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척준경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다.
척준경이라 한다면 고려시대 이자겸의 난을 도와 그가 권세가가 되는데 일조한 무장이었지만 사이가 틀어져서 이자겸을 배반하고 왕의 편에 섰다가 탄핵을 받고 귀양을 갔다.
여기서 어딘가 비슷한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삼국지연의의 동탁을 돕다가 배반을 때린 여포와 양상이 비슷하지 않은가? 무력으로는 삼국지 톱을 달린다는 여포와 비교한다면 약간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척준경의 무력은 여포와 비견될만하다.
처음에는 여진족과 대치한 고려군에 임관했었는데, 당시 전황이 안 좋게 돌아가자 총사령관에게 갑옷 입은 말과 병기를 달라고 청해 그것으로 무장하고 적진으로 달려 적장의 수급을 베고 여진족을 몰아낸 것으로 역사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그 이후 품행이 안 좋았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하옥되었다가 여진족 토벌을 위해 원정에 나서는 윤관에 의해 구명되고 그를 위해 여진족 정벌에서 목숨을 바쳐
무쌍을 찍기 시작한다.
(짤에 신경 쓰면 지는 겁니다. 그런데 짤하고 척준경이 한 짓하고 싱크로가 300%인건 안 비밀)
과장이 아니다. 진짜 무쌍이다.
대충 사례를 요약하자면
1. 아까 언급했던 임간 밑에 있을 때 말과 병기를 구해서 그것을 가지고 돌격, 적장 목 따고 아군 둘을 구출. 그리고 쫓아오니까 바로 턴해서 개돌, 그리고 적장 둘의 목을 다시 따고 여진군을 몰아냈다.
왜 쫓아오냐능! 등신이냐능!"
삼국지를 본 사람들은 좀 밋밋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삼국지에서도 실제로 적군 돌파해서 적장 목 따온 장수는 관우와 방덕 정도고 (방덕은 케이스가 좀 애매하다) 그리고 그 둘조차도 단 한번 밖에 없다.
거기다 이것이 더 놀라운 점이, 한 부대부대가 조직화되고 체계화되어 개인이 그 조직을 돌파한다는 건자살행위이다. 잡졸 열 명이 뭉쳐서 창만 겨누는 것만으로도 가볍게 볼 수 없는데, 그런 조직 훈련을 받았다면 그 전투력은 개인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맹장들
그런 무리를 향해 개인이 돌격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자살 돌격. 그런데 그걸 뚫었다는 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치고 빠지거나, 아예 덤빌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의 무위를 떨쳐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체계화된 조직을 상대로 개인이 무위를 떨치는 것 자체가 한계가 뚜렷하다.
하지만 척준경은 그걸 해냈다. 그것도 첫 전투에서. 수천의 적군 뚫고 적장 목 따고, 추격해오자 다시 되돌아서 따온 건, 역사에 등장할 때부터 나 사람 아니오~ 하고 등장한 거나 다름없다.
2. 윤관이 여진족 토벌에 나섰을 때, 석성이라는 여진족의 성이 있는데 물량공세에도 무너지지 않자 윤관이 척준경과 장군 이관진에게 성을 함락키시라고 명령하니까 칼하고 방패들고 가서 손수 돌격. 성을 타고 넘어, 적장의 목 둘을 따고 그 혼란을 틈탄 고려군이 공격하여 성을 함락시킨다.
"좋게 말할 때 성 내놓으라능!"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업성!ㅋ"
적장 목 따는 데 거리가 얼마나 되건, 사이에 성벽이 있건 말건, 그냥 돌격만 하면 된다.
?
그냥 개인적인 생각인데, 윤관이 척준경보고 함락시키라고 한게 돌격하라고 한건지, 지휘를 하란 건지 모르겠지만... 공성전이라는게 장군이랍시고 성벽 1착 하겠다능 하고 돌격하는 건 진짜 자살행위가 될 수도 있다. (공성전을 위해 준비해야할 병력과 물자를 수비측에 비해 몇 배로 준비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성을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병력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윤관이 함락시키라고 한 것이, 지휘를 하고 병사들을 독려시키라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척준경이 사람 굇수이긴 하지만 직접 성을 함락시키라고 하는 건 자살하라는 의미지 않을까? 윤관이 척준경의 능력을 알아보고 구해준 것을 보았을 때 죽으라고 데려 온 건 아니지 싶다.
