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40만원쯤 돌려받아 쏠쏠했는데 올해는 120만원을 오히려 토해내네요. 당장 다음 달이 설날이라 돈이 많이 필요한데 '세금폭탄' 맞아 속 쓰립니다."(제약회사 신모 차장)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티끌까지 모아 연말정산 했는데 되레 20만원이나 세금을 더 내야 한다네요. 헛물만 켠 꼴이네요."(금융회사 김모 대리)
'13월의 보너스'로 여겨졌던 연말정산 봉투가 얇아져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예년처럼 세금을 두둑이 돌려받기는커녕, 오히려 세금을 토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각 기업 회계팀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중학교 교사인 이재은(38)씨는 "작년엔 10만원 정도 돌려받았는데, 이번엔 오히려 세금을 50만원이나 더 내야 한다"면서 "안 아파서 병원 안 가고 소비 줄인답시고 카드 좀 안 썼다고 세금을 더 내야 한다니 이러다간 '연말정산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걸리겠다"고 하소연했다. 기분 좋게 설날 보너스로 활용할 수 있었던 연말정산이 올해는 왜 월급쟁이들의 지탄 대상이 되어버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