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 따윈 필요없어 1부

진짜킹카 작성일 12.10.29 17: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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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

 

 

 

늘 똑같은 일과로 특별한 이벤트도 없이 무료하게 지내던 중이였다.

 

오늘도 늘 예전처럼 별 일이 없는 그런 금요일이었다.

 

 

금요일이 되면 아는 남동생 몇 명과 저녁에 모여 남자들끼리 모이면 늘 하는

 

야구이야기, 여자이야기, 야한이야기 등 이런 이야기로 안주 삼아

 

술을 진탕 마시고 쓰린 속을 부여잡고 집에 들어와 씻지도 않고 침대로 파고들었다.

 

 

토요일은 회사를 가지 않아 달콤한 늦잠을 허리가 아플 때까지 자던 중에

 

주말만 되면 시체 놀이를 하는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전화를 받기가 상당히 귀찮아 애써 무시를 했지만 계속적으로 울리는 벨소리에

 

잠을 자기를 포기하고 전화를 받았다.

 

 

 

번호를 보니 몇 달 전부터 원인도 없이 잠수를 탔던 정말 친한 친구였다.

 

 

"승훈아~ 뭐하노?"

 

"잔다~"

 

"자는데 입은 나불나불 잘하네?"

 

"잠꼬대 하는 거다!"

 

 

영양가 없는 통화를 하다가 친구가 약간 망설이며 말했다.

 

 

"나 잘하면 곧 장가를 갈 것 같은데.."

 

"왜? 컴텨 모니터에 드레스 입혀 놓고 아오이 소라랑 결혼하게?"

 

"아니 진짜 여자랑.."

 

"여자?? 설마 내가 알고 있는 가슴 나오고 꼬추 없는 그런 여자 말하는 거가?"

 

"빙고!"

 

 

 

 

나보다 한참 떨어지는 녀석이 애인이 생겼다는 말에 재수가 없어서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1분도 안되어 다시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친구의 전화에 괜히 잠 결에 깨운 것도 모자라 여자 자랑을 하기에 짜증이 나서 소리쳤다.

 

 

"어쩌라고!!!"

 

"어쩌긴!! 앤이랑 앤 여동생이랑 오늘 만나기로 했는데..너랑 같이 만나려고 전화했지?"

 

 

친구의 말에 급 화색을 띄며 말했다

 

 

"방금 내가 소리쳐서 미안~ 고막 괜찮어? 호 해줄까?"

 

"호 하지 말고 나오기나 나와~"

 

"알았어~ 어디로 나가면 될까?"

 

"일단 성서로 나와서 전화해~"

 

"재식아! 너 베프인 거 알제?

 

"여자 소개 해줄 때만 베프냐~"

 

 

친구의 여자를 만나게 해준다는 말에 마음에도 없는 애교가 절로 나왔다.

 

 

"앙~"

 

"오늘 나오면 앙~ 그런 거 하지 마!! 호 그런 거도 하지 말고!!"

 

 

 

친구가 꽁꽁 숨겨둔 장래 마누라 될 사람과 술 한 잔 하며 얼굴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했고, 그 여자의 여동생이 나온다는 말에도 괜히 미소가 지어졌다.

 

 

-아~ 간만에 정말 설레네..-

 

 

그 때부터 내가 장가를 가는 사람 마냥 가슴이 콩닥거렸다.

 

 

만약 눈이 낮은 친구의 애인이 시력을 버릴 정도로 못생겼다고 하더라도

 

내 이성관계의 제한적인 폭을 잘하면 넓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마냥 설렜다.

 

 

그래도 친구 마누라 될 사람이라서

 

예쁘게 보여야 될 것 같아 피부가 하얗게 보인다는 그런 화장품을 얼굴에 듬뿍 바르고

 

머리도 살짝 드라이를 하니 평소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듯 했다.

 

 

-뭐 이 정도면 무난하겠지??-

 

 

약속된 장소에 나가니 친구가 술집 밖에 웬일로 마중 나와 있었고,

 

나를 보더니 죄지은 사람처럼 살짝 웃으며 다가왔다.

 

 

"일찍 왔네."

 

"짜식 웬 너 답지 않은 마중이야?"

