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봉은사 대웅전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보고 불교를 폄훼하는 장면 등을 담은 충격적인 동영상이 누리집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봉은사 땅밟기’라는 제목의 6분짜리 동영상은 20~30대로 보이는 남녀들이 대웅전을 비롯하여 봉은사 경내 곳곳에서 기도를 올리는 장면이 들어 있다.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우상을 만들지 말지니’라는 성경 구절로 시작하는 동영상은 불상, 사천왕상, 돌계단, 탱화 등을 보여주며 이를 ‘사람들이 만든 우상들…헛되고 헛된 것들’이라고 지적한다.
‘찬양인도자학교 주님의향기 6조’라고 소속을 밝힌 이들은 동영상에 ‘주님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보내소서’라는 자막과 함께 봉은사 대웅전, 불탑, 대웅전 입구 계단 등에서 두 손을 하늘로 뻗은 채 기도를 하고 요사체 기둥이나 불경 위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사진을 담았다. 동영상은 ‘주님!! 우상은 무너지고 주의 나라 되게 하소서!!!’라는 기도문으로 끝이 난다.
이들은 이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밝히며 소감까지 찍어 올렸다. 동영상 첫 부분에 등장하는 한 여성은 “이 땅이 하나님의 땅이라는 것을 선포했다”며 “분명히 이 땅은 (하나님에 의해)파괴될 것이고 (하나님에 의해)회복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 남성은 “쓸데없는 우상이 많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고 다른 여성은 “주님을 믿어야할 자리에 너무나 크고 웅장하게 절이 들어와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동영상이 공개된 뒤 누리집은 이들의 도를 넘는 행태에 대한 비난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사이비 종교라도 다른 종교 건물 안에서는 그런 짓은 못할 듯”이라고 비판했고 “타종교에 대한 존경과 배려가 없다면 그것은 종교가 아니고 독선”이라는 글도 달렸다.“광신도는 못 말린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기독교인들조차 대부분 이들의 행동을 나무랐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진짜 이것 아닌 듯”“같은 크리스천으로써 안타깝기 그지없다”“기독교인으로서 봐도 정말 씁쓸하다” 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그대들은 믿음이라 칭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예수를 욕되게 하였다”는 준엄한 꾸짖음도 있었다. 드물지만 “자랑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강남 한복판에 절이 있으니까 강남이 환락가가 되는 겁니다. 예수 믿으면 다 거룩해집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