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킹카의 군대 이야기

진짜킹카 작성일 12.07.04 22: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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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군번으로..군대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올려 봅니다.


펌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를 약간 각색 했습니다.



1.

이등병때 우정의 무대라는 방송을 우리 부대에서 마지막으로 했다.

당시 최고인기 여자 그룹인 비비도 나오고, 모자를 꺼꾸로 쓰고 춤도 추고 재미있는 척 했었다.


그리고 다음달에 우리부대로 문선대가 공연을 왔었다.


※ 문선대는 군인들이 악기 다루고 노래하는 공연


그리고 다다음달...


부대에서 일병 이등병 중 기무대에 청소할 사병을 뽑는다고 했다.

당시 입대를 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 기무대가 먼지도 몰랐다..


기무대 = 기무대의 발음 억양상 가무 이런 씩으로 생각 되어 문선대와 비슷한 춤추고

노래하는 병사인줄알았다.



- 기무대는 공연 다닌다고 청소를 못하는구나..-


안쓰럽고 안된 마음에 지원해서 기무대에 가서 낙엽도 줍고 내무실 청소도 해주었다.

머리긴 병사들도 보이고 여자 하사관도 보였다.


- 춤추고 노래한다고 두발 자유화인가보네..이 부대 멋진데??-


이런 생각을 하며 부대 안에 들어가니 투명한 유리인데 밖에서는 안이 보이고,

안에서는 밖이 안 보이는 그런 방이있었다.


-오~ 이런 방은 영화에서 볼 때 심문실이던데...여기서 춤추는 연습을 하나?? -


하여튼 방에 들어가 걸레로 이곳 저곳 닦는 중에 테이블 위에 기무대 로그가

찍힌 볼펜과 작은 시계들이 있었다.


- 이거 우리 부대 고참님들 가져다 주면 좋아하겠네...-


라는 생각으로 걸레를 그 쪽으로 휙 던져서 만두피안에 속을 넣듯이 볼펜과 시계를 걸레 안에

숨겨 나오는중에 중사 계급의 한 간부가 나를 보며 걸레를 펼처 보라고 말했다.


- 아~! 이런 춤추는 딴따라 애들에게 창피 당하겠네...-


라는 생각을 하며 짜증이 난 표정을 애써 지으며 짝다리를 집고 걸레를 풀어 내용물을

보여 주었더니 중사 계급의 간부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그렇게 가지고 싶었나??"

"네..그렇습니다.."


뜻 밖에 중사가 웃으면서 선물이라며 가져 가라고 말했다.


- 역시 춤추는 애들이라서 맘이 착해 -


일부로 그 중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싸인 한장해 달라고 했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진짜 연예인이 되면 지금 받는 싸인의 값어치가 있을 것 같았고,

볼펜과 시계를 주었으니 괜히 그 중사를 으쓱하게 하게 해주고 싶었다.


"싸인 한 장 해주십시요!"


내 말에 그 중사는 꽤 당황한 듯 하면서 갑자기 머쓱하게 웃으면서 종이에 적었다.


『기무대 중사 김xx』



그리고 청소를 마치고 부대에 와서 내무실 병장에게 기무대 로그가 찍힌 선물을 주었더니

상당히 깜짝 놀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주었다.


그리고내가 제대할 무렵 나는 전설이 되어 있었다.


기무대에 밤에 몰래 침입해 볼펜과 시계를 몰래 훔쳐오고

기무대 중사에게 강제로 싸인 시킨 특공대가 되어 있었다.




2.



군대 병장 갓 달았을 때 난 보직이 상황병이였다.

상황병이란 상황실에서 오는 전화 연결하고 2시간마다 바람세기 날라오는 거 받아 적고 뭐 그런 거였다.

밤10시 다 되어 다른부대원들은 점호를 취하고

난 병장이라는 직권으로 점호를 받기 싫어 상황실에 앉아 소설 책을 읽고 있었다.


점호를 취하기에 조용한 가운데 점호를 받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던 중에 경례소리가 들렸다.


"단결"


목소리를 들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병 군종의 목소리였다.


- 이 귀여운 녀석이 어제도 삼지구엽초 차를 주더만 오늘도 주려나 보네..-


그리고 계단을 급하게 내려 오는 소리가 들렸다.


