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3살의 여대생이구요. 어제 있었던 일이 너무 뭐라 그래야 되지 고마워서요. 그 남자분을 꼭 다시 뵙고싶은 맘에 톡에 글 남겨봅니다.
어제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러니까 금요일 아침이지요.
제가 친구와 약속이 잡혀있어서 이른 아침부터 준비해서 부랴부랴 지하철로 향했습니다.
근데 아침엔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특히 강남역은 더 붐벼서 힘듭니다ㅠ.ㅠ
성추행이니 뭐니 티비에 많이들 나오지만 정작 한번도 그런장면을 본적이 없어서 저랑은 먼줄만 알았습니다. 제가 타이트하게 입은것도 아니었습니다ㅠㅠ
평소와 다름없이 니트에 코트, 그리고 긴 목도리 그리고 그냥 살짝 붙는정도의 바지였는데 어제따라 진짜로 느낌이 이상한겁니다. 성추행 당해보시지 않으신 분이 많으셔서 잘 모르실까봐 말씀드리는건데요.
진짜 소름이 쫙 끼칩니다. 한번에요. 허벅지부터 엉덩이까지 타고 올라오는 손가락 하나하나가 느껴져요. 지금 글 쓰면서도 진짜 울정도에요..
제가 폰으로 친구랑 문자를 하다가 갑자기 든 느낌에 진짜 한순간에 얼어붙어버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소리친다구요?
하지말라고 거세게 반항한다구요?
그거 진짜 어려운 일입니다. 말로만 쉽지. 당해보면 진짜 뼈저리게 느낄겁니다. 아예 목이 잠겨서 말조차 나오지 않을정도로 무섭단 말입니다. 정말로. 그래서 제가 봉 옆에 서있어서 그 앞 창문으로 봤는데 멀쩡하게 생긴 제 또래 남자더라구요. 순간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 이런짓 하나 싶다가도 또 서럽고..
바들바들 떨기만 하던 제 옆에 한 남자분이 절 의아하게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달달 떨고 있는게 다른 사람 눈에 비춰질정도로 떨어댔으니 그럴만도 하죠. 주위에 다른 분들도 다 보셨는데요.. 모른척 하십니다. 틈새가 살짝 있어서 제 엉덩이에 손을 댄 그 손이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제가 죄지은마냥 고개를 푹숙이고 계속 그러고 있는데 제 옆의 남자분이 절 훑어보다가 엉덩이로 눈길이 갔습니다.
수치심에 진짜 울려고 하는거 입술 꽉 깨물고 참고있는데 갑자기 그 남자분이 말하기 제게 말했어요.
"저기요."
고개를 들어가지구요. 그 남자분을 봤는데 그때까지도 그 변태는 계속 절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 남자분을 쳐다보니까 다시 말했습니다. (대화내용은 어제내용이라 정확할 겁니다!)
"이리로 오세요."
"네?"
그리고 제 손목을 확 끌어서 자신의 뒤에 세웠어요. 그 출근시간대의 비좁음을 뚫고서 말이죠!... 그 순간에 그 변태가 도망가려고 방향을 트는데 그 사람 못가게 손으로 막고서 다시 말했어요..
"왜 남의 엉덩이 만집니까?"
"안 만졌는데요."
"만지는거 제가 봤는데 뭘 안만져요."
"안 만졌다구요."
"저기요. 엉덩이 만졌죠?" - 저한테 물어봄
"네? ....네.."
"만졌대잖아요. 왜 남의 엉덩이 만져서 니 성욕구 채우려고 하냐구요. 진짜 구질구질하게 사시네요. 사과해요."
"안 만졌다니.."
"사과하라고."
진짜 제가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두 눈은 완전 충혈돼있고 사람들 시선은 저희한테 다 집중돼있고.. 제가 또 떨었거든요. 이 글을 보시면 왜 자꾸 떠냐고 막 그러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제 의사와 상관없이 몸이 막 떨려요. 무서워가지구요.. 그 남자분이 크게 말하니까 그 남자가 그제서야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 저한테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사실 2번이 아니라 한 10번 넘게 했던거 같아요. 정말 삭막한 삶을 다시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다신 겪고 싶지 않은 더러운 일이기도 하고요. 그 남자분 아니었으면 계속 그 느낌 느끼면서 갔을걸 생각하니까 치가 떨립니다. 지금도.
