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20만원 빌려주면서 갚으라고 하네요. 제가 남자였다면 그냥 줍니다. 돈에 미친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6개월간 사귀어온 대학생 남자친구가 20만원을 빌려주면서 2주 안에 갚으라고 해 헤어졌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각종 유명 커뮤니티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여자 망신 20만원녀’라는 제목으로 삽시간에 퍼진 글에는 비난 댓글만 수천여건에 이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성 비하를 목적으로 한 거짓글이라는 지적도 있다.
‘돈이뭐길래’라는 아이디의 네티즌 A씨는 지난 15일 저녁 한 포털사이트에 ‘돈에 미친 남자친구, 억울한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경복에 사는 23살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1시간 전 돈에 미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글을 쓴다”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곁들여 사연을 올렸다.
A씨가 올린 글과 사연에 따르면 A씨는 대학생 남자친구인 B씨로부터 돈을 빌리다 다투기 시작했다.
A씨는 “결혼식과 돌잔치 등이 있어 옷 한 벌 사고 축의금도 내려고 남자친구에게 2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자 남자친구가 2주 안에 20만원을 갚으라고 했다”며 “돈을 빨리 갚으라는 말에 화가 났지만 더욱 화나는 건 갚으라는 말이었다. 제 주위 보면 남자친구가 기본 30만원까지는 용돈으로 준다. 제가 남자였으면 그냥 준다”고 적었다.
A씨는 데이트할 때 자신도 돈을 쓴다면서 “남자친구가 밥값 영화비 내면 10번 중 2번은 커피를 꼭 샀다”며 “능력이 안돼 쪼잔한 학생밖에 안되는 남자친구를 더 이상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헤어지자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헤어지는 상황에서도 돈은 빌리기로 했다며 이자까지 한 달 안에 25만원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에 함께 오른 휴대전화 캡처 사진을 보면 A씨는 2주 안에 돈을 갚으라는 B씨의 문자에 “50도 아니고 고작 20만원을 일이주내에 꼭 갚아야 돼?”라거나 “그 정도 능력도 안 되는 주제에 감히 날 만나겠다고?” “말이 빌려준다는 것이지 안 달라고 할 줄 알았어”라는 식으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글이 오르자 네티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원 게시글은 게시 하루만에 3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도 2600여개가 달렸다.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에서도 ‘20만원녀’라는 식의 제목으로 글과 캡처 사진이 나돌았다. 네티즌들은 “이런 상도덕도 없는 무개념을 봤나”라거나 “거지근성 여자망신 20만원녀”라는 식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비하를 목적으로 한 ‘낚시글’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헤어지는 상황이 지나치게 작위적인데다 같은 곳에서 맞춤법을 틀리는 등 남녀의 말투가 비슷한 점, 헤어진 지 한 시간도 안돼 휴대전화 캡처 사진을 곁들여 상세하게 글을 올린 점 등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