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서울에서 친구가 내려왔다.
오랜만인데다, 시간도 늦었고 해서 만나자마자 자주가던 술집으로 향했다.
시끌벅적한 실내포차.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를 안주삼아 얼큰하게 취할무렵이었다.
덩치큰 사내 세명이 소리치며 들어온다. "아줌마! 세명이요!"
사람들의시선이 순간 사내들에게 쏠린다. 범상치않은 덩치에 걸걸한 목소리.
목 언저리엔 문신을한듯 옷깃위로 용머리가 살짝 보인다.
자리를 잡더니 역시 크고 걸걸한 목소리다. "아줌마! 삼겹살하고 소주두병!
사람들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다시 시끌벅적해진다. 나역시 친구와 대화에 집중한다.
"아줌마! 마늘!", "아줌마! 소주!"
덩치값을 하는건지 아니면 과시라도 할려는건지 시끌벅적한 포차 안인데도 목소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사람들은 한번씩 흘겨보면서도 괜히 시비라도 붙을새라 시선을 거두기 바쁘다. 우리도 대화에 집중했다.
친구와의 술자리가 거의 끝나갈무렵..
"아줌마! 벗어!"
??
잘못들은걸까? 갑자기 실내가 조금 조용해진듯하다. 잘못듣진 않았나보다.
"아줌마! 벗어!"
덩치큰 세명의 사내앞에서 안절부절하는 아줌마가 보인다.
곤란해하는 얼굴을 자세히보니 30대 후반정도에 젊었을땐 상당한 미인이었을꺼 같다.
사람들은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면서 괜히 나서길 꺼려하는 눈치다. 나역시.. 일이 커지지 않길 순간 바라고 있었다.
"아줌마! 벗어!" 한번더 소리친다.
신고를해야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문앞에있던 남자 하나가 휴대폰을들고 밖으로 나간다. 여차하면 경찰에 신고하려나보다.
순간 아줌마가 울먹이며 앞치마를 걷어올린다. 손을 벌벌떠는게 적잖이 무서운가보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올때쯤이면 이미 늦어버릴꺼같다. 누가 나서주지 않을까? 서로 눈치만보는 사람들. 용기를 내고싶지만 나역시 덩치큰 세명을 제압할 자신이 없다. 혹시 보복을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때,
"아줌마! 지금 뭐하는겁니까! 버섯달라고 버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