및에 글읽다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서.......
노르웨이의 교도소 실험…자유로운 생활로 재범률 세계 최저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남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호르텐이라는 항구도시에서 불과 3㎞ 정도 떨어진 곳에 바스토이라는 작은 섬이 있다. 바스토이섬은 섬 전체가 교도소인 특이한 곳이다. 이곳이 특이하다는 것은 꼭 섬 자체를 교도소로 만들었기 때문은 아니다. 이곳에 수감된 죄수들은 다른 죄수들과 달리 거의 자유롭고 안락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도 이곳 바스토이섬 교도소 출신 수감자들의 재범률은 세계에서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징벌을 통해 범죄자들을 계도한다는 일반적 상식을 뒤엎은 노르웨이의 교도소 운영 실험이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이 7일 보도했다.
실제로 이곳의 죄수들은 죄수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죄수들은 쇠창살 속인 아닌 방갈로식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죄수들이 생활하는 방갈로에는 유선 TV가 갖춰져 있다. 죄수들은 또 섬 안에 설치된 사우나 시설과 영화관, 테니스 코트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해안에서 수용을 하고 일광욕을 즐기기 위한 이동식 팔걸이 의자도 곳곳에 설치돼 있고 죄수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중전화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언뜻 보기에는 이들이 죄수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바스토이 섬에는 현재 120여명의 죄수들이 수감돼 있다. 교도관 70여명이 이들과 함께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교도관 가운데 약 절반은 경비를 담당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수감자들이 다시 사회로 진출할 때를 대비한 직업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죄수들은 이곳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대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 해야 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
닐스라는 36살의 남성은 살인죄로 16년형을 선고받고 다른 교도소에서 8년 반을 복역하다 이곳으로 이송됐다. 그는 이곳에서의 생활은 이전 교도소 생활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닐스는 이곳에서 유람선 승무원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갖고 있던 나쁜 습관들을 이곳에서 모두 털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범죄자들에게 일반인과 거의 차이 없는 자유와 안락한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처벌을 통해 범죄자를 계도한다는 지금까지의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범죄자들의 생활을 위해 국민들의 세금을 쓰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범죄자들에 대한 더욱 엄격한 징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재소자들의 재범률을 놓고 보면 바스토이섬에서와 같은 방식은 분명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럽 전체에서 출소자들의 재범률이 70∼75%에 달하는데 비해 이곳 출신 재소자들의 범죄율은 5분의 1 수준인 16%에 불과하다. 노르웨이가 세계에서 복지 체계가 가장 잘 갖춰져 있고 국민들 가운데 재소자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노르웨이에는 사형 선고가 없을 뿐 아니라 법정 최고형이라 해도 징역 21년형에 불과하다.
바스토이섬에서의 규칙은 간단하다. 정해진 규율을 어긴 죄수는 다시 쇠창살이 있는 다른 교도소로 이감된다는 것이다. 이를 피하려 한 때문인지는 몰라도 바스토이섬의 재소자들은 규율을 위반하는 일이 거의 없다. 무사히 형기를 마친 뒤 출소한 뒤에 사회에 대한 적응도 잘 하고 있다.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을 이곳에서 몸으로 익히고 나가는 것이다.
죄수들이 바스토이 섬에서 받는 직업훈련은 축산업에서부터 농업, 세탁, 기계 조립,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하다. 이들은 이러한 훈련을 받으면서 하루 57크로나(약 1만1500원)의 보수까지 받는다.
마약 운반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고 바스토이로 온 28살의 피터는 좋은 대우를 받는 만큼 남들에게도 잘 대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에는 이처럼 자유롭고 안락한 생활을 보장하는 교도소가 모두 4곳이다. 바스토이섬은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이들 교도소들에서는 하지만 음주는 허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