 

 

내 말에 친구가 장난이 치고 싶었는지 드라마 대사를 흉내 냈다.

 

 

"나다운 게 뭔데?"

 

"야! 겁나 재수 없다..그만 해라!!"

 

 

친구는 한껏 웃더니 본론을 말했다.

 

 

"다름이 아니고 우리 아가씨랑 나이차가 8년이 나는데 나이를 속여서 4년 차이로 알고 있거든.."

 

 

-이 새끼 제 정신 맞나? 얼핏 봐도 40대인데..어딜 봐서..혹시 장님이랑 사귀나..-

 

 

"그래서 하는 말인데..너도 지금 나이보다 4살 어리게 행동해주라.."

 

 

- 이 새끼.. 그래서 그 동안 꽁꽁 숨겨 놓은 거구나.."-

 

 

친구의 동정어린 눈빛에 마음이 흔들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싫다~! 그냥 내 나이 말할 꺼야~ 내일 모레 40이라고!! 캬캬캬캬"

 

"야~ 제발.."

 

"오늘 술값은 니가 내면 심각하게 상각만 해볼께.."

 

 

친구가 웃으면서 말했다.

 

 

"여전히 재수 없구나.."

 

"너보단~"

 

 

이런 말장난에 친구는 푸념을 한 듯 웃으며 나를 이끌고 술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 쓸쓸한 뒷모습에 가슴이 아파 말했다.

 

 

"정말 술 쏘는 거지?"

 

 

내 말에 친구가 또 한껏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니가 말할 것 같아서 ...괜히 불렀네~"

 

"짜식 사기 칠게 없어 어디 나이를 사기 치냐! 얼굴 보면 딱 다 나오는데~ "

 

"요즘 피부 관리 하는데 그렇게 싹아 보여?"

 

"환불 해 달라 그래라!"

 

 

친구는 여전히 웃어 보였고 그 모습에 진지하게 말했다.

 

 

"언젠가 말 할 거라면 오늘 말하면 되잖아~"

 

"나중에 정말 나를 사랑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면 그 때 말할 꺼야 ..."

 

"곧 결혼한다는 놈이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가??"

 

 

그 때 친구가 나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여자 친구의 여동생도 나온다던데...내가 밀어줄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친구이기에 나를 다루는 방법이 장난이 아니었다.

 

 

 

 

정직한고 고결한 나의 심장은

 

 

- 됐네!! 이 변태 새끼야~!!-

 

 

라고 말하지만 항상 여자를 그리던 나의 머리에서 내려온 대답은 달랐다.

 

 

 

"콜!!!"

 

 

내 말을 들은 친구는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따당~"

 

 

또 다시 내가 말했다.

 

 

"콜~"

 

 

이렇게 유치한 장난으로 술집 안으로 들어갔고, 친구의 여친을 보니 장님도 아니고

 

예쁘기까지 했다

 

 

순간 부러웠지만, 한편 그 여동생에 대해서도 굉장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 친구의 여친이 이 정도로 이쁘면 그 여동생도 당연히 나이가 어리니 더 이쁘겠지...? -

 

 

 

이런 흐뭇한 상상이 안주가 된 듯 술을 마실수록 술 맛만 좋았다.

 

 

그렇게 3명이서 간단하게 소주를 한 병 다 마셔갈 때쯤

 

그 술집의 문이 열렸다.

 

문틈 사이로 빛이 보이는 착각이 들었다.

 

 

-설마 아까 말한 그 여동생의 광채가 저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건가??-

 

 

어떤 여자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들어왔다.

 

 

-뭐야? 저 돼지는...다른 테이블 손님인가??-

 

 

티 팬티만 입혀 놓으면 일본 스모 선수가 모자를 쓰고 들어오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덩치가 상당했다.

 

 

- 설마 저 한 덩치가 여동생은 아니겠지.. 세상에 저런 여자들도 있구나..-

 

 

그런데 갑자기 물에 불린 모자 쓴 스모선수 같은 여자가 손을 우리 테이블로 흔들었다.

 

우리 테이블 뒤에 저 스모선수 일행이 있나 싶어 뒤 돌아 봤는데 벽만 보였다.

