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시스】김상우 기자 =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초등생 2명에게 둔기로 중상을 입힌 뒤 투신 자살한 50대의 호주머니에서 유서가 무려 14장이 나왔다.
지난 2009년 3월부터 네차례 작성한 유서 내용 대부분은 이웃 사람들이 자신을 '왕따' 시키고, 성적인 질환을 비관하는 내용이다.
특히 초등생에게 둔기를 휘두른 날은 농약과 흉기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오후 2시37분께 경남 김해시 삼계동 D아파트 12층 엘리베이터 안에서 A(50·무직·김해 외동)씨가 초등생(11) 2명의 머리 등을 둔기로 가격했다.
이날 A씨는 자신이 지난해 8월까지 살던 아파트를 배회하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초등 4년 B군과 C양을 뒤따라 엘리베이터를 탔다.
A씨는 어린이들이 사는 12층에 도착하자 가방에서 둔기를 꺼내 C양의 머리를 한차례 때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B군이 도망가자 뒤따라가 머리와 몸 등에 네차례나 상처를 입혔다.
중상을 입은 B군은 7시간 수술을 받고 깨어났고, B군 집에 놀러가던 C양은 조금 일찍 수술을 마쳤다.
이후 A씨는 준비한 농약을 마시고 14층으로 올라가 투신 자살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정신질환, 발기부전 치료를 받았으며, 모친과 함께 살고 있었다. 형제들은 노모(85)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범행사실 등을 아직 알리지 않은 상태다.
A씨는 그동안 서울, 김해, 경북 칠곡에서 식당을 경영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유서에는 '참 세상 더럽다' '인간쓰레기들 한테 멱살잡히고 얻어 터져서(두들겨 맞아) 살인자가 됩니다' 등이 적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 동네 사람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많지만 사실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그렇게 느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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