그리고 장군 이관진과 같이 함락시키라고 한 점을 보았을 때, 이관진은 장군이고 같이라는 말은 장군 이관진처럼 지휘를 해서 (그래도 이관진은 장군인데, 성벽에 달라붙어?야 할 짬밥은 아니지 않을까?) 둘이서 같이 군을 지휘 함락시키라고 한 것 같다.
그런데 척준경 이 사람은, 함락시키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서 방패 하나, 검 하나 들고 성벽 타고 넘어 적군 지휘부에 도달 적장 둘을 참했다.
?
이관진: "준경아? 야, 너 어디가! 멈춰! 대장님! 준경이 또 혼자 돌격해요!"
윤관: "뭐? 그 녀석 말려! 함락시키라고 했지, 누가 돌격하라고 했니?"
척준경: "그게 그거 아닌가유?"
이건 가정이다. 내 개인만의 생각이라 확실하지 않지만 써놓고 보니 제법 그럴 것도 같아서 무섭다.
3. 윤관의 군사들이 분산되고 윤관의 지휘부는 여진족의 맹렬한 공세에 포위가 되었는데, 척준경은 동생에게 "늙으신 아버지를 부탁한다" 하고 결사대 10명을 이끌고 1000 명의 여진족군에 돌격,
적장을 활로 사살하고 분전, 아군 지원군이 올때까지 버텨서 당연히 윤관 구출하고 척준경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그리고 36개의 수급을 가지고 여유롭게 개선...
"대장님, 구하러 왔쩌염-! 뿌움!"
보통 영화나 소설이라면 사령관을 구하고 장렬히 전사해야 하는데, 이 사람은 그냥 그런 사망복선까지 씹어먹다 못해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거기다 수급 36개를 챙겨오는 여유까지...
동생 "아버지 부탁은 왜 했능교?"
척준경 "내가 그랬나?"
4. 여진족 2만명이 고려군이 있는 영주성에 공격해오자 병력이 절반 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 농성전을 결정했지만 척준경은 거절 남자라면 개돌이지 느그들이 남자가?, 홀로 결사대 100명을 이끌고 여진족군에 돌격, 휘젓고, 격퇴.
"아, 앙대. 준경이가 멈추지 않아요! 으앙! 나 죽음."
이때 얻은 수급이 19급이라는데... 위에도 36급이 있는데, 이것들이 적장의 목만 19급인지, 일반병의 목도 포함한 건지 모르겠지만
100명으로 2만명한테 돌격해서 살아남은 것도 기적인 것을 감안하면 수급 따고 휘젓고 격퇴한 건 진짜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적장의 수급일 것도 같은게, 아마 사서관도 적장적장적장적장 적기 귀찮아서 슬슬 적장이 아니라 그냥 수급으로 취급하는 거 아닐까?
사관: "아놔 이색히 뭐야. 왜 자꾸 적장수급, 적장수급, 적장수급만 따오는 거야. 귀찮으니 수급으로 통일하자. ㅋ"
혹은 그 이자겸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아서 그 공을 조금 깎아내린 것일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말도 안 되는 공적들이다
여기까지만 봐도 일단 적장의 목을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듯이 하다는 표현이 척준경에게 어울리는 것 같다. (다만 척준경의 주머니는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라는 것이 함정)
5. 척준경이 있던 웅주성이 여진족군 수만에게 포위되서 위급한 상황에 처하자, 척준경은 야밤에 성벽타고 넘어가 적군 포위 뚫고 ?100km를 주파하여 지원군을 손수 이끌고 여진족을 격퇴했다.
"형이 돌아온다고 했지?"
.....자기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꾸 광고하고 있다. 야밤에 성벽타고 내려와서 포위진을 뚫고 100km를 주파하면서 여진족군을 한번도 안 만났을리는 없을 텐데 그걸 단기로 돌파해서 지원군 재정비해서 아직도 멍때린채 포위하고 있던 여진족을 역관광시켰다.
.....이런 건 삼국지연의의 여포+적토마 조합이 해야 어울릴 짓인데 얘는 혼자서 했다.
