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 추리기사!

천하유적 작성일 12.12.07 21: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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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원룸 화장실 바닥에 젊은 여대생이 쓰러져 있다. 주변은 말끔했다. 방은 흐트러짐 없이 잘 정돈된 상태다. 집 주인이 연락도 받지 않는 학생이 걱정돼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이미 그녀는 숨이 멎어있었다. 주인은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을 꼼꼼히 살펴봤지만 이렇다 할 사망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주변을 탐문하고 지인과 접촉해 특이사항을 물어봤지만 모두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대생의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옮겨졌다. 외상은 없다. 분명 둔기로 맞거나 칼에 찔린 상처가 없었다. 국과수는 시신을 부검하기 시작했다. 위를 절개해 위 내용물과 혈액을 채취했다. 위 내용물이나 혈액은 수분이 주성분이다. 독극물은 물에 잘 섞이지 않기 때문에 위 내용물을 유기 용매에다 섞어 흔들면 고춧가루가 빨갛게 떠오른 육개장 기름처럼 층이 생긴다. 화학분석 결과 독극물이 검출됐다. 이 사건은 사고사가 아닌 자살이나 타살로 분류됐다.

국과수가 현장을 찾았다. 경찰과 함께 현장 검증에 들어갔다. 아무리 찾아도 독극물은 확인할 수 없었다. 방안에 있는 물건 가운데 의심이 되는 식음료품을 모두 국과수로 보내 검증했다. 싱크대 하수구 음식물쓰레기 저장통에서 청산가리 1g이 나왔다. 0.15g만 먹어도 죽는 맹독이다. 여대생이 구입한 물품 내역을 조사해도 청산가리를 구한 경로가 나오지 않았다. 그녀가 이용했던 컴퓨터와 카드 등을 모두 뒤졌다. 여대생의 사망은 타살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현장 재검증이 시작됐다. 지문 채취부터 시작했다. 지문 채취 방법에는 분말법과 액체법이 있다. 피부에는 대부분 피지선이 있다. 손에 묻은 땀이나 기름 성분이 묻으면 자국이 생긴다. 자국 위에 알루미늄이나 흑연 가루를 뿌리면 땀·기름 성분에 가루가 뭉쳐져 지문이 나타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땀이나 기름이 말라버려 채취할 수 없을 때는 액체법을 사용한다. 기름 성분과 함께 묻은 아미노산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닌히드린 용액이 아미노산과 결합하면 보라색으로 변한다. 이를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지문을 확인 할 수 있다.

여대생의 방에는 어떤 지문도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여대생의 지문도 없었다. 누군가 고의로 지문을 지운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살인사건이라고 판단했다.

미세증거물 수집과 DNA 유전자를 검출 할 수 있는 신체조직을 찾기 시작했다. 현재 머리카락·혈액·정액·피부조직 등으로 DNA를 검출 할 수 있다. 침대 밑에서 짧은 머리카락이 발견됐다. 다행히 모근이 붙어 있다. 모근이 떨어져 나간 머리카락으로는 DNA 검출이 어렵다. 국과수에서 머리카락으로 DNA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아주 작은 신체조직에서 DNA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DNA 증폭과정이 필요하다. 즉 염기서열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DNA를 확대 복사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해야한다.

홍성욱 국과수 화학분석과장은 “소량의 유전자를 PCR로 한 사이클 돌리면 DNA 하나가 두 개, 두 사이클을 돌리면 두 개가 네 개가 되는 방식으로 증폭된다”며 “분석에 필요한 최소치까지 증폭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증폭된 DNA 유전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STR 표적(마커) 분석법을 주로 사용한다. 상염색체나 성염색체 위에 2~5개의 같은 염기가 반복되는 표적물질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 분석방법으로 사람을 거의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혈액형이 같은 사람이 많지만 DNA 감식의 경우 10개 이상 STR 마커를 분석하면 동일한 DNA 형을 가질 확률이 수십억에서 수조 분의 일로 줄어든다. 즉 전 세계적으로 같은 DNA를 가진 사람은 한 명도 존재할 수 없다.

한면수 국과수 유전자감식센터장은 “분석 장비 검출 능력이 좋아져 범인이 사용한 장갑 내부, 먹다 버린 과일, 껌 등에서도 DNA 감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여대생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DNA 구조가 STR 분석법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유전자 정보를 확보했다고 범인을 바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용의자를 찾아 DNA 감식을 해 비교하지만 용의자가 없을 경우에는 유전자 은행에 등록시킨 후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의 DNA 들과 비교하며 찾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현장 수색과 증거 확보가 끝났다. 이제 용의자 검색에 들어갔다. 주변인의 동의를 얻어 가족·친구·애인 등 여대생과 연락하고 지냈던 대부분의 사람들의 DNA를 채취했다. 동일한 DNA 형을 가진 용의자가 나타났다. 경찰은 용의자를 상대로 조사에 들어갔다. 범인은 누구일까.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원문 : http://www.etnews.com/news/economy/education/2688225_1491.html

 

 

 

권동준기자님....뭐라는거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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