그 남자분이 다음역에서 같이 내려가지고 막 이것저것 다 물어봐주시고 막 그래가지구요. 제가 밥 한번 거하게 살려고 번호 알아뒀습니다.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때는 정말 고마워서 절이라도 할수 있을 정도였기때문에 무엇을 해서라도 되갚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대체 몇명이나 있단 말입니까? 제가 비루한 대학생일지라도 제 통장에 있는 돈 다 빼서라도 크게 밥 살겁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고맙습니다! 진짜 이런 남자랑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거 다음 후기 올라왔어요
우와 여러분..
전 제가 올린것도 다 까묵고 있다가 이제야 봤는데 추천수가 1150이라뇨!!!!! 조회수가 70000을 훌쩍 넘다뇨!!!!!! 정말 감격입니다.. 처음 써본건데ㅠㅠ 댓글 하나하나 다 봤어요. 계속 보고 웃다가 미쳤냔 소리 들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대화내용 정확해요. 아이폰으로 풀 녹음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자분들이 후기를 원하셔서 정확히 알려드릴려고 그런거니까 너무 욕하지 말아주세요 ㅠㅠ[헉.. 녹음한게 안될짓이였던건가요??ㅠㅠㅠ 죄송해요.. 어쩌죠??....]
바로 어제일이었습니다! 15일 화요일이죠?ㅎㅎㅎ 그때 시간이 되신다길래 후딱 약속을 잡고 만났어요. 여러분 자세히 읽으셨으면 아실텐데 번호 알아둘때는 사심이 분명 없었는데요.. 저번 판 쓸때는 정말이지 사심이 넘쳐났어요. 다시 기억을 떠올려보니까 진짜 그런남자는 다시 없을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목동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진짜.. 제가 한껏 차려입고서.. 꾸민듯 안 꾸민듯 해보일려고 억지로 노력하면서.. 목동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어쩌죠?? 진짜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콩깍지가 씌인걸까요?? 그분을 안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이래도 되나 모르겠어요ㅠㅠ..
아! 그리고 그분 용모를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아서 알려드립니다~!!! 흐항 원빈은 아니구요.. 정말정말 거짓말 안치고 JYJ의 박유천씨를 닮았습니다ㅠㅠ 진짜에요!
(사진지웠어요..머리깎일까봨ㅋㅋ 걍 유천씨사진임 )
이 얼굴과 가장 흡사합니다!! 이 상태에서 저 속쌍커풀이 아예 없는 무쌍커풀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에 비해 저는 지극히 평범합니다..
아무튼 목동역에서 그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의 이름을 K라고 두겠습니다.
K : 아, 안녕하세요.
저 : 아? 안녕하세요.
정말ㅠㅠ 어색해서 죽을뻔 했습니다. 저번에는 정신이 없어서 인사만 하고 나오면 됐지만 이젠 얼굴을 맞대고 밥을 먹어야 되지않겠습니까?ㅠㅠ 그래서 애꿎은 손만 만지작만지작.. 제가 떨리면 몸까지 막 떠는데 그 꼴이였어요.. 최악으로 보였겠죠?ㅠㅠ 와 어떻게 그렇게 떨릴수가 있단 말입니까!!
저 : 저기.. 제가 예약해놨거든요. 근데..
K : 네?
저 : ㅠㅠ저기.. 스파게티 전문점인데 혹시 스파게티 싫어하실지도 모른단 생각이 지하철에서 갑자기.. (횡설수설.. 후회됩니다ㅠㅠ 너무 떨려서..)
K : (웃음) 저 스파게티 좋아해요~!
저 : 진짜요?!! (목소리 완전 컸어요ㅠㅠㅠ아..) 아, 다행이다!! 다행이에요.
K : 흫ㅎㅇ핳ㅎㅇ하 진짜 오늘 기대돼요!
저 : 네? 기대하지 마세요ㅠㅠ 진짜 맘 같아선 신라호텔에 데리고 가고 싶거든요ㅠㅠ 죄송해요.
K : (진짜 배를 잡고 웃었어요..) 아.. 그때 지하철에서 안 만났으면 큰일날뻔 했네요.
저 : 그렇죠?? 저도 그쪽 아니였으면 큰일.. 아!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K : K에요! 그쪽은요?
저 : 저는 ㅇㅇㅇ이에요~!
그렇게 어색함없이?? 무사히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거기가 제가 아는데중에 제일 맛있고 비싼데였어요ㅠㅠ 진짜 신라호텔 데리고 가고싶었는데ㅠㅠ 아무튼 그 식당안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했는데.. 주문을 하고나니까 어색함이 절정을 이루더라구요. 진짜 제가 식은땀이 등에 날정도로 긴장을 해가지고 그때 표정 볼만했을거에요ㅠㅠ..
K : 몇살이세요?
저 : 아? 저 23살이에요.
K : 저보다 어리네요~ 저는 27살이에요.