그러니까 척준경의 전과를 요약하자면
시작: 돌격 (혼자든 결사대든)
과정: 유린 (적장 수급 득탬률 100%)
결과: 승ㅋ리ㅋ
당시 윤관의 무적필승 치트키: "준경이! 냅다 정면으로 개돌돌격하라우!"
....................별무반 안 만들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시대 이전부터 전쟁이란 머릿수 바탕으로 한 전략, 전술대로 움직이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척준경은
전략전술을 코푼 휴지로 전락시키고 머릿수는 단지 숫자로 만들어 그냥 으적으적 씹어먹었다.
약간 보충하자면, 이 이후의 명장들은 대부분 통솔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이끄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 여담이지만 이성계 같은 경우는 통솔력도 통솔력이지만 그 명궁으로 적장 스나이핑이나 백발백중으로 적들을 사살함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긴 실례가 있긴 있다. 하지만 돌격러 척준경에 비하면 그 임팩트가 부족하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아니 부족한게 아니라 척준경의 전공들은 제정신 제대로 박힌 무장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활로 저격하는 것과 창검 들고 돌격하는 것 중 뭐가 위험하냐고 따지자면 단연 후자가 압도적이다 못해 제 무덤 지가 파고 그 안에 눕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태조 이성계가 그 당시 전장을 누비고 명장의 반열에 오를 만큼의 전공을 올린 것은 결코 폄하할 사실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성계는 최종병기 활이 아니라 최종병기 이성계라는 영화 찍어도 될만큼의 굇수로 무용을 떨친 건 척준경보다 높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이니까 ㅇㅇ;;;
아무튼 시대가 시대다 보니 척준경 이후 무용으로 연승을 이끈 장수는 신궁을 자랑한 이성계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해도 될 정도이고 최선봉에 서서 돌격대장으로 연승을 이끈 장수는 전무하다.
이것은 비약 한국사만이 아닌, 중국, 일본에도 포함되는 이야기이며 그 어떤 용장도 자신의 돌격을 뒷받침했던 정예부대와 함께, 혹은 뛰어난 통솔력, 통찰로 대승을 거둔 장수들은 있을지언정 이런 장수는 척준경 이후에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된다.
그만큼 이 시대부터 이미 전쟁은 개인의 무용보다 부대의 조직화 훈련과 통솔력, 그리고 군략에 달렸다 하겠다. 아니, 춘추전국시대부터 확립되었다. (손자나 오자를 보라.그 시대의 전략가들을 보면 그 시대부터 전쟁의 승패는 전적으로 전략전술에 달렸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척준경은 더 이상 한 사람의 무용이 전장을 좌우할 수 없을 정도까지 체계화되고 발전된지 수백년이 흐른 고대 전쟁에서 그 상식을 무시하고 마지막 일인전설을 만든 무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기록들이, 고려사절요에 기록된 것인데, 여기서는 대부분 왕이나 정책 등을 기록한 말 그대로 평범한 역사서(레알)인데 이 사람의 기록만 넘어오면 무협지가 되어버린다.
이를 아는 사람들은 한국사 최강의 무장이다, 소드마스터다 척노리스의 조상이다 등등의 평가를 내리고 있고 실제로 이만큼의 무쌍기록을 세운 장수는 없다. 중국식 뻥을 보태었다면 진짜 항우급의 무장으로 추대받았을 수도 있다.
이 정도 기록이면 대하드라마로 내도 상당히 괜찮을 법도 한데 문제가 좀 있다.
1. 이자겸의 권력 독재에 일조한 것.
아무래도 이자겸의 편을 들었던 이미지가 있어서 좀 안 좋다. 그러다보니 개초딩 여포와 겹쳐 보일 수도 있고 (3개의 성씨를 가진 종놈 소리는 안 듣겠지만)... 거기다 그 다음에 이루어질 무신정권 때문에 이 시대의 고려 무신의 이미지는 첫인상부터 좋지가 않아서 고려사 무신인 척준경의 이미지가 더 안 좋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2. 그것도 그런데 이 친구 베프라고 할 수 있는 무신이 가장 걸림돌이다.
