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군대썰.. GP 대문때려박은 썰..

하니1220 작성일 13.02.26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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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6사단 화학대 출신인데.. 화학대가 부대특성상 제독병 반, 운전병 반 으로 편제된 부대입니다. 

아군이 화학탄 맞았을때 제독소 설치해서 제거해주는... 뭐 그런부대죠.


화학 제독차량이 워낙 크기도 하고 MOPP 4단계가 기본훈련상황이라

보이기식 포퍼먼스가 뛰어나기 때문에 항상 사단급, 대대급 훈련에 따라붙어 훈련이 잦은 부대이기도 했습니다.  

하다못해 타 사단, 여단 훈련에까지 끼어 투입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차량은 많으나 전부다 훈련용이고 운전병역시 넘치기때문에 훈련 이외에 운전하기란 하늘에 별따기!!

오히려 제발 운전 좀 시켜달라고 수송관에게 조르는 이상한 시스템이였습니다.  


그러던중 저도 거의 상병이 되어서야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운전을 한다해도 대부분이 작전할때이고 차량 이동후엔 역시 제독병과 똑같이 훈련..

전후 차량정비까지 더해져서 짜증날수도있지만.. 운전을 할수있다는 기쁨에 열심히 닦고조이고기름쳤지요..


제가 주종으로 맡은차는 급수차!  사단에 단 3대뿐인데 그 3대가 우리부대에 있는 급수차!! 

원래 목적은 구형 제독차량의 제독소에 물을 공급하는 용도이지만.. (신형제독차는 자체급수가능)

훈련이외에 평시때에는 정말 별의 별 용도로 쓰입니다.

6,70년에 만들어진, 생긴건 옛날 똥차랑 똑같이생긴.. 아마 군생활중에 짱공인들도 몇번 봤을겁니다..

그거 똥차아니고 급수차입니다!! ㅠㅠ  


차가 워낙 오래되다보니 낡을데로 낡고 아무리 닦고 조이고 기름쳐도 자주고장나는 빡센 차였습니다.

하지만 애지중지 열심히 정비해서, 급수차가 필요한일에 자주 제 차를 보내줬습니다.


훈련이외에 급수차의 주용도!!!!


1. 심정이 고장났습니다! 물이없어요 살려주세요!!

GOP,GP, 혹은 산간 깊숙히 자리잡은 독립부대.. 즉 상수도시설 없어  자체 심정을 쓰는곳

심정 발전소가 고장나서 물을 못쓰면 제가 갔습니다!!

이때가 제일 좋습니다. 왜냐면 물이 없어 씻지도못하고 밥도 못해먹어 정말 죽을꺼같을때..

제가 깨끗한 물을 가득담아 빠빠빠바밤 하고 나타나면. 병사, 간부 할것없이 정말 환영해줍니다. 

너무 고맙다며 삼겹살도구워주고 간부는 가는길에 탕수육이나 짜장면도 사주기도하며 ...

저의 임무(?)로 이렇게 기뻐하는것보면 흐뭇해지기까지 했습니다.


2. 군단장님 헬기타고 오신다 물뿌려라.

네. 군단장님 혹은 가끔 사단장님이 콘트리트쳐져있는 헬기장이 아닌곳으로 오게될때 

제가 미리가서 모래날리지않게 물을 뿌려주는일도 종종했습니다.


3.  사단본부에 사단장님이 개나리 잔뜩 심었단다 물뿌려라.

이건뭐 그렇죠 ㅋㅋ


4. 신병교육대에 훈련병이 수류탄 잘못던져서 호 무너졌단다. 물채워넣어라.

아.. 이때 좀 고생.. 날도 겨울이였는데 근처에 심정도없어서 계곡에서 발전기돌려서 급수한다음에 몇번이고 날랐음.

그 훈련병아! 잘지내니 ? 


5. 그이외에.. 훈련후 민간길 청소(?) 사단천주교 세례용 물 공급(?) 등등 물 필요한곳엔 어디든 제가 달려갔...



여튼 이러한 일들을 주로했었는데..


1번 임무를 수행(?)할때 였습니다. GP심정이 고장나서 SOS요청을 하여 물을 잔뜩 실어나르는 일이였습니다.

저도 전방부대에 있긴하지만 최전방까지는 갈일이 거의 없기때문에 나름 긴장이 되었지요.

또 뭐시기 북한미사일실험 어쩌고로 상황자체도 좋지않을때.. 통문통과를 위해서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있는데

실탄채운 K2를 바로 지급해주더군요. 

GOP, GP출신들이야 실탄에 익숙하겠지만 저는 사격때 이외에는 공포탄으로 근무를 섰고

사격때 역시 굉장히 엄격한 통제속에서 실탄을 다루기때문에, 이렇게 쉽게 실탄든총을 건내주니깐 오히려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총을임시로 지급받고 방탄복을 입고  기관총(?)같은것이 탑제된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위풍당당하게 급수차를 몰아 통문을 통과하였습니다. 생긴건..똥차인데..


그렇게 한참 좁은 길을 따라  GP도착 뙇!!

생각보다 작더군요. 밖에나와있는 병사들도 전부 방탄복착용했던데.. 원래 그런건지 그때만 북한 긴장상황이라 그런건진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보니깐 GP대문이 오픈형이 아니라 철조문 형식이더군요... 

딱봐도 급수차 꼭따리가 윗라인에 걸릴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못들어가겠다고 하니깐 선탑한 GP소속 중사가 아 괜찮다고 내가 유도봐주겠따고 내려서 오라이 오라이 하는겁니다. 


그래서전 믿고 후진으로 스스스스스스스 콰콰과광  헐!?

창문으로 내다보고 헐!? 차량유도하던 중사도 헐!? 지켜보더 병사도 헐!? 

대문 뽀사짐..

아..정말 눈앞이 깜깜.. 아..아. GP문 때려뿌순것도 문제지만 아아.. 급수차 윗 꼭다리 휘었네..아아 수송관 개빡센데 아.. 망했네 아.. 안녕 영창아?  이런생각만 하다가.. 중사도 자기 책임이 있는지라 큰일이다 느꼈는지..

야 우선 호수  연결해서 물부터 우리쪽에 급수해주고.. 망치줄테니깐...넌.....급수차 펴라.. 난 애들시켜서 대문고칠께


2시간동안 혼자 망치들고 꽝 꽝 꽝 땅땅 뙇뙇 뙇뙇 따따따 왈쵸오옵  해서 난 ..폈고.. 대문은 일어섰고..


중사와 난 오는길에 짜장면을 사먹고 행복하게 부대복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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