 

 

벽을 보자마자 숨 쉬기가 힘들었다.

 

 

옆에 앉은 친구의 손목을 잡으며 애처로운 눈빛을 보였다.

 

 

- 나 인공호흡 좀....-

 

 

나에게 손목이 잡힌 친구는 미안한 표정으로 내게 귓속말을 했다.

 

 

"나도 오늘 처음 보는데...미안...앞으로 6개월간 술값은 내가 낼 테니 용서 좀.."

 

 

친구의 말에 나도 귓속말로 대답을 했다.

 

 

"이건 용서가 아니라 나에게 자비를 구해야 하는 수준이야!!"

 

 

 

친구가 못 생기게 만든 것도 아니고 저 집안의 유전자가 한 곳으로 몰빵을 한 것이니

 

그냥 용서해주기로 했다.

 

 

첫째를 장인 정신으로 빗은 도자기라면 둘째는 교육용으로 대충 만든 도자기 같은

 

느낌으로 그냥 어울려서 술을 마셨다.

 

 

술 마시면서 서로 대화를 해보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언니랑 한살 차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나랑 9살 차이나는 듯 했다.

 

 

술이 좀 올라오고 취기가 돌 때 친구가 그 여동생을 보며 물었다.

 

 

"처제는 무슨 운동 같은 거 해?"

 

 

그 여동생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되물었다.

 

 

"무슨 운동여?"

 

 

나는 취중에 본능적으로 스모라는 단어를 말하려다가 가까스로 양손으로 입을 막으며 중간에 끊었다.

 

 

"스.....?"

 

"네?"

 

"스키 말야..스키 잘타게 보이는데.."

 

"아 겨울에 한 번씩 스키장 가긴해요~"

 

 

-럴수 럴수 이럴수가.. 스키장은 이쁜애들만 가는 것이 아니구나..-

 

-스키 타다가 눈사태 나는 거 아닌가??-

 

 

이렇게 또 여러 이야기 하던 중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여동생이 애인이 있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가장 비위가 좋은 남자를 만나는 것 같았고, 어떤 남자인지

 

대한민국 남자들을 대표해서 감사와 격려를 해주고 싶었다.

 

 

4명이서 건배를 하고 안주를 집어 먹을 때 교육용 도자기가 말했다.

 

 

"승훈 오빠는 애인 있어요?"

 

"아니..없는데.."

 

"이야..왜 없어요?? 직장도 있고..얼굴도 좀 생겼고.."

 

 

여동생의 립서비스 같은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술을 따라주며 농담 삼아 말했다.

 

 

"이쁜이!! 한 잔 받어~~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내 말에 기분이 좋은 듯 내 농담을 받아 주었다.

 

 

"있어요~"

 

"그래 그럼 옆에 형부에게 사 달라고 해~"

 

 

내 말이 재미있다는 제스처를 하고서는 다시 나에게 말했다.

 

 

"승훈 오빠~ 나 정말 친한 언니가 있는데요~ "

 

"이쁜이~~~~ 얼굴도 이쁘면서 말도 이쁘게 하네. 계속해봐~"

 

"치~ 그 언니가 얼마 전에 남자친구랑 헤어졌거든요..."

 

"그래?? 사랑의 상처는 사랑의 연고를 발라야 하는데...내 별명이 마데카솔 이거든~"

 

 

여동생은 나의 농담에 쓰러질 듯 웃었다.

 

 

"푸하하하하"

 

"새 살이 솔솔 사랑이 솔솔~~"

 

 

내 말을 듣고 4명이서 크게 웃었고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승훈이는 주둥이가 완전 메시 급이네.."

 

 

여동생은 친구가 나에게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바로 나에게 말했다.

 

 

"그 언니 소개 시켜드릴게요..오빠 정도면 그 언니도 좋아 할 것 같아요~"

 

 

그렇게 친구 애인의 여동생의 아는 언니와 소개팅을 가지기로 약속을 했다.

 

 

3일 후 그 때 그 여동생이 말한 장소에 5분 일찍 나가니

 

그 여동생과 뿔테 안경을 낀 여자가 같이 있었다.

 

 

머리를 돌돌 말아 올린 헤어스타일인데 도도하게도 보이고 지적으로도 보였으며

 

머리칼이 제법 길어 보였다.

