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폰문....(弔폰文)

은빛감성 작성일 10.11.04 01: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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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 2010년 11월 4일에 짱공인 은씨는 두어 자 글로써 폰자에게 고 하노니, 인간의 벗 가운데

 

종요로운 것이 핸펀이로대, 세상 사람이 귀히 아니 여기는 것은 도처에 흔한 아이폰 때문이로다.

 

이 핸펀은 한낱 작은 물건이나 이렇듯이 슬퍼함은 나의 정이 남과 다름이라.

 

오호통재라, 아깝고 불쌍하다. 너를 얻어 손에 지닌 지 우금 23개월이라, 약정도 다하지 못하메

 

어이 인정이 그렇지 아니하리요. 슬프다.

 

눈물을 잠깐 거두고 심신을 겨우 진정하여 너의 행장과 나의 회포를 총총히 적어 영결(永訣)하노라.

 

 

 

연전에 은상병 취업하시메 그길로 나가 종로를 다녀오신 후에, 최신 시크릿폰을 구입하시거늘,

 

친구와 부모께 자랑하고, 후배들도 낱낱이 보여 주고, 그 연분이 비상하여 너를 무수히 고장내고

 

빠뜨리고 떨어뜨렸으되, 오직 너 하나를 연구히 보전(保全)하니, 비록 무심한 물건이나

 

어찌 사랑스럽고 미혹(迷惑)지 아니하리요. 아깝고 불쌍하며, 또한 섭섭하도다.

 

 

 

나의 신세 박명하여 옆구리에 한 여친 없고, 얼굴이 흉완(凶頑)하여 일찍 장가도 못가고,

 

문자질에 마음을 붙여 널로하여 시름을 잊고 생애를 도움이 적지 아니하더니,

 

오늘날 너를 영결(永訣)하니, 오호통재라. 이는 귀신이 시기하고 하늘이 미워하심이로다.

 

 

 

아깝다 핸펀이여, 어여쁘다 핸펀이여, 너는 미묘한 품질과 특별한 재치를 가졌으니, 비록 아이폰과

 

갤럭시가 있다 한들 물중(物中)의 명물(名物)이요, 굳세고 곧기는 만고(萬古)의 충절(忠節)이라.

 

금간 액정은 찡그린 듯 하고, 뚜렷한 진동음은 소리를 듣는 듯 지라. 심심할제 게임과 디엠비를 보매

 

그 민첩하고 신기함은 귀신이 돕는 듯하니, 어찌 인력(人力)이 미칠 바리요.

 

 

 

이 생(生)에 백년동거(百年同居)하렸더니, 오호애재라, 핸펀이여. 금년 11월 4일 자시(子時)에

 

화장실 변기에서 일을 보다가, 무심중간(無心中間)에 뒷주머니에서 빠져 똥찬 변기에 빠지시니

 

깜짝 놀라와라. 아야 아야, 핸펀이여 똥범벅이 났구나. 정신이 아득하고 혼백(魂魄)이 산란 (散亂)

 

하여 마음을 빻아 내는 듯, 두골을 깨쳐내는 듯, 이윽도록 기색혼절(氣塞昏絶)하였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건져보고 씻어본들 속절없고 하릴없다. 편작의 신술로도, 장생불사(長生不死)

 

못 하였네. 동네 에이에스센터에 고치련들 어찌 능히 고칠손가. 한 팔을 베어낸 듯, 한 다리를

 

베어낸 듯, 아깝다 핸펀이여, 뒷주머니 만져보니 꽃혔던 자리 없네.

 

 

오호통재라. 내 삼가지 못한 탓이로다. 무죄한 너를 마치니 백인(伯仁)이 유아이사(由我而死)라.

 

누를 한(恨)하며 누를 원(怨)하리요. 능란한 성품과 공교(工巧)한 재질(才質)을 나의 힘으로

 

어찌 바라리요. 절묘한 의형(儀形)은 눈 속에 삼삼하고, 특별한 품재(稟才)는 심회가 삭막하다.

 

네 비록 물건이나 무심치 아니하면, 후세(後世)에 다시 만나 평생 동거지정(同居之情)을 다시 이어,

 

백년고락(百年苦樂)과 일시생사(一時生死)를 한가지로 하기를 바라노라.

 

 

 

 

흐헝헝..... 약정 2개월 남았는데..... 흐헝헝....

 

여러분.... 화장실에서 뒷주머니에 핸펀 넣지 마세요.... 흐헝헝.....

 

마지막으로 핸펀에게 조문을 바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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