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13/2011081300093.html
단짝인 황양과 이양은 꼭 1년 전인 지난해 7월 말 봉사 활동을 위해 몽골에 갔다가 우연히 들른 작은 박물관에서 동해를 'Японское море(이폰스코에 모레·일본해)'라고 표기한 세계 지도를 발견했다.
둘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틈만 나면 몽골에서 본 지도를 떠올리며 "정말 분하다. 무슨 수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주위 어른들에게도 말해봤지만, 모두들 "어려울 것"이라고 말렸다. "곧 고3이 되니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두 여고생은 직접 나서기로 했다.
지난 1월 겨울방학 보충수업이 마무리된 후 둘은 박물관 관계자를 설득할 편지를 쓸 준비를 시작했다. 성공하면 이야기하기로 마음먹고 다른 친구들에게는 비밀로 한 채 도서관에서 동해와 관련된 자료를 찾고 인터넷을 뒤졌다. 가족들은 공부보다 동해에 빠져버린 둘을 걱정했다. 자료 조사에 3주가 걸렸다.
"유럽의 '북해'는 유럽 대륙의 북쪽에 있는 바다로, 노르웨이의 남쪽에 있지만 '노르웨이 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아시아 대륙의 가장 동쪽에 있는 바다는 '동해'로 표기해야 합니다." 편지는 한글로 써서 영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영어로 번역했다.
두 학생은 지난해 봉사 활동을 주관한 청소년역사문화교육원 김성호 원장을 찾아갔다. 김 원장은 지난 2월 돈드고비 지역 유력 인사인 한 구호재단 이사장이 방한했을 때에 맞춰 두 학생을 불러 소개했다. 황양과 이양은 가야금 음악이 담긴 CD와 함께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가 맞다"는 주장을 담은 편지를 전달했다.
그는 "편지를 보니 가만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몽골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7월 몽골을 다시 방문한 김 원장이 박물관을 찾아가 '동해'로 표기가 바뀐 지도의 사진을 찍어서 가져왔다.
국제 문제 전문가와 스튜어디스가 꿈이라는 황양과 이양은 "언젠가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본해'라는 잘못된 표기를 하고 있는 지도를 전부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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