 

 

첫 인상이 나쁘지가 않아 나름 만족하고 있었다.

 

 

여자 둘이 앞으로 먼저 걸어가고 뒤에 내가 뒤따라가니 얼마 걷지 않아 닭 요리 전문점이 보였다.

 

그녀들은 자주 왔던 것처럼 익숙하게 맥주와 안주를 시켰다.

 

 

멍하니 뿔테 녀를 보고 있으니 곧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맥주를 다 같이 건배를 하고 나서 그 여동생이 서로 인사를 시켜줬다.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쪽은 언니 남자친구의 친구고.."

 

"이 쪽은 전에 같이 일하던 회사의 언니예요"

 

 

그렇게 어색하게 뿔테 안경녀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그러자 그 여동생이 막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오빠는 우리 언니의 애인 친구니깐 나랑 5살 차이고...언니는 나랑 6살 차이니깐 언니가 누나가 되는 거네?"

 

 

 

-엥??? 무슨 다음 해에 씨가 될 나락을 귀신이 까먹는 소리지?? -

 

 

그리고 그렇게 어색하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여동생은 남친이랑 약속이 있다면서 술집에서 나갔다.

 

 

여동생이 나가자 어색해 질 줄 알았는데 그 뿔테 안경녀가 막 웃으면서 말했다.

 

 

"이야~ 나도 연하를 다 만나보네~ 반갑다! 영계~"

 

 

갑자기 반말을 하는 뿔테 녀가 당황스러워 그냥 조용히 대답만 했다.

 

 

"네..."

 

"야~! 영계~!! 우리 그냥 말 편히 하자..그냥 누나라 부르고 말 편히 해.."

 

 

-아이씨..남자의 자존심을...이렇게...챙길 필요는 없지..흐흐-

 

 

그리고 웃으면서 귀엽게 말했다.

 

 

"앙~ 누나.."

 

 

 

그러나 막상 누나라는 말을 할 때 자존심이 약간 상해서 눈물이 핑 돌지도 않고

 

웃음만 나왔다.

 

 

-내가 영계가 아니라 니가 나의 영계다 흐흐흐흐-

 

 

이런 기분 좋은 상상을 할 때 뿔테 녀가 말했다.

 

 

 

"참 승훈이라 그랬지?"

 

 

나보다 나이 어린 것이 나에게 이름 불려 본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응.."

 

"무슨 일해?"

 

"그냥 회사 다녀.."

 

"그냥 평범한 회사.."

 

"너 나랑 사귀면 나 맛난 거 사줄 수 있어?"

 

 

이 말을 들으니 자존심이고 뭐고 없어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맛난 거 사주고 이런 거는 연장자가 사주는 거니깐 누나가 사줘야지~"

 

 

이 말을 듣더니 막 웃으면서 내 뺨을 살짝 꼬집었다.

 

 

 

"아~으 귀여워~~"

 

 

 

자존심에 살짝 금이 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맥주를 마셨을 때 뿔테가 말했다.

 

 

 

"2차로 소주 마시로 가자..맥주는 배가 불러서 체질이 아니네.."

 

"응.."

 

"승훈이는 소주 마실 줄 알아? 콜라 마셔야 되는 거 아냐?"

 

 

갑자기 울컥하는 느낌이 가슴 깊은 곳에서 확 올라왔다.

 

 

-그래 내 주량 콜라 두병이다!! -

 

 

이렇게 외치며 초등학교 태권도 할 때 배운 날라차기 하려는 것을 겨우 참고 삐진 척 말했다.

 

 

 

"장난치나!!.........누나.."

 

 

뿔테 녀는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히~ 귀여워~ 왜 그리 발끈해~ 장난친 건데~ "

 

 

그리고 마지막 잔 비울 때 그녀가 말했다.

 

 

"1차는 승훈이가 쏴~ 2차는 내가 쏠께~"

 

"알았어.."

 

 

 

-2차에서 겁나 비싼 거 먹어야겠다..-

 

 

 

 

술값을 계산하고 밖에 나오니 뿔테 녀가 오른쪽에 서서 내 오른손을 잡았다.

