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좋아했던 그녀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상처를 아물기만을 기다리며 밖에도 잘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루하게 하루하루를 지내던 중에..
또다시...
예전에 사귀었던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귀다가 헤어지고 또 사귀다가 헤어지고..
그애는 나를 언제나 손만 뻗으면 닿을수있는 거리에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는듯했고
나 또한 늘 그랬듯이 항상 내 주위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빠 뭐하는데?"
"응..그냥 뿌리깊은 나무 보는데.."
"드라마 말하는거야?"
"응 드라마..맞어"
"ㅋ 그거 끝나지 않았나? "
"그냥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다운받아서 보는중이야.."
"치~오빠는 여전히 재미없어~"
"근데 왜 전화했어?"
"뭐야~ 내가 전화하면 반가워 해야지 귀찮듯이 말하넹~끊을까??"
"아..니.."
솔직히 그녀가 전화오면 좋다..
가슴도 두근거리고..
그러나 항상 가슴이 두근거리는만큼 말을 하는것도 조심해야해서 불편했다.
좋아하지만 불편한 그녀..
"나 성서 계대 부근에서 술마시는데 나올래?"
정말 나가고 싶었으나..
아무사이도 아닌 그녀를 다시 만난다면 옛 생각에 더 가슴이 미어올것 같아서..
혹시나 취해서 또다시 그녀에게 애뜻한 마음을 표현할까봐..
"글쎄..그런데 왜 성서에 있어?"
"아~ 친구랑 같이 있는데 그 애가 오빠를 불러 보라고 그러네~ㅋ"
"치~ 네가 보고 싶은게 아니고 친구가 날 보고 싶어하는거야?"
"앙~ㅋ"
"어떻게 나에 대해 말했기에 친구가 날 보고 싶어해?"
"아~ 오빠 아는 사람인데.."
"누구?"
"예전에 오빠랑 만날때 같이 영화도 보러가고 술도 같이 마셨던..수진 이라고 기억 안나?"
수진....
단말머리에 안경쓰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수진이가 날 보고 싶어한다기에 그 이유를 핑계로 나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성서로 갔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술집으로 들어갔다.
수진이와 그녀 둘이 있었고 그녀는 나를 웃으면 반겨주었다.
수진이는 수줍은듯 고개만 까딱거리며 인사를 했다.
수진이를 정말 오래간만에 봤는데..
머리카락도 제법 길었고 라식을 했는지 콘택트렌즈를 했는지 안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예전에 내가 기억하던 모습과 사뭇 많이 달라 보였다.
수진이도 내게 인사를 했다.
"오빠 잘 지내셨어요?"
그녀와 수진이는 나와 나이차가 8년차이가 난다.
그녀는 나에게 말을 편하게 하였고 수진이는 존댓말을 썼다.
"응 잘지냈어 .. 수진이도 잘 지냈지?"
"네.."
"그 동안 못보던 사이에 정말 많이 예뻐졌네~"
버릇처럼 내밷는 말에 그녀의 얼굴이 약간 붉게 변했다.
부끄러워서 그런지 술을 마셔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그녀가 나에게 약간 시기하듯 말했다.
"뭐야~ 간만에 만나서 수진이 꼬실려고 그러는거야~ㅋ"
"수진이 정도면 감지덕지지~ 수진이가 내 앤이라면 매일 업고 다니겠다~"
이런 농담을 하고나서 그녀는 소주와 소주잔을 추가로 시켰다.
그녀는 날 보자말자 살이 쪘다는둥..자기를 안만나더니 얼굴이 좋아졌다는둥의
말을 했던말 또하고 했던말 또하고 약간 취했는듯 했다.
술집에서 한시간정도 술을 마시던중에 그녀는 술이 완전 취해서 의자쪽에
몸을 기댄체 눈을 감고 있었고, 수진이는 많이 마신 그녀가 걱정되는지 계속 그녀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분위기가 이정도 되니 더 있기도 어색해서 수진이에게 말했다.
"우리 나갈까?"
"그래요...그럼.."
이때 그녀가 살짝 눈을 뜨더니 수진이에게 말했다.
