의지와는 그려진것도 아니고 선생님께 걸렸다가는 큰일이기에 막아보려 했지만 정말 손 쓸 방법이 없었다.
......
그리고 결국 일이 터져버렸다.
한 녀석이 수업시간에 그 망가를 보다가 선생님께 걸린 것이었다.
바로 압수.
점심시간에 교내방송이 울리며 교무실로 오라며 내 이름이 불려진다.
여러 선생님들 사이에서 담임선생님께서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내가 그린 망가를 넘기셨다.
"중년시대(본인)야......"
"네..."
"니가 그렸냐?"
"......네."
"정말 이걸 니가 그렸다구?"
"............네..."
"......알았어, 가 봐."
꾸벅 인사를 하고 교실로 돌아가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눈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먹었다.
그런데 그 뒤에 아무 일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삼일 후...
종례가 끝나고 담임선생님께서 부르셨다.
"사실 이번 문제가 조금 커."
"예?"
"어떤 선생님은 정학감이라고 하고 어떤 선생님은 퇴학시켜야 한다고 하고...하여튼......그림이 좀 심해."
그랬다.
그 때 내가 그린 그림은 정상적으로 야한게 한장면도 없는 슈퍼울트라초하드코어였던 것이었다.
"근데 내가 널 알잖아. 평소에 착하고 성실하고...그래서 어떻게든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가게 됐어."
그 말을 듣는 순간,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나팔을 불며 찬송가를 부르는듯 했다.
다행하도 담임 선생님의 변호로 무사히 넘어가게 된 것이었다.
......
하지만 그 뒤에 난 선생님들께 완전히 찍혔다.
몇일동안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마다 먼저 하시는 말씀이...
"이 반에 변태 있다며? 누구야?"
49개의 검지손가락이 순식간에 날 향한다.
같이 본 동료들의 배신이 그렇게 마음 아플 수가 없었다.
......
그 뒤로 난 졸업할때까지 낙서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