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의 보슬

유루룽 작성일 11.09.23 08:27:25
댓글 37조회 14,649추천 21
 

얼마전부터 독서실 책상 수납칸에 넣어두었던 것들이 속속 없어지는거임

독서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서, 생활용품이 앵간하면 독서실에 있음.

집에서 안씻고 독서실에 오면 독서실 화장실에서 머리도 감고 그럼


아무튼, 어느날이었음. 두달전이었나?

아침을 밖에서 사먹고 책상에 앉았는데 수납칸에 있는 드라이어가 개따끈따끈한거임

좀 당황했는데 뭐 누가 빌려쓰고 내가 없어서 말을 못한거겠지, 하고 그냥 공부를 하기 시작했음

공부하다 통화하려고 복도에 잠깐 나갔는데 어떤 년이 나랑 눈이 마주치더니 깜놀라는거야


그 때 눈치를 깠어야 하는건데

사실 드라이어는 별 심각한게 아니어서 통화를 계속 했음


며칠 있다가보니 수납칸 안에 있는 로션하고 스킨이 새거였는데

누가 뜯어논거여. 그거 뭐 사실 누나가 준거여서 소중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새 것을 어떤인간이 뜯었다는게 야마가 돎

그거뿐이 아님 개년이 왁스, 스프레이 등등 암튼 많이도 썼음


그래서 옆자리에 있던 남자분한테 물어봤는데

아까 어떤 여자분이 왔다가셨다고 함. 친구나 애인인줄 알았대

그제서야 추리가 됨. 막 영화보면 회상되면서 장면 몇개 지나가잖아

그러드라고


일단 난 남자니까 그냥 참았음

근데 어느날 내 책상에 안경이 있는거임

도수도 없음. 아이유가 썼던 개커다란 동그란 안경이었는데,

아마 또 화장품을 훔쳐 바르려고 안경을 벗었다가 놓고간 것 같음

도수도 없으니 뭐 알겠음?


아, 그년꺼구나, 하면서 공부를 하는데

갑자기 그년이 날 부름.

내 안경 갖고있냐고 달래, 순간 야마가 돌았지만 내가 사람한테 화는 잘 안내는 성격이라


'제가 안경은 드리는데, 제 물건들 계속해서 몰래 쓰셨죠? 제가 기분이 좀 나쁘네요. 앞으로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딱히 심한 말은 안하고 안경을 찾으러 갔음


안경을 가지고 나오니까 그년이 존나 찔찔 짜는거임

여자가 우니까 일단 존나 당혹스럽더라고


근데 갑자기 그년이 

'야 이 X발새끼야 내가 도둑년이냐? 말 X나 기분나쁘게 하네. 사내새X가 X발 X나 쪼잔하네 X발' 거리면서

안경을 냅다 갖고 욕지껄이면서 가는거임


와나 ㅋ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없었음

그 일이 있은지 한달이 흐름.


내 물건을 훔쳐쓰는 일은 없어졌음

아 이제 내 물건 걱정은 안해도 되겠구나 싶음


근데 하루는 책상에 놓은 시계가 없어진거임

40만원에 산 시계임

산지 2주일 됐었음


그래서 독서실 관리하는 사람한테 가서

혹시 이렇게 생긴 여자 자리가 어디냐고 물어봤음

찾다가, '아, 그 여자분 어제부로 독서실 그만다녀요' 하는거임


그래서 CCTV를 돌렸음

그년이 내 책상에 있던 시계를 가져간거임


그리고나서 그 여자 번호로 전화를 걸었음

안받음. 전화 꺼놓음


그렇게 1주일이 지나니 전화가 켜져있더라고

1주일 내내 끄긴 힘들었나봄


전화를 받음. 그 년 동생? 아무튼 가족인가봐


' 언니 자고있는데요 '


그런데 그년이 지가 깨서는 누구 전화냐면서 달래

잘됐음


' 여보세요? '


그년이 받음


' 시계 어딨어요. CCTV 돌려서 제 시계 훔친거 나왔거든요? 전화 끊으시면 절도죄로 신고할겁니다 '


개당황함 그년 ㅇㅇ

그니까 애초에 요즘 세상에 왜 절도를 함


그년이 존나 빔. 

사실 그 때 자기 울린거 너무 화나서 복수하고픈 맘에 그랬다고 악의는 없었대

ㅋㅋㅋㅋㅋ악의가 없다니 말이 되냐 그리고 자기가 운거지 내가 뭘 ㅋㅋㅋ


아무튼 말하길, 시계를 20만원에 팔았다고 함


' 그 시계 40만원에 산거에요. 제 계좌번호 가르쳐드릴테니 돈 40만원 넣어주세요 '


' 40만원이요? 저 그만한 돈이 없어요.. '

이러는거임 ㅡㅡ


' 아니 그러니까 왜 시계를 훔쳐가세요. 40만원입니다. 계좌번호 보내드릴게요 '

하고 끊었음


근데 이년이 문자로 계속 봐달라고 함

' 20만원 안될까요? 제가 정말 돈이 없어요 ㅜㅜ ' 


그래서 ' 더이상 문자 안하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안보내시면 신고할겁니다 ' 

하고 문자 안했음. 문자 30개는 더 옮.

ㅋㅋㅋ 살면서 여자가 나한테 이렇게 붙잡는건 처음이라 기분이 좋았지만 다 씹음


그리고 결국 어제 40만원이 왔음, 욕문자와 함께 . . . ㅋㅋㅋㅋㅋ


진짜로 실화입니다..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요즘 진짜 골빈년 많음





3줄요약


어떤년이 독서실에서 내 물건 맘대로 씀

쓰지말라고했더니 울면서 욕하고 몰래 시계가지고 튐

cctv로 잡고 내놓으라했더니 봐달라고 지랄하는 쌍년종특

유루룽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