"진아~ 너 잠시 자리좀 피해주라~"
"왜?"
"오빠랑 할말이 있어서.."
이 말을 들은 수진이는
"그럼 잠시 화장실좀 가 있을께.."
수진이가 자리를 비웠을때 그녀가 말했다.
"오빠 우리 다시 시작할까?"
- 역시나 이 말이 나올것 같아서 오늘 안나오려고 했는데..-
웃으면서 농담처럼 말했다.
"이번에는 몇일 가려고~"
이런 반응을 원했던것이 아니였던것처럼 그녀는 약간 화난 목소리톤으로 말했다.
"싫음 말고~"
"그래...나중에 맨정신에 다시 이야기 하자.."
"그럼 우리 가요방 가자~오빠~!"
"그래 가자.."
수진이가 돌아오고 나서 3명이서 가요방에 갔다.
가요방에 도착해서 계산을 하고 안내해주는 방으로 들어가서 잠시 있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방을 나올때 누가 뒤따라 나왔다.
"오빠...잠시만요.."
수진이였다.
"오빠 다시 시작할거예요?"
-벌써 그녀가 수진이에게 말했나?-
난 모르는척 말했다.
"뭘 다시 시작하는걸 말하는건데?"
"아까 술집에서 저 화장실에 갔을때 그 말 했던거 아니예요?"
"아...그게..근데..수진이가 왜?"
"저....사실...아니예..요"
보통 이렇게 말하면 난 더 궁금했다.
"뭐가 아닌데?^^"
나의 직감에 왠지 수진이가 나를 마음에 두고 있어하는듯했다..
"저 예전부터 오빠를 마음에 두었거든요.."
"........"
"그런데 친구랑 헤어졌다고 연락도 안하신다기에 오늘 일부로 친구에게 말해서 보자고 한거예요.."
-그래..차라리 그녀보단 수진이가 맘적으로 더 편할수 있을수도..-
"그래 오빠에게 호감이 있다니 좋은데..일단 내일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하자~^^"
"네 오빠...그럼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들어갈께요~"
"그래~난 탄산으로~^^"
그리고 화장실 갔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1절만 딱 부른후에
내 옆에 떨썩 앉았다.
난 아무 생각없이 노래책에서 뭘 부를까 고르고 있었는데...
그녀가 오른손으로 내 턱을 호떡 집듯이 잡아서 자기 얼굴쪽으로 당기더니 입맞춤을 했다.
예전에 그녀에게 느꼈던 그 감촉 그대로 였다.
간만에 혀도 옛 감촉에 향수를 느꼈는지 본능적으로 그녀 입술사이로 파고 들었다.
그러던중에 가요방문이 열리면서 탄산음료를 들고 서있는 수진이를 보았다.
수진이의 인기척에 그녀는 내게서 떨어졌고
수진이는 아무것도 못본 마냥 방긋 웃으며 말했다.
"둘이 뭐했길레 그렇게 화들짝 놀라~^^"
-수진이도 보통은 넘네..다 봤으면서..-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그녀가 수진이에게 말했다.
"아~ 이제 오빠랑 다시 시작하려고..."
이 말을 들은 수진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
"설마..조금전 나랑 사귄다고 그랬는데..?"
그녀는 수진이의 말에 화들짝 놀라면서 나를 쳐다봤고..
나는 뭐라고 말할지 고민고민하다가 아까 노래를 부를려고 찍어놓은 번호를 눌렀다.
하필 노래를 고른다는게..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였다.
난 별뜻없이 그 노래를 잘 부르니깐 골랐는건데..
분위기는 영 이상했다.
노래의 전주가 나오고 화면에 가사창이 나올때 왠지 심상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화면을 주시하다가 잠시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그녀와 수진이의 분위기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
냉랭한 분위기였다.
가사창에 가사를 따라 부를려고 할때...
음악이 꺼졌다.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리모콘으로 음악을 끈것이였다.
그러고는 나를 힐끗 노려보더니 말했다.
"진짜로 수진이랑 사귀기로 한거야?"
"어...그냥...그럴까 싶어서.."
