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유도 심판들도 피해자였다. 조준호(24)의 승리 판정을 번복한 심판들마저 분노하고 있다. 심지어 런던을 떠나려는 심판까지 나왔다.
29일(한국시간)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66kg급 조준호와 에비누마 마사시의 8강전. 승부는 심판 판정까지 흘러갔다. 세 심판은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때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스 국제유도연맹 심판위원장이 세 심판을 불러모아 "판정이 잘못됐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심판들은 다시 매트 위로 올라와 에비누마의
승리를 선언했다. 3-0 판정이 0-3으로 뒤집히는 경우는
유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정행 대한유도회 회장까지 나서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을 되돌릴 순
없었다.
8강전 당시 판정을 했던 한 브라질 심판은 "심판위원장의 로봇 역할을
더 이상 하기 싫다"며 숙소를 나와 브라질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유도 심판들이 모두 모여
자신들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있는
심판위원장에 대항하여 30일 경기를 보이콧 하겠다는 의견까지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국장은 "심판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유도회 사무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조)준호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국제유도연맹 심판규정에 의하면 경기장 내에서 3심(주심과
두 명의 부심)에 의해 결정된 사항은 최종적인 것이라고 나와 있다. 이어
어떠한 이의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바르코스 심판위원장은 스스로 규정을 어겼다고 할 수 있다. 강 사무국장은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심판위원장들의
권력을 쌓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조준호는 판정 번복을 딛고 일어나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환 기자
(일간스포츠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