 

 

너무 놀라서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멍하게 쳐다봤다

 

뿔테 녀는 여전히 귀엽다는 듯이 나이 어린 사람 놀리 듯 말했다.

 

 

"왜~~~? 누나가 손잡아 주니 좋아?"

 

 

 

진짜 이런 씩으로 누나, 누나라고 부르면 진짜로 누나로 보이는 세뇌를 당할 것 같았다.

 

 

그래도 간만에 여자의 손을 잡아보니 기분은 좋았다.

 

그러던 중에 다시 팔짱을 끼는 것이었다.

 

 

-오호~ 손 잡은 지 몇 분 지났다고..남자 꼬시기 바로 2단계로 넘어가네..-

 

 

여자들의 남자 다루기 기본 필살기를 모르는 것처럼 해맑게 웃으며

 

팔짱을 끼고 2차로 횟집에 갔다.

 

 

 

횟집에 가서 도다리와 우럭을 시켰다.

 

 

주문을 하는 날 보는 현정이가 말했다.

 

 

"나이도 어린 것이 생선은 잘 아네~"

 

"이 정도는 기본이지~"

 

"그런가..내 주위에는 우럭과 도다리 구분 못하던데.."

 

 

-엥..혹시 실수를 한건가...그냥 고등어랑 칼치회를 달라고 말하며 모른 척 해야 했나..?-

 

 

 

이런 걱정에 횟감이 나오고 술을 마시는데

 

장난이 아니게 뿔테 녀가 소주를 잘 마시는 거였다.

 

 

-이 여자 만나면 소주 값 장난 아니겠네...끝까지 연하로 가보자..-

 

 

 

그리고 어느덧 소주 3병쯤 다 비워 갈 때 그녀가 약간 취해서 말했다.

 

 

"승훈아...넌...참 귀여워...그런데...아니다.."

 

 

 

- 이야! 이 여자 말하는 필살기도 쓸 줄 아네..무슨 말 하다가 아니다 그러면 더욱 궁금해지는데...-

 

 

남자를 오랫동안 만나 본 듯한 행동과 말투가 눈에 선하게 보였고,

 

난 여전히 순진한 척 웃으면서 말했다.

 

 

"뭔데~ 말해봐~"

 

 

그녀는 초점이 풀린 눈으로 말했다.

 

 

 

"아니라니깐~"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뿔테 녀는 자리에 일어서며 나에게 말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응 빨리 와야 해~"

 

 

이 말을 할 때 일어선 그녀가 나를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었고, 난 위로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던 그녀가 비틀거리며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 갔을 때 오늘 일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 굉장히 웃겼다.

 

 

 

3살 어린 여자에게 누나라 불렀던 거도 참 흔치 않은 경험이기에 괜히 웃음만 나왔다.

 

그런데 뿔테 녀가 화장실에서 안 나오는 것이었다.

 

 

-화장실에서 소변보다 앞으로 꼬꾸라졌나?-

 

 

걱정은 되었지만 여자 화장실을 남자가 들어갈 수도 없던 상황에 문자 메시지가 들렸다.

 

 

『오늘 만나서 즐거웠고, 나 연하 만나는 거 별로 안 좋아해..미안해..』

 

 

이런 문자가 들어왔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을 답장으로 짧게 보냈다.

 

 

 

 

 

『 술값은? 』

 

 

 

역시나 답장이 없었다.

 

 

-아..아...오늘 술값만 10만원 넘게 들었네...-

 

 

 

너무 화가 나서 아까 그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오빤데.."

 

"재미있게 놀고 있나여?"

 

"재미는 무슨~! 그리고 나 니보다 9살 많다!!!"

 

"네??"

 

"몰라! 끊어!!!"

 

 

그렇게 일진 탓만 하며 집에 들어가 잠을 잤고,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 왔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나이 들켜서 싹싹 빌고 본 나이 말하고,

 

다시 사귀기로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진짜 부담 없이 만나게 됐다며 고맙다며 조만간에 술을 좋은 곳에서 쏜다며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문자가 왔다.

 

 

 

"그 때 내가 너무 취했는데.. 내가 실수 안했지?"

 

 

뿔테 녀였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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