척준경의 베프라 할 수 있는 무장이 있는데, 이 베프가 여진족한테 말을 빼앗기고 죽을 뻔했을때 척준경이 잠깐만 기다리라 하며 여진족한테 돌격하더니 말을 빼앗아 이 친구한테 준 이후로 친구가 되었다. (여진족한테 수급 빼앗아, 성 빼앗아 이제는 쫓아가서 말까지 빼앗아... 진짜 이 당시 여진족한테 척준경은 어떤 악몽이 아닐까 싶다. 동정이 간다 아이고)
첫만남도 상당히 괜찮고 대하드라마적 요소로도 멋진 한 장면이다. 거기다 둘이서 같이 콤비로 여진족 목 따온 전과도 있어서 여진족 정벌 중에서는 아마 파트너로 취급되어도 좋을 무장이다.
그런데 이 친구의 이름이
왕자지(王字之)
진짜다. 농담 아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척준경을 치면 '척준경 왕자지'로 마치 척준경의 거기가 의자왕 수준으로 오해할 검색추천어가 성립이 된다.
솔직히 이자겸한테 일조한 건 여포가 초선 때문에 동탁 뒤통수 친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바꾸면 될 요소이긴 하다.
천추태후를 보라, 무신을 보라. 척준경은 오히려 진짜 양반이다!!!!!
그런데 이 척준경 친구는 본명이 이거라 이걸 어찌 할 수가 없다.
이 친구 등장할때마다 얼굴 밑에 왕자지란 이름 섭타이틀이 뜰 때마다 격뿜할 것 아닌가 (.......)
척준경: 너 이름이 뭔교?
왕자지: 왕자지
척준경: .........시방 싸우자는겨? (자지야 도망쳐!)
친구 잘 못 둬가주고 대하드라마감 떡밥 전공 묵혀두고 있는 처지시다 아이고 ㅠㅠ
3. 이건 그냥 웃자고 말하는 건데, 일단 19금일 가능성이 있다. (무흣한쪽 말고 아쉽게도)
왜냐하면 척준경의 무용담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이 수급을 거두는 것이다.
............뭐, 대하드라마가 고증에 충실한 연출을 보여준다는 가정 하에, 여진족 원정의 절반은 날아가는 모가지,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모가지, 손에 쥐어진 모가지들로 채워질 수도 있다. (그런데 요새 대하드라마들은 고증 따위 안 따르잖아? 괜찮을 거야 아마.)
여담인데, 페이트에서 이 양반이 서번트로 나온다면 어떤 클래스를 줘야 할까라고 고민하는데,
대부분이 소드마스터니까 당근 세이버지! 라고 했지만 내 생각에 일단 이 양반 커버 가능한 게
세이버 (의심의 여지 없고)
랜서 (역시 비슷비슷하고)
라이더 (돌격! 돌격! 돌격!)
아처 (적장 사살.... 조금 약하긴 하지만 나름?)
어쌔신 (밤에 성벽 넘은 것을 포함하면 역시...)
정도가 되겠는데 (아니, 캐스터 빼고 힘캐, 민캐 죄다 커버가능하잖아? 이건 무슨 먼치킨이야???),
가장 어울리는 건 아무래도 이거지 싶다
버서커 BERSERKER
(돌격개돌닥돌! 적장 수급 내놔! 크와아아아앙!)
...................아니, 뭐 전공들 세운 거 보면 그건 소드마스터가 아니라 광전사가 아니지 싶다.
맨정신으로 혼자서 적군을 향해 돌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살아남은 것도 신기한데 적장 목 후두둑 따온 것도 사람이가? (윤관 구출했을 때 상처 하나 없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불사신이다)
그런것 다 감안하면 척준경만큼 버서커에 미치도록 어울리는 영웅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인 평으로는,
한국사 최강의 광전사 혹은 야만전사
(헬게이트 열려서 악마가 쏟아진다면 인세를 악마의 지옥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야만전사도 어울린다)
.....아직도 척준경이 일개 무장, 이자겸 밑에서 찌질 거린 얼간이로 보이십니까?
중국식 과장빨 버프만 받쳐줬으면 중국에서 항우, 여포를 잇는 우주굇수가 되었을 걸요?
사진이 안나온다고들 하셔서 수정했습니다
원본은 네이버에서 척준경 검색하면 나와요 저도 퍼온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