저 : 네?? 정말요?? 저랑 또래일줄 알았어요~!!
K : (웃음! 웃는거 정말 이뻐요.. 정말 반한걸까요.) 진짜요? 고마워요. ㅇㅇㅇ씨는 진짜 23살같아 보여요~
저 : 그거 욕 아니죠? (웃음) 고맙습니다!
K : 아니에요! (큭큭댔어요. 이때 진짜 .. 멋있었어요...진짜로..) 귀여워요.
이 말 딱 하자마자 음식이 나왔습니다. 제 얼굴이 빨개지지 않았길 바래요.. 정말 떨려 죽을뻔 했거든요. 진짜 뻥 안치고 심장이 튀어나오는줄 알았어요ㅠㅠ 제가 남자소개도 잘 안 받고 그랬거든요. 모태솔로라서.. 운명적인 만남을 바란답시고.... 근데 진짜 오랜만에 남자랑 대면하려니..
저 : 입맛에 맞으시나요?ㅠㅠ
K : 네~! 이거 먹어볼래요?
저 : 네? 아니에요. 저 많아요~!!
K : 맛있어서 혼자먹기 아까워요ㅠㅠ
그리고서... 자신의 포크로 둘둘말아서 제게 건넸습니다. 그러니까 먹여주는게 아니라 아예 포크를 줬어요. 이건 말로만 듣던 간접키스가 아닙니까?ㅠㅠ 저 벌벌떨면서 먹었어요. 해물 스파게티였는데 무슨 맛인지도 못 느낄정도로 떨어댔어요..
저 : 마.. 맛있네요.
K : 그쵸? (눈웃음..)
저 : 제것도 먹어보실래요? 안 느끼해요!
K : 그래도 돼요?
저 : 그럼요~!!
K : 그럼 저도 주세요~
그래서 제가 어설프게 포크로 둘둘 마는데 이게 계속 풀리는겁니다!!ㅠ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아무리 베베 꼬아봐도 안되는거에요. 잘만 되던게 갑자기.. 그래서 제가 창피해서 울상을 지어보이니까 소리내서 웃으시더니 자신의 포크로 실례합니다~ 하고서 잡고 돌리니까 한번에 되더라구요.
와.. 실례합니다 할때.. 정말...
K : 맛있어요!
저 : 와.. 진짜 돌리는거 잘하시네요..
K : (진짜 끅끅대면서 웃음..) 가르쳐 드릴게요, 나중에. 제가 강의해드릴게요!
저 : 우와. 고마워요~!
그렇게 녹음기에는 그 후로도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별 내용이 없는터라 과감히 버리겠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헤어지는 시간에.... 밥을 먹고서 식당에서 나오니까 멀뚱멀뚱 서로를 그냥 쳐다보게 되더라구요. 이제 진짜 이 인연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이니까요ㅠㅠ
저 : 아.. 이제 볼일 보세요!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K : 아.. 네.
저 : 안녕히 가세요!!
K : 아.. 저기 제가 커피 살게요.
저 : 아?
K : 얻어먹기만 하니까 좀 그렇네요. 대단한 일 한것도 아닌데..
저 : 네? 아니에요~!! 안 사셔도 되요. 정말이에요!!
K : 아니에요. 그냥 가면 후회할거 같아요.
여러분.. 저 정말 이 때 심장마비로 죽는줄 알았어요ㅠㅠ 과장 하나도 없이 적은거에요!! 녹음기에서 들리는 그 음성만!!!!!!! 그래서 커피를 둘이서 마시고 이제 정말 헤어지는데 이때 K분이 이렇게 말합니다.
K : 아.. 저기
저 : 네??
K : 아... 저기 그 되게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는데요.
저 : 네??
K : 계속 연락해도 되나요?
저 : 네? 네. 제 폰 맨날 시계보는용이거든요ㅠㅠ 연락 해도 되요.(..또 후회할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K : (활짝 웃었었던것 같아요) 그럼 우리 다음에 또 봐요~! 그땐 제가 맛있는거 살게요.
저 : 진짜요? 네! 그래요.
K : 지하철 타고 가죠? 어디역까지 가요?
저 : 저 신도림 역이요.
K : 아, 맞다. 저랑 같이 가요~!
그리고 같이 가다가 정말 헤어졌습니다.
문자는 계속 진행중입니다ㅠㅠ 이렇게 존댓말 하는사이 정말 좋습니다. 후기를 또 남겼으면 하네요.. 정말 이 남자 좋아요! 문자로 밀당없이 바로바로 보내는것도 좋고ㅠㅠ너무 좋습니다 어쩌죠 제 맘이 제 맘이 아녜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