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우리가 흔히 그 '내용'을 알고 있는 한국의 <춘향전>도 그 원전을 보면 굉장히 야한 '19금 스토리'이고 어린이 시절에 읽었던 <세계 명작 동화>들 중에도 그 원작은 야하거나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는 얘기를 종종 듣곤 했다.
대표적으로, 널리 알려진 동화 <백설 공주>의 '오리지널 스토리'는 요즘 우리 나라 TV극에 나오는 '막장 드라마'는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막장 잔혹극에 가깝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원래 '동화'라는 게 구전되어 전해져 내려오는 '민담'을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어린이 동화로 알려진 <백설 공주>의 경우엔 원래 '성인들을 위한 이야기'였다. 그랬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내용이 점점 순화되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 '구전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잔인한 부분'은 다 빼고 들려주게 되면서 지금의 '밝고 맑은 이야기'로 변형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린 시절에 읽었던 '어린이 명작 동화용 <백설 공주>'는 오리지널 이야기에서 여러 번의 각색 끝에 탄생한 이야기인 셈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백설 공주> 이야기에선 '여주인공의 미모를 시기하는 못된 왕비와 그녀에게 핍박 받다가 나중에 왕자를 만나서 행복해지는 착한 백설 공주'가 나오지만, 원작 <백설 공주>에서의 여주인공은 원래 '악녀'였다.
서양과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에서도 고대 왕실 같은 경우엔 '근친혼'을 많이 했는데, '백설 공주' 이야기가 구전되어 오던 그 시절의 서양에서도 근친 삐리리~가 많이 행해졌던 모양이다. 여러 번의 각색을 거쳐 내용이 많이 순화된 '어린이용 <백설 공주>' 내용과 달리 '원작 <백설 공주>'에서 여주인공과 갈등하는 인물은 그녀의 친엄마(생모)이며, 그 모든 비극의 원인 제공자는 백설 공주의 막장 아빠이다.
- 밝고 고운 내용으로 순화되기 전의 '오리지널 <백설 공주> 이야기' -
'한 나라의 왕인 여주인공 아빠'가 그 미모에 반해 '백설 공주의 엄마'한테 끊임없이 구애한 끝에 결혼했는데, 그 왕비(공주의 생모)가 애 낳고 점점 늙어가니 싫증 느끼곤 나중에 '딸인 백설 공주'랑 침실에서 삐리리한 짓을 저지르게 된다. ;; 어느 날 그 모습을 목격한 왕비는 자기 남편(왕)이 딸이랑 그 짓을 하는 걸 보고 심히 괴로워하고 (남편이 바람 피운 상대가 친딸이라니, 백설 공주네는 완전 막장 콩가루 집안~), 백설 공주는 아버지인 왕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왕비 대신 각종 공식 행사에 왕과 동행하며 궁내 권력의 핵심 세력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 철없는 백설 공주는 왕의 사랑을 못 받는 자기 엄마(왕비)를 개무시하면서 반항하고, 왕의 사랑을 등에 업고 뻑 하면 죄 없는 하녀나 시종들에게 사소한 트집을 잡아 잔인하게 고문하게 되는데...(가학적 취향의 백설양~) 남편의 사랑을 빼앗긴 데 이어 공주의 '막 나가는 행동'을 보다 못한 왕비는 갈등 때리다가 사냥꾼을 시켜 '백설 공주를 죽이고 그 간을 가져오라' 명한다. 허나 미인에 약한 이 사냥꾼 아저씨는 백설 공주를 살려주고, 그 대신 산짐승의 간을 왕비에게 갖다 바친다.
'예쁜 여자애의 간을 먹으면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 이 왕비는 그 간을 먹어 버리고, 남편인 왕에겐 '백설 공주가 나들이 갔다가 숲에서 짐승에게 잡아 먹혔다'고 둘러댄다. 한편, 사냥꾼 덕분에 살아난 백설 공주는 숲 속에서 일곱 난장이랑 같이 지내게 된다. 그냥 지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돌아 가면서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원래는 야한 얘기~
나중에 백설 공주가 살아있단 걸 알게 된 왕비는 마녀로 변장해 그녀에게 독사과를 먹이고, 일곱 난장이들은 독사과 먹고 죽은 백설 공주를 유리관에 소중히 보관했다.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다가 '독사과 먹고 잠들어 있는 백설 공주'의 유리관을 인수해 간 왕자는 '시체 애호가'이며, '죽어 있는 공주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그녀를 데려가게 된다.(이 왕자는 또, 고자 or 성 불구자임..;;)
백설 공주의 모습을 보기 위해 왕자의 처소에 들른 신하가 실수하는 바람에 유리관에 부딪힌 백설 공주가 독사과를 토해내서 살게 되고, 시체 애호가였던 왕자는 그녀가 살아나자 조금 실망하지만 그래두 백설 공주를 부인으로 맞게 된다. 그리고, 자기를 죽이려 했던 것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오른 백설 공주는 왕비(친엄마)에게 잔인한 복수를 하게 되는데...
그 왕비를 자기네 왕궁으로 초대한 백설 공주는 그녀에게 '불로 달군 쇠구두'를 강제로 신겼고, 왕비는 그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춤추듯이 끊임없이 발을 폴짝거리다가 서서히 죽어갔다. 그 모습을 이 악녀 여주인공 백설 공주는 호화로운 식탁 앞에서 다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는 '사이코 콩가루 집안에 얽힌 울트라 스펙터클 막장 잔혹극'이 바로 <백설 공주>의 오리지널 스토리이다.
원작 <백설 공주> 이야기에서 '백설 공주 엄마(왕비)'가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데에는 나름의 당위성이랄까 인간적인 고뇌가 엿보이는데, '백설 공주'는 인간 자체가 좀 철없고 단순하면서 '잔인한 속성'이 있는 듯하다. 특히 사소한 걸 꼬투리 잡아 궁 안의 시종이나 시녀들을 가혹하게 고문하거나, 복수한답시고 친엄마에게 뜨겁게 달군 쇠구두를 신겨서 죽게 한 걸 보면...
이 오리지널 '원작 내용'이 워낙에 엽기적이고 충격적인지라, 그 이후에 7번 정도의 개정을 거쳐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 공주> 이야기로 '각색' 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