『다다다다닥』


엄호를 대고 문을 열어야 하지만 장난끼가 발동해 문 바로 밖에 있을 즈음에 문을 활짝 열고

활짝 편 양손을 뺨에 대고 말했다


"까~~~꿍"



내가 놀리는 포즈와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듯 했다....대대장이..




알고 보니 대대장 순찰이였다.


그 후로 난 용감하게 대대장에게 까꿍을 한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다.


참~

그 날은 대대장을 놀래킨 죄로 군장을 싸야했다.


죄목은 간부 농락죄...


내무실에 들어가서 군장을 싸고 있는데 바로 밑에 입이 가벼운 상병이 나에게 물었다.


"왜 군장을 싸십니까?"


그래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그 상병이 웃으면서 말했다.



"도리도리는 안 했습니까?"


그리고 내가 제대할 무렵에는 내가 까꿍하고 대대장은 도리도리 했다라는 이야기가 나돌았고,

내가 전역하고 나서는 전설이 신화가 되어

대대장하고 야자 했다라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고 전역한 후임이 말해줬다.



3.


역시 병장 때 였다

가을 싸리작업(겨울 눈 치울때 쓰는 빗자루)을 나가는 신청자를 뽑기에

나는 병장의 권한으로 싸리작업을 하러 가기로 했다.


작업을 나가면 눈 씻고 찾아 볼 수 없는 여자라도 아니 아줌마라도 볼 수 있으니깐

여러병이 지원을 했다.


그리고 군 부대 밖에 나가면 캡틴큐(양주)도 사먹을 수 있으니깐 너무 좋았다.

군 부대 부근의 산에 가서 낫 한자루 들고 싸리나무를 베고 있었다.


일, 이등병들은 싸리나무를 잘 구별을 못해

내가 이 것이 저 것이 싸리나무라고 가리키면 후임들은 나무를 베었다.

그래서 주위에 후임들이 붙어 다녔었고, 나도 나무 작업을 하는 중

떨어진 붉은 단풍 위에 초록색 방아게비(메뚜기)가 있는 것이였다.


-오 메뚜기다~ 이거 얼마만에 보는거지??-


반가운 마음에 숨을 멈추고 손을 서서히 움직여 메뚜기를 잡았는데 느낌이 색달랐다.

느낌은 내가 아는 메뚜기 느낌이 아니라 차가운 오뎅 만지는 느낌이 나는 것이였다.


-이 느낌 뭐지??-


자세히 보니 그 것은 메뚜기가 아니라 알록 달록한 꽃뱀이였다


나는 다리가 아예 없거나 다리가 지나치게 많으면 경악을 하는데

다리가 없는 뱀을 보며 소리를 쳤다.


"으악!! 뱀이다!!"



나의 놀란 행동에 뱀도 놀라 산 위로 도망을 갔고, 난 산 아래로 도망을 갔다.



급하게 도망을 가다보니 후임들이 나에게 몰려 들었다.


"어디가십니까 강병장님?"


그래도 우리 부대의 전설이 뱀 따위에 겁먹었다고 말하기가 힘들어 거짓말을 했다.


"뱀이 밑으로 도망가서 잡을려고 그랬다!"

"우와 역시 전설이십니다.."


-휴...다행이다 아무도 못봤겠지???-


그리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 작업을 하던 중 얇은 싸리나뭇가지를 낫으로 내려칠 때

너무 세게 내리 쳐서 나무를 끊고 내 정강이 쪽의 뼈를 낫 끝에 콕 찍어 버렸다.


놀라서 낫에서 손을 떼니 낫이 정각이에 박혀서 대롱대롱 거렸다.

옆에 보던 후임이 깜짝놀라서 괜찮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전설이니깐 너무 아팠지만

자존심으로 슬쩍 웃으며 다리에 박힌 낫을 떼어내며 말했다.


"아까 그 까치 살모사가 너무 아까워서 화가 나서..뱀술을 담궜어야 하는데.."

"우와...역시 전설이십니다.."




낫을 뽑은 흉터 자리에서 피가 흐르느게 아니고 페트병에 윗부분이나 중간부분에 구멍을 내면

퐁퐁 물 새듯이 피가 흘러내렸다.


(아직도 오른쪽 정강이에 낫에 찍힌 흉터가 있다..)



자대 복귀후 소문은 까치 살모사와 마주쳐서 낫으로 자해하면서 협박하니 도망 가는 살모사를

쫒아가 잡아서 독사입이랑 뽀뽀하고 뱀술 담궜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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