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골때리는 중대장 썰 하나 풀게요

젖키개뚱띠 작성일 13.02.27 00: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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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전 촌구석에 위치한 모 탄약창 경비중대에서 경계병으로 근무했습니다


중대장이 진짜 좀 골때리는 타입이었는데요


생긴건 남자답게 잘 생겼는데 똘끼가 있었어요


진급심사 2번째 떨어지고 난 이후부터 군생활이나 진급에 크게 미련이 없는거 같았습니다


세번째 떨어지고 전역하면 부대 앞에 삼겹살집 차릴거라고 중대원들한테 휴가나오면 와서 밥 먹고 가라고 했었거든요ㅎㅎ


무튼 똘기 충만하긴 했지만 병사들한텐 또 생각외로 잘해주는 그런 타입이었어요


노총각에다 여자친구도 없어서 그런가 퇴근도 잘 안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야간에 근무자들 준다고 초코파이, 오예스에 믹스커피, 보온병까지 빵빵하게 채운 크로스백 메고 


초소 돌아다니면서 근무자들 커피 타주고 초코파이 먹으라고 주고 노가리 까곤 했거든요  


한번은 제가 근무 서던 초소에 야간 순찰을 나온적이 있었는데 기가막히게 그날따라 대대장이랑 주임원사도 그 초소로


순찰 나갔다고 지통실에서 연락이 왔네요


근데 문제는 중대장이 대대장을 싫어했었습니다


존나 싫어했어요


지난 혹한기 훈련때 경비중대 애들 평소에도 잠도 못자고 고생하는데 굳이 영양가도 없는 


이딴 보여주기식 훈련 안해도 된다고 새벽에 산에서 초소 근무서고 진지 투입해있던 인원들 전부 불러들여서


내무실에 싸그리 모아놓고 다음날 아침까지 재운적이 있거든요


혹시 몰라서 하이바만 벗고 전투화 신고 총 옆에 둔채로 가침하긴 했는데요


무튼 아침까지 존나 꿀잠잤습니다 저희 중대만요ㅎㅎ


진지랑 초소랑은 텅텅 비운채로요ㅎㅎㅎ


그때 대대장한테는 초소, 진지 투입 했다고 거짓말 쳤다가 나중에 걸리는 바람에 된통 깨진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


중대장이 대대장 쳐다보는 것만 봐도 아 존나 싫어하네 싶을 정도로 눈초리가 사나웠거든요


무튼 저랑 부사수랑 중대장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대대장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전방에서 사람소리가 나네요 


fm대로 암구호를 댔습니다


근데 정지라고 했는데도 옆에서 주임원사가 주임원사다 딱 이 한마디 하더만 계속 앞으로 오더군요


암구호를 외쳤는데도 대꾸도 안합니다


그렇게 대여섯 발자국 왔나?


중대장이 옆에서 저보고 귓속말로 속삭이네요


야 쏴


순간 뻥져서 잘못들었습니다?


하니까 야 빨리쏴 라네요


쐈습니다


네 쐈어요


공포탄이긴 했지만 주임원사며 대대장이며 식겁하는게 초소에서도 다 보였어요


조땠다 싶었어요


말년에 중대장이랑 세트로 영창 가겠다 싶었거든요


주임원사 초소로 뛰어올라오더니 개xx 소xx 합니다


영창 갈 준비하라고 노발대발 하는거 대대장이 뒤늦게 올라오더니 암구호 안댄 우리 잘못이라고 근무 잘 섰다고


그냥 가자고 합니다, 근데 표정은 똥씹은 표정이에요


대대장 가고 나서 중대장 실실 쪼개네요


저더러 잘했다고 초코파이 한개 더 줍니다


그리고 옆 초소에 전화 돌리라고 하더니 똑같이 하라고 시킵니다


암구호 대고 대답 안하거든 걍 쏘라구요ㅎㅎ




다른 일화는


제가 말년에 특전사 아저씨들이 저희부대 침투하는 규모가 꽤 큰 훈련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미리 사전에 특전사 아저씨들이 차 타고 저희부대 인근 도로 돌면서 망원경으로 침투 경로 다 확보하고


존나 치밀하게 침투하는 그런 규모가 큰 훈련이었었는데요


철책까지 접근해서 지주에다 오렌지색 스티커를 밖에서 붙이면 침투성공인 방식이었는데


대대장이 엄포를 놓고 갔습니다


발견하면 사부사수 전부 포상 준다 


근데 하나라도 뚫리면 그 인근에서 순찰 돌거나 초소, 진지 투입해있던 인원들 싸그리 휴가 하나씩은 짤릴 각오 하라구요


전 중대장 무전병으로 뽑혀서 무전기 등에 메고 중대장 따라서 이리저리 순찰 다니고 있었는데요


다들 긴장타고 있어서인지 그래도 총 5개 침투조 중에서 4개조까지는 무난하게 다 발견을 했습니다


근데 1개조가 안보이더라구요


훈련 종료 시간은 다가오는데 혹시 벌써 어디다 스티커 붙여놓고 철수한건 아닌가 싶은지 


중대장이 좀 초조해 하더라구요


마침 그때 중대장 핸드토키로 무전이 왔습니다


철책 밖에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났는데 풀숲도 무성하고 경계등도 없는 사각지역이라 시야확보가 어렵다 라네요


중대장 그쪽 계속 주시하고 있으라고 무전 넣더니 저 끌고 그리로 쏜살같이 갑니다


도착해서 핸드토키 때린 근무자한테 어디냐고 위치를 묻네요


근무자가 여기 부근이다라고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더니 고래고래 고함을 치네요


토씨하나 안틀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너 ㅆㅂ 거기 내가 다 봤어, 지금 다 보여, 빨리나와, 안나오냐?"


전 옆에서 그거 보고 아 저 또라이 하면서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특전사 아저씨들도 전부 부사관 일텐데 저래도 되나 싶더라구요


한참을 고래고래 소리 질렀는데도 반응이 없네요


가만히 있더니 저보고 이럽니다


"없나보다, 가자"


그 마지막 1개조 정반대 지역에서 잡혔다고 1시간 정도 있다 무전 왔었습니다ㅎㅎ




저 전역하고 한달인가 있다가 중대장도 전역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둔산동 쪽에 진짜로 삼겹살집 차렸다고 하더라구요ㅎ




글솜씨가 없어서 욕이나 안먹었음 좋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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