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버 유저 = 달라란
'팩트장난'의 진행 순서
1. 어떤 역사적 사건이 사회적 공론을 거쳐 평가가 확정됨
- 이 과정에서 찬반 양측의 다양한 논리적 다툼과 사실관계 확인, 후대에 끼친 영향 검토, 학술적 연구, 용어 정의 등을 거치게 되며 최종적인 결론이 나게 됨
2. 위의 평가가 '정론'으로 확정되어 교육과정에 반영되며 우리 사회의 상식으로도 굳혀짐
- 국민들은 위의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역사를 인식하기 시작함
3. 상당한 세월이 흐름
- 위 사건을 평가하던 당시의 국민들이 나이를 먹게 되고 새로운 세대가 사회의 중추가 됨
- 또한 시대상황이 변함으로 인해 위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도 상대적으로 옅어짐
- 결국 국민을 상당수가 위 사건에 대해 디테일한 부분은 모르고, 사회적으로 합의된 결론만 주로 알게 됨
4. 이런 상황에서, 위 사건에 대해 당시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측의 의견을 변호하는 주장이 조금씩 고개를 들게 됨
- 사건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양측의 의견을 반영하는 많은 사실관계가 오갔을 것
- 이 사실관계 중에는 찬성측에 유리한 것, 반대 측에 유리한 것들이 각각 있음
- 이 중 반대 측에 유리한 자료만 들고 와서 '니네가 교과서에서 배우던 상식은 잘못된 거다'라고 일갈하기 시작
5. 다수의 사람들이 위와 같은 악선동에 쉽게 휩쓸리게 됨
- 한쪽에만 유리한 단편적 자료를 들고 온 후 기존의 통설을 뒤엎는 주장을 양념으로 얹어서 주장할 경우, 위의 논의 과정과 디테일을 잘 모르는 일부 대중이나 어린 학생들이 선동당할 가능성이 큼
- 왜냐면 한쪽에 유리한 자료라고 해도 해당 자료 자체가 허위는 아니기 때문.
[ex] 폭력을 동원해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했으니 안중근은 테리리스트다. -> 저격 자체는 사실이므로
[ex] 5.18 당시 총기를 사용했으니 5.18은 폭동이다. -> 총기를 사용한 건 사실이므로
[ex] 5.18 이후 실시된 총선에서 민정당이 호남 당선자를 많이 냈으므로 5.18은 전두환에 대항한 것이 아니고 따라서 민주화운동이 아니다. -> 민정당이 많이 당선된 건 사실이므로
6. 악선동이 조금씩 확산되지만, 기존 정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론을 제기하는데 애를 먹음
-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대해 그 역사적 의의와 성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1)항에서 나왔던 각종 역사적 사실관계 확인, 확계의 논의, 양측의 논쟁 등을 일일히 다시 보여주어야 함
-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다시 동원되어 다양한 자료를 가지고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미 선동되어 자기 나름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또 설득을 한다 해도 또 다른 선동된 사람이 우후죽순으로 나타나게 됨
7. 악선동이 급속도로 확산됨
- 앞서 이야기한 대로 반론 과정은 매우 힘들지만, 선동은 쉬움. 그냥 글 몇 줄, 사진 몇 개 첨부해서 음모론을 약간 섞으면 되기 때문
- 또한 음모론의 성격상 어린 학생들이 혹하기 쉽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서 전파가 빨라지며, '다른 학생들이 모르는 걸 나는 알고 있다'는 달콤한 소영웅주의도 선동의 확산에 영향을 끼침
- 자연스레 이 선동당한 사람들은 주위 일반인에 상대로 자신이 들었던 내용에 대해 논쟁을 하게 되며, 디테일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그들이 제시하는 각종 자료에 말문이 막히기 십상 -> 이른바 일베에서 말하는 '산업화'
- 결국 자신이 가진 생각에 대해 점차 자신감과 더불어 깊은 신념을 가지게 됨
8. '악선동'이 그들에게 '정론'으로 굳어지고 더 이상 이성적 설득이 불가하게 됨
- 선동당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사실을 가지고 자신들끼리 언어적 유희나 패러디까지 하게 되면서 일종의 놀이문화로 발전
-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자신들에게 먹잇감이 될 만한 게시글이 있을 경우 '화력지원'을 통해 집단적인 댓글 도배 행위 실시
- 합리적인 논쟁보다는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를 이기고 굴복시키기 위한 게임'이라는 생각을 염두에 둠
- 이 단계까지 가면 다른 합리적 반론에 대해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게 됨
- 설사 누군가가 합리적인 반론을 통해 자신을 논리적으로 제압한다 해도, '정신승리'를 하며 상대측의 주장을 내면적으로 인정치 않는 것
9. 결국 사회적 해악이 커짐으로 인해, 이제 이 상황 자체가 언론에 의해 사회적 공론화가 됨
- SBS의 일베 관련 보도 등