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으신 그분. 실사는 내가 무서워서 못올리겠어.]
어 젠장... 어둠을 틈타서 실수로 바퀴를 밟았는데 그 기분이 가히 상상초월로 나쁘다.
그런데 웃긴게 나 그 바퀴한마리로 존내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했다거.
밟았을때의 그 빠직이라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파열음과 마치 봉선화씨가 톡터져나오는 듯한 그 발바닥의 감촉을 느끼는
그 짧은 순간에
'이게 만약에 사람이라면 라인언 일병구하기에서 나오는 애들처럼 엄마를 찾지는 않아도
존내 괴롭겠지? 잠깐 바퀴벌레는 고통을 못느끼잖아. 아니지 그래도 저걸 사람으로 친다면
내장파열이잖아. 아무리 바퀴라고해도 그건 너무 불행해. 어쩌면 사랑한번 못해본
동정 혹은 처녀일지도 몰라. 아 젠장... 심정이 복잡해진다?'
라고 생각하면서 티슈몇장 뜯어다가 일단 그 바퀴를 덮으면서 또 생각을 하는거야.
'앞에서 그렇게 바퀴벌레에 대해서 심각하게 동정적인 생각을 했는데
터진 바퀴벌레를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싸악 들어가버리고
이 지구의 패권을 넘겨줄 수는 없지라는 생각이 드는것으로 보아
실제로 외계인이 있고 그 외계인이 우리 인류라는 종보다 고도의 문명을 가진 존재일 경우에
지구인이라는 것이 비록 바퀴벌레라는 종과는 다른 지구라는 행성에 문명을 창조한
기념비적인 일을 해낸 종이지만 프로토스같은 외계인의 입장에서야 인간시점으로 본다면 개미가 분업하는 것이랑
별반 차이없는 수준일거라고 생각할테고 내가 방금 생각한것처럼 감히 우주의 패권을 넘보다니 생각하면서
인류를 우리가 바퀴벌레 죽이듯 싸악 갈아버려 스타더스트로 만들어버릴 확률도 꽤 되잖아?'
이러면서 바퀴를 치우려는데 애가 밟혀서 내장파열로 생명을 부지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죽은척을 한 다음에 도망칠려고
유리가면 주인공 뺨싸데기 후릴기세로 연기하더라.
'아 젠장. 생명은 존내 위대하네. 나라도 그러기는 하겠는데 이거 너무하잖아?
그래. 난 이제 알 수 있어. 이 바퀴는 전생에 나한테 큰 죄를 져서 축생으로 태어난거야.
그리고는 수없이 윤회를 반복하면서 착한짓을 하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되는건데
그게 하필이면 나한테 밟히는 거였던거지. 그래서 이녀석은 나한테 밟히려고 어두은 밤길에
홀로 내가 다니는 동선에 있었던거야. 그래. 그런거야. 평소라면 존내 날렵하고 플라잉을
하는 존재인 그 혹은 그녀가 나의 이 둔탁한 몸놀림에 밟힌것은 그런 이유야.'
.... ... 아 젠장. 치워야하는데... 씌바... 아직도 티슈밑에서 죽은척하고있어. 그런데 살짝살짝 움직여.
역시 생물은 전체적으로 점점 똑똑해지는게 맞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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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기가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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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같으면 그냥 치웠는데 이게 예측못하고 발로 사뿐히 즈려밟고 죽였더니 정신적으로 충격이.. 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