"뜸들이지 말고 확실히 말해...나야? 수진이야?"
보통여자들이 나쁜남자에 끌린다고 그러고 남자들은 못된여자에게 끌린다던데..
이제는 그녀에게 질릴만큼 질려 버릴것 같았다..
그리고 이제 그녀의 앙칼진 목소리를 더 듣기엔 인내력의 한계였다.
잡고 있는 마이크에 입을 대고 말했다.
"나 수진이랑 사귈꺼야..."
이 말이 방안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녀가 눈물이 글썽거리는 눈으로 말했다.
"오빠는 항상 내편해준다며~!!"
"니편은 언제라도 해줄꺼지만 사귀는건 수진이야.."
이 말을 들은 그녀는
"무슨 말이 그런 말이 다있어~!!"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말 같다는 생각을 할때 그녀는 가요방 문을 세게 닫고 나가버렸다.
뒤따라 가야하나...아님 남겨진 수진이를 챙겨야 하나..
이런 고민을 잠시나마 하다가...
그래도 마음에 가는것은 역시 그녀였다.
왜냐면 머리에서는 그녀는 이제 그만 만나라고 이성적으로 대처할려고 하지만
본능적인 육체가 그녀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움직이게 했다.
가요방 밖에 나오니 그녀는 벌써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걱정이 되어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신호음은 가는데 받지를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거니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우선 남겨진 수진이에게 갔더니 방에서 나와서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있었다.
"수진아~ 계산은 내가 할께~"
"벌써 다했는걸요.."
"아...그럼 다음에 내가 만난거 사줄께.."
"치~ 거짓말...^^ 저한테 연락 안하실꺼잖아요~"
왠지 떠보는거 같은 말 같았다.
"아냐...아까도 내일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하자고 그랬잖어~"
" 오빠는 제 연락처도 모르시면서.."
"그럼 지금 갈켜주라.."
"제가 오빠에게 문자 보낼테니깐 저장하세요~아니지..내가 저장할께요~"
그러고는 나에게 전화를 했다.
벨이 울리자 수진이가 내 핸드폰을 받아서 저장을 했다.
『찐이♡』
이렇게 ...
왠지 하트가 그려진 이름이 내 핸드폰에 찍혀 있다는것이 쑥스러웠다.
"오빠 이거 내 번호니깐 한번씩 전화주..아니 자주자주 해주세요~"
"그래...근데 내가 전화를 잘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럼 문자라도 보내요.."
문자는 전화보다 더 귀찮아하는 행동이였는데..
"그냥 문자보다 전화를 할께.."
"치~~ㅋ 넹~ㅋ"
그녀가 걱정되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제 친구는 잘 갔나요? 아까 데려다 주는것 같던데.."
"아니 나오니깐 ..가고 없던데.."
이 말에 수진이의 얼굴이 조금 밝아져 보였다.
"뭐 잘 갔겠죠.."
"그래...그런데...수진아..진짜 너 내게 마음이 있는거야?"
잠시 뜸을 들이던 수진이가 말했다.
"네...예전부터 있었죠...하지만 제 친구랑 사귀고 있었고.."
나를 좋아했다는 말에 약간의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서 장난스레 수진이의 말을 따라했다.
"있었고...?ㅋ"
"그리고 오빠랑 친구가 사귀고 헤어지기를 계속했었는데..."
"했었는데...?ㅋ"
"뭐야~ 자꾸 창피하게 따라하시고~"
"미안^^ 수진이가 생각보다 순진해서.."
"그럼 원래는 나쁘게 봤다는 말인거예요??"
"아니...그게 아니라..ㅋ 그냥 수진이가 이렇게 귀여운줄 몰랐어..ㅋ"
"오빠가 자꾸 그렇게 말하니깐 부끄럽잖아요~"
"그럼 술이라도 한잔 더하면 덜 부끄럽겠나??ㅋ"
"네~ 좋아요^^"
"뭐야 기다렸다는 듯이~ㅋ"
또 그녀의 얼굴이 빨갔게 변했다.
-저작권 따윈 필요없어~! 제 글이니깐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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