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과 원피스에 나오는 역사속 해적들

검선 작성일 13.04.13 05:14:41
댓글 5조회 9,745추천 5


캐리비안의 해적과 원피스에 나오는 역사속 해적들

 

 

 

해적의 역사는 깊고도 길다.   역사 속에 최초로 해적이 언급되는 기록은 BC 2000년 경의 이집트이다. 그러나 이는 기록상의 첫 등장일 뿐이지, 실제로 해적의 역사는 선박의 발명과 동시에 시작됐을 것이다.   사르데냐 해적, 바이킹, 영국 해적, 왜구등 역사에 명함을 내미는 해적은 많지만, 이번엔 캐리비안의 해적과 원피스 등의 모델이 되는, 특히 18세기 해적에게 있어 '황금기'라고 불리는 시대의 해적들을 집중 조명해볼까 한다.   대해적 '검은 수염' (Black Beard: 블랙 비어드)-잭 스패로우

 

136579721050430.jpg

 

잭 스패로우의 모델. 잭 스패로우의 두건 위로 모자를 빗겨 쓴 모습이나 어깨 위의 멜빵 패션은 모두 이 검은 수염에서 따온 것이다.   본명은 에드워드 티치. 영국 출신으로 캐리비안 일대에서 활약하는 해적이었다. 그는 본래 영국 소속으로 국가의 허락을 받고 타국의 상선을 습격하는 국립(?) 해적이었다. 그러나 1714년 평화 협정이 맺어짐으로서 그는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고, 그때부터 그는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의 가장 유명한 행적은, 무려 1주일간 한 도시를 봉쇄하고 통행세를 받은 '찰스턴 봉쇄 사건.'   그는 포문의 수가 40문이나 되는 '앤 여왕의 복수'라는 배를 이끌었는데, 오크러코크로 향하는 도중 그 앤 여왕의 복수를 잃어버린 것이 그의 불행의 시작이었다. 1718년 메이머드 대위에게 쫓긴 그는, 백병전 도중 적의 집중 공격을 받아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의 악명이 오죽 높았으면, 한동안 영국 해군은 전리품으로 그의 머리를 돛대에 걸고 다녔다고 한다.

 

136579727298228.jpg

<원피스에도 등장하는 '검은 수염 해적단'.>


바르바로사 형제 (붉은 수염 형제)-바르보사
발바리아 해에서 활약했던 유명한 아랍 해적으로 첫째의 이름은 우르지, 동생의 이름은 히지르였다.   1516년, 스페인과의 전쟁으로 알제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나자, 알제로 쳐들어가 술탄을 죽이고 스스로 술탄이 되었는데,(대단한 놈들!) 이것이 곧 '알제 해적'(또는 발바리아 해적)의 시초다. 이후 형인 우르지가 죽자 동생인 히지르가 술탄 지위를 물려받게 되었다.   동생 히지르는 알제를 거점으로 삼으려는 스페인을 집요하게 공격하며 약탈하였고, 때문에 아랍인들은 그를 신의 선물이라는 뜻의 '하이레딘'(대항해시대에도 등장하는 하이레딘이 바로 이 사람)이라 불렀다. 훗날 하이레딘은 오스만 투르크 황제의 직접 인가도 받아 정식 술탄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바르보사의 이름은 바로 이 바르바로사 형제에게서 따온 것이다.       헨리 모건(Henry Morgan)-도끼손 모건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중 '모건과 바르톨로뮤가 만든 해적 법전의 조약에 따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두 사람은 과연 실존인물일까? 그렇다.   해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사실 군에 소속된 공인된(?) 해적이었으고, 쟈메이카의 통치자이기도 했으며, 땅 투기에도 능해 많은 부를 축적하였다.   그는 해적의 황금기인 18세기보다 조금 이전인 1655년부터 1673년까지 활약한 해적이었다.   그는 자메이카 일대의 해적들을 이끄는 해적 함대의 두령이었으며, 스페인군과 싸워 많은 영토를 빼앗았다. 특히 신부와 수녀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포토 벨로' 전투에서 그의 악명은 널리 알려져 'The terrible'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훗날 영국 본국에서 그에게 해적들을 해산시키라는 명령을 내리자, 그는 얌전히 명령에 순응했고, 영국의 찰스 2세는 그에게 '경'의 칭호를 하사했다. 아마 그는 이름이 알려진 해적 중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마친 몇 안되는 해적일 것이다.       바르톨로뮤 로버츠(Bartholomeu Boberts)-바솔로뮤쿠마
아프리카, 인도양, 캐러비안 해를 오가며 수백 척의 선박을 나포한 황금시대의 간판급 해적.   그의 가장 유명한 일화는 70대의 무장 함선의 보호를 받고 있던 포르투갈 상선을 약탈하고 도망간 것.   특히 그는 훤칠한 키와 외모, 그리고 간지나는 코디 센스로 유명했는데, 붉은 깃이 달린 모자, 다이아몬드 십자가가 달려있는 황금 체인 목걸이, 화려한 비단 옷에 허리에 차고 있는 두자루의 총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후 그는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해적 선장의 모델이 된다.   그는 엄격한 성격의 소유자로, 신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주일마다 선원들을 이끌고 예배를 드렸으며, '하느님께서 해적질을 윤허하셨다.'라고 하며 해적질의 일과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하는 바르톨로뮤가 직접 제정한 해적 규약이다.   1. 모든 승무원은 현안에 대해 동등한 표결권을 가진다. 어느 때든 노획한 식료품과 주류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공동선을 위해 절약하기로 결정한 경우를 빼고는 그것들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2. 모든 승무원은 전리품을 공평하게 요구할 수 있다. 자신의 적당한 몫 이외에도 옷가지를 1벌 더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동료의 것을 훔치면 코와 귀를 자르고, 무인도에 버려질 것이다.
3. 주사위놀이든 카드놀이든 돈을 가지고 도박을 해서는 안 된다.
4. 촛불은 밤 8시에 끈다. 이후에 술을 마시고 싶다면 불을 켜지 않고 갑판에 앉아 마셔야 한다.
5. 모든 선원은 전투에 즉각 사용할 수 있도록 늘 각자의 무기를 정비해야 한다.
6. 소년이나 여자를 배에 데려와서는 안 된다.
7. 전투 진행 중에 탈주하는 자는 처형하거나 무인도에 버려질 것이다.
8. 배 안에서 서로 때려서는 안 된다. 언쟁이 있을 경우 육지에 내려서, 등을 지고 서있다가 조타수의 명령에 따라 즉시 돌아서서 총을 발사한다. 첫번째 발사에서 모두 빗맞추게 되면 칼로 싸우며, 그럴 경우 먼저 피를 낸 자를 승자로 선언한다.
9. 저축금을 각자 1000파운드 채울 때까지 해적을 계속해야 하고, 그 전에 그만둘 수는 없다. 근무 중 불구가 된 사람은 공동기금에서 은화 800닢을 받고, 부상자들은 부상 정도에 따라 배분받는다.
10. 선장과 조타수는 전리품 배당 몫의 2배, 포수장과 갑판장은 1.5배, ?다른 간부선원들은 1.25배, 일반 신사들은 1배를 받는다.
11. 악사들은 안식일에만 쉴 수 있다.
아마 이것이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해적 법전'의 모델일 것이다.       장보자(張保仔)-샤오펭
중국 아편전쟁 시절 활약하던 해적.   홍콩 영화 '대해도'에서 그는 잘생긴 꽃미남 해적으로, 자신의 뒤를 쫓는 수사장군 강대위조차 매료시켜 자신을 놓아주게 만드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주로 영국에 대항해 해적질을 벌이던 해적인데, 전성기 때는 수천 명의 부하와 1천척이 넘는 선단을 운용했다고 한다.(믿거나 말거나)   주윤발의 캐리비안의 해적3 출연이 확정될 당시 그에게 맡겨진 잠정적 역할을 '장보자'였다는데... 여러모로 국민 감정을 고려해 '샤오펭'으로 이름을 바꾼 것 같다.   아직도 홍콩 근해에는 그의 이름을 딴 섬 '장보자동'이 존재한다.       그 외...
프랜시스 롤로노아-롤로노아 조로 캐러비안에서 활약하던 해적. 스페인 선단을 주로 공격했으며, 매우 잔혹하고 터프했다고 전해진다.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알비다 실존했다고 전해지는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고대의 해적단 이름.   새무얼 베라미-베라미 북미에서 활약하던 해적. 그다지 이름 있는 해적은 아니었으나, 얼마 전에 그의 배가 인양되어 유명해졌다.   장 라피트-라피트 기록상 등장하는 최후의 해적. 프랑스 출신이며 2차 영. 미 전쟁에서 미국에 협력하였다.       이렇듯 역사상 수많은 실존 해적이 있었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고 그리고 사라져갔다. 물론 이들은 악당이다. 약탈, 살인, 방화, 강.간, 노예상 등 수많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으며 국가의 정당한 심판을 받았다.   실제로 이들 해적의 영업(?)기간은 일인당 평균 3~4년으로 매우 짧았으며, 그들이 자랑하는 대해적시대 역시 40년을 겨우 갔을 뿐이었다.   그러나 사람에겐 누구나 반항아 기질이 있는 법. 나라의 통제를 벗어나 자유롭게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거친 바다 사내의 모습은 그 누가 보아도 로맨틱하다. 게다가 그들이 남긴 수많은 전설, 모험담, 숨겨진 보물 이야기 등은 그들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음을 이용해 더욱 뻥튀기되고 부풀려져 그들에 강한 향수와 환상을 남겨놓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원피스 등에서 해적들이 선역으로 나오고 그들을 소탕하려는 해군이 오히려 악역으로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런 연유일 것이다.   뭐 해적을 희대의 악인으로 묘사하든, 로맨틱한 모험가로 묘사하든, 죽은 자는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 법. 더 이상 해적이 위협이 되지 않는 시대이니만큼, 그들의 행적을 미화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가 아닐까?   아래는 17세기 말, 영국이 해적들에게 합법적인(?) 노략질을 허용해 해적의 도시라고 불렸던 포트 로얄

 

136579605896392.jpg


검선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