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를 맞아 일교차가 최대 20도 이상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첫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돼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표본감시 첫주로 정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 사이 국내에서 계절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형 H3N2)가 처음으로 분리됐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올해도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독감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달 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처음 분리된 것은 독감 유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65세 이상 노인과 만성질환자, 영ㆍ유아 등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유행 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코와 목 등 상기도에 발생하는 가벼운 바이러스 감염을 총칭하는 감기는 대개 저절로 낫는 병으로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를 유발하는 흔한 바이러스는 라이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이며 라이노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체 감기 원인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감기는 5세 이하 소아에게서 가장 흔하며 나이가 들수록 감기 발병률은 낮아진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은 흔히 독감 또는 인플루엔자라고 부르며 감기와 구별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감기와 독감의 증상은 유사한 듯하지만 유심히 보면 다르다"며 "감기바이러스의 잠복기는 보통 12시간에서 72시간이며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코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2~3일 후 인후통, 인후의 이물질감, 기침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감기는 미열이 날 수 있으며 어른에 비해 어린이들에게서 더 심하다. 감기는 어른이 1년에 평균 2~4회, 어린이는 6~8회 정도 걸린다.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은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200여 가지로 다양해 한 번 걸리더라도 다른 감기 바이러스에 다시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의 증상은 기침이나 콧물과 같은 증상보다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고열과 함께 오한, 두통, 몸살 그리고 전신 근육통이 심해 일반 감기와 구분된다. 때로 어린이에게서 독감은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므로 설사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독감 발병 3~5일째에 가래를 동반하지 않는 마른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눈이 빨개지거나 가려울 수 있다. 기침을 심하게 하면 흉통을 느끼고 심지어 잠을 설치게 되며, 증상이 호전된 수주 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1회로 충분하다. 하지만 태어난 지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소아는 지난해(2009~2010년 절기) 백신접종을 받았더라도 신종플루1가 백신과 2010~2011년 절기 백신접종을 둘 다 하지 않았다면 올해 인플루엔자백신을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매년 10~12월이 적기지만 인플루엔자 유행 이전에 접종받는 것을 권장한다. 접종 권장 시기 이후나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도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장한다.
백신접종 후 국소 반응은 백신접종 부위에 발적과 통증(15~20%)이며 대부분 이틀 안에 사라진다. 전신반응으로는 발열성 반응, 달걀 알레르기, 길랑바레 증후군(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