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혼수목록... 콜라자판기 하재여ㅜㅠ
이번에 상견례 마치고, 예비신랑과 함께 혼수 품목 하나하나 따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의견차이 안 나고서 잘 진행하는가 싶더니...
남편이 정말 콜라를 사랑하거든요.
찬밥에 콜라 말아서 먹으면.. 이해하시려나요.
뭐, 사람마다 먹는 방법이 조금 다를수는 있겠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어요.
자기는 결혼하면 무조건!!! 콜라 자판기를 들여놔야 한다는 거에요ㅡㅡ
처음에는 좋게 이야기로 햇어요.
"자판기 말고 냉장고에 항상 오빠 조아하는 콜라 꽉꽉 채워 놓을게"
"뽑아마셔야 그 맛이 있다니까?"
"아 그거 사는것도 비싸고 뽑을때마다 돈 넣어야하잖아"
"돈 안넣고 뽑게 할 수도 잇어. 그리고 돈 넣고 뽑으면 거기 저금통하면 되잖아."
여기까지는 이해가 가요.
솔직히 혹 하기도 했구요... 머 그깟거 얼마나 하겟어.. 하고서 알아봤죠.
지하철이나 길거리에 있는 큰 자판기 아시죠? 그런거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알아본 결과. 2~300만원은 기본으로 하네요.
거기다 전기세는 또 얼마나 먹는지.. 괴물이라고 막 ㅜㅜㅜㅜ 진짜 너무 미.친짓인거에요...
그래서 또 좋게 이야기 햇어요.
"너무 비싸. 예산 가뜩이나 초과될 판인데 빡빡하다."
"그럼 다른걸 빼고 넣자"
"다른거 뭘 빼? 가뜩이나 기본만해서 미안해 죽겟는데"
"티비뺄까 티비? 냉장고랑"
"미.친소리하고 앉았노"
뭐, 장난이긴 하겟죠 ㅋㅋㅋㅋ 이렇게 첨에는 장난으로 싸우는데
갈수록 진심같은거에요. 무슨 침대를 빼느니, 매트리스만 사라니ㅡㅡ
"거지소리 하지말고 냉장고에 콜라너주께"
"싫어 아 진짜 자기도 사이다 좋아하잖아 사이다도 넣고, 재밌을거같지않아?"
그래요. 저도 사이다 좋아해요ㅡㅡ 아 근데 진짜 이건 아닌거 같아서
다시 심호흡하고 조리잇게 설명햇어여
"오빠야 전기세가 장난아니래. 솔직히 우리 평수에 넣을데도 없다. 내가 진짜 콜라는 냉장고에서
안 떨어지게 항상 신경써서 채워놓을게. 그리고 콜라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끊으라고는 안 할게
진짜 뼈 삭는다. 오빠 안그래도 뼈나 인대 잘 나가잖아"
"갑자기 왜 산으로가 이야기가."
"내가 신경쓰고 오빠도 신경쓰라고 콜라좋은건 좋아 근데 자판기는 진짜 아니다"
"아 짜증나. 그럼 내가 살게 그냥"
여기서 빈정이 확 상하는거에요ㅡㅡ 솔직히 2~300 큰돈이지만, 오빠가 좋아하면 정말
들여놓을수도 있기는 해요. 근데 진짜 ㅋㅋㅋㅋㅋ 전기세에 정말 놓을대가 없어요
아니 막상 놓을자리 잇다고 하면 진짜 동선 엉망에다가... 무슨 집이 이상해지잖아요
어떤 집에 자판기가잇어여. 커피자판기처럼 또 쪼꼬마면 몰라요
"아 진짜 사지말고 그걸로 부모님 뭐 해드려라"
"내가 산다니까?????? 자리만 보자."
"놀자리도 없다고!! 냉장고를 빼야한다고 그러려면"
"냉장고 빼자"
"미.친머스마가 진짜 돌앗네 결혼이 장난이야??????????????"
"내가 장난이랫어? 그만큼 갖고싶다고!!!"
여기서 파이터 뜨기 시작햇어여ㅡㅡ 아 진짜 별 헛소리 다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
결혼 물리네 마네 이지경까지 온거에여ㅋㅋㅋㅋ 카페에서 이야기 햇는데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그래서 진짜 쪽팔리기도 하고... 일단 이야기 그만하자고 다시 이야기 하자니까
죽어도 끝내고 가래여. 자판기 놀건지 아님 결혼 물릴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국엔
몰라미.친놈아 하고서 열받아서 집에 와버렷어여.
아 진짜 살다살다 무슨 이런 멍청이같은 ㅡㅡ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철없는 예비신랑을 ㅜㅜㅜㅜㅜㅜ
지금까지 연락도 없어요 진짜 삐쳐도 단단히 삐친거같은데...
그런거 빼고는 흠잡을데 없이 좋고 다정한 사람이거든요... 만나면서 싸운적도 없엇고...
부모님이랑, 시부모님한테도 이야기햇거든요 오늘 솔직히.. 그니까 예랑이가 철이없다고
제가 좀 봐주라고.. 잘 설득하라는데 이건 무슨...ㅡㅡ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여ㅡㅡ
참 제 나이는 스물 여